편집실에서
2019년 겨울, 합정의 지하 연습실에서 카세트 서른 개를 손으로 감으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라벨을 프린터로 뽑아 가위로 잘랐고, 인쇄가 삐뚤어진 게 절반이었습니다. 지금은 리소그래프를 빌려 쓰지만 삐뚤어지는 건 여전합니다. 다만 이제는 그걸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판을 두 번 통과시키면 잉크가 조금씩 어긋나 앉습니다. 핑크 위에 남색이 겹치는 자리에서 원래 없던 자주색이 나오는데, 그 색이 좋아서 이 레이블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끈하게 뽑을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매끈하면 남는 게 없어서입니다.
주문은 전부 우편으로 받습니다. 느립니다. 대신 보내기 전에 테이프를 한 번 더 돌려 듣고, 늘어난 게 있으면 다시 감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