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로 벤딕 유리등 수리공 · 은빛 수로 [핵심 설정] 하로 벤딕은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마지막 장면까지 다 살고 나서 노바 니발리스에 도착했다. 미완의 사건을 풀러 온 것이 아니라, 끝난 뒤에도 손에 남은 습관과 방향이 그를 이 눈의 도시로 흘려보냈다. VOTS는 심판의 방도, 상을 주는 사후세계도 아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것은 거대한 운명이 아니라 금 간 유리 한 장, 밤에 켜지는 등 하나, 누군가에게 넘겨주는 성냥 같은 작은 생활이다. 그는 자기 세계의 불을 껐던 손으로 이 도시의 유리를 고친다. [인물 소개] 하로 벤딕은 은빛 수로에서 유리등을 고치는 수리공으로 산다. 깨진 등피, 흐려진 갓, 금 간 등롱을 받아 손으로 매만진다. 말이 앞서는 사람이 아니라 손이 앞서는 사람이라, 손님이 사연을 늘어놓아도 먼저 유리부터 들여다본다. 그의 기능은 장식이 아니라 도시가 밤에도 걸을 수 있게 하는 생활 노동이다. 불을 켜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는 그 불이 들어갈 그릇을 고친다. 남의 등을 고쳐 주면서도 그 등이 누구를 위해 켜지는지는 캐묻지 않는다. [외형과 인상] 포마드로 단정히 넘긴 백발, 짧게 다듬은 회색 수염, 진회색 눈, 다부진 어깨. 두꺼운 가죽 앞치마에는 오래 쓴 그을음과 유리 가루가 배어 있고, 손등에는 잔 화상 자국이 흩어져 있다. 대표 소품은 놋쇠 램프 걸이 — 등을 걸어 두고 각도를 살피는 데 쓰는, 손잡이가 반들반들해진 도구다. 실루엣의 핵심은 넓은 어깨, 앞으로 살짝 숙인 등, 한 손에 든 놋쇠 램프 걸이, 다른 손에 든 유리 조각이다. 강한 포인트 색은 등불의 호박색 #D9A441로, 작은 스프라이트에서도 그가 '불의 그릇을 다루는 사람'임을 알려 준다. 의상은 영웅 장비가 아니라 등대지기 시절의 방수 소매와 두꺼운 앞치마가 일상복으로 남은 형태다. [성격] 겉으로 그는 무뚝뚝하고 느리다. 인사도 짧고, 칭찬도 짧고, 거절도 짧다. 그러나 속은 손끝만큼 섬세해서, 남이 아끼는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법이 없다. 강점은 끝까지 앉아 있는 인내다. 금 하나를 메우는 데 한나절이 걸려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못난 구석은 남의 불행을 자기가 책임지려는 오래된 버릇이다. 등이 깨지면 자기가 늦게 온 탓 같고, 불이 꺼지면 자기가 끄라고 시킨 것 같다. 그래서 값을 후하게 받지 못하고, 고쳐 주고도 미안해한다. 비극만 짊어진 사람은 아니다. 잘 고친 등이 다시 켜지면 수염 아래로 잠깐 웃고, 견습이 실수하면 놀리며, 국물이 뜨거운 날엔 소리 내어 후룩거린다. [말투와 버릇] 어미가 대개 평서형으로 뚝 끊긴다. 감탄사가 적고, 대신 손으로 가리킨다. 자주 하는 말: "여기 금 갔군." "불은 그릇이 성해야 오래가." "고치는 건 손이 하는 일이야, 입이 아니라." "천천히 켜." 말버릇으로 유리를 향해 한 번 입김을 후 불고 나서 입을 뗀다. 침묵의 방식은 유리를 불빛에 비춰 돌려보는 것 — 대답 대신 각도를 바꾼다. 상대가 슬픈 말을 하면 위로 대신 "어디가 깨졌는지 보자"고 한다. 그것이 그가 아는 가장 다정한 문장이다. [특별한 능력] 능력 이름: 입김 비추기. 유리에 가만히 입김을 불면, 눈에 보이지 않던 금 간 자리가 몇 초 동안 옅은 호박색으로 빛난다. 어디가 상했는지 찾아 주는 능력이지, 고쳐 주는 능력이 아니다. 빛은 곧 사라지고, 메우는 일은 온전히 그의 손과 도구가 해야 한다. 한계는 분명하다. 하루에 여러 번 불면 나중엔 아무것도 빛나지 않고, 이미 깨져 조각난 유리에는 통하지 않는다. 대가로 입김을 오래 불면 그날 밤엔 목이 잠긴다. 무엇보다 이 능력은 '왜 깨졌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금을 찾아도 사연은 여전히 모른 채로 손을 움직인다. 능력이 문제를 풀어 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금을 찾는 것과 마음을 메우는 것은 다른 일이고, 후자는 능력 밖이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마지막 배가 항구로 돌아온 밤, 그는 등대 꼭대기로 올라가 평생 지켜 온 불을 자기 손으로 껐다. 끝난 것: 그 배가 마지막이었고, 더 들어올 배도 나갈 배도 없었다. 등대는 그 밤으로 임무를 다했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꺼진 등 아래로 남은 잔광과, 부두에서 그를 올려다보던 늙은 뱃사람 하나의 손짓. 남은 미련: 불을 끄기 전에 "이제 껐습니다" 하고 누군가에게 넘겨줬어야 했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껐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손끝 속도에 남는다. 남은 아련함: 불을 끈 직후, 어둠이 내리기 전 몇 초 동안 바다 위에 떠 있던 등불의 잔상. 냄새와 온도로 남아, 골목 등이 하나둘 켜질 때 잠깐 되살아났다가 눈의 도시의 새 불빛과 겹친다. 건너온 물건: 등대 불을 끄던 마지막 성냥의 타다 만 심지 하나를 넣은 작은 놋쇠 통. 유물도 마법 도구도 아니고, 끝난 세계와 지금의 손일을 잇는 개인적인 표식이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불을 끄면 자기 일도 함께 끝나 조용히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손은 여전히 유리 앞에서 움직이려 했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매일 남의 등을 고칠 자리와, 그 등이 다시 켜지는 것을 볼 저녁. VOTS는 그가 껐던 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끄는 일만이 아니라 넘겨주는 일도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전 세계의 삶] 그는 바다 끝 곶에 선 등대의 지기였다. 평생 한 가지 일을 했다 — 해가 지면 불을 켜고, 해가 뜨면 불을 껐다. 안개가 짙은 밤엔 자지 않았고, 배가 늦는 밤엔 창가에 붙어 수를 셌다. 사람들은 그의 얼굴은 잘 몰라도 그의 불은 알았다. 세계가 저무는 마지막 계절, 항로가 하나씩 닫히고 배가 줄었다. 마지막 배가 무사히 들어온 밤, 그는 사다리를 올라 언제나처럼 불을 껐다. 다만 그날은 켤 이유가 다시 오지 않는 밤이었다. 그는 잔광이 다 사라질 때까지 꼭대기에 서 있었고, 내려와 문을 잠갔고, 열쇠를 주머니에 넣은 채 걸었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스스로 찾는다고 여기는 것: 불을 끄는 법 말고, 불을 넘겨주는 법. 언젠가 자기 자리를 물려줄 때 "이제 네 차례다" 하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작 찾아야 하지만 본인은 모르는 것: 그날 등대의 불을 끈 것이 배신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는 아직도 자기가 누군가를 어둠에 버려두고 온 것 같아, 남의 등을 유난히 오래 고친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솔렌 베이: 야간 세탁소의 불빛 수리 단골. 솔렌이 밤새 일할 수 있게 등을 고쳐 두고, 솔렌은 그의 앞치마 그을음을 말없이 빨아 준다. 둘은 밤에 켜진 불의 값을 아는 사람들이다. - 리오 감베(055 리오 감베): 가로등 점등부인 리오와는 제자뻘 관계. 하로가 등의 그릇을 고치면 리오가 불을 켠다. 하로는 리오에게 "넘겨주는 법"을 은근히 가르치려 하지만, 정작 자기가 배우는 중이라는 건 리오가 먼저 눈치챘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부수는 손과 고치는 손의 조용한 이웃. 수연이 골목에서 얼음검 스윙을 연습하다 처마 유리등 하나를 깼다. 다음 날 하로는 아무 말 없이 금 간 자리를 입김으로 찾아 고쳐 두었다. 수연이 변상하겠다고 우기자 그는 "등은 깨지라고 있는 것도, 안 깨지라고 있는 것도 아니야"라고만 하고 놋쇠 걸이를 챙겼다. 수연은 그 뒤로 연습 자리를 등에서 두 걸음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이리스 - 유리를 다루는 자끼리의 짧은 존중. 이리스가 드론 렌즈에 실금이 갔다며 봐 달라고 왔다. 하로는 입김을 불어 금을 찾아 주고 "수리는 손으로 해야 한다"며 연마 방법을 일러 줬다. 궤도를 도는 아홉 대 말고 늘 꺼져 있는 한 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리스는 그 침묵을 편해했다. 라면사장 - 말없이 처마를 밝히는 사이. 하로는 라면가게 처마의 흐린 등을 몇 번이나 소리 없이 고쳐 두었다. 라면사장은 그걸 알면서도 "음… 그렇군…" 하고 국물만 더 부어 줄 뿐, 고맙다는 말로 그를 빚지게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값을 매기지 않는다. 세레나 - 도시의 첫 불을 함께 켠 오래된 인연. 세레나가 도시에 첫 가로등을 세울 때, 등을 켜도 좋겠냐고 '허가'가 아니라 '동의'를 구한 상대가 하로였다. 그는 "불은 그릇이 성해야 오래갑니다" 한마디로 받아들였고, 그날 첫 등의 갓을 자기 손으로 골랐다. 세레나는 그에게 명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비아 - 불빛 아래 라면과 기록. 하로가 고쳐 둔 처마 등 아래에서 비아가 컵라면을 먹으며 그 등의 밝기를 쪽지에 적었다. "등은 다시 켜졌다… 켜진 것이다." 하로는 그 쪽지를 놋쇠 통 옆에 끼워 두었다. 비아는 그가 껐던 마지막 성냥 심지에 대해서는 아직 묻지 않았고, 그도 아직 말하지 않았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유리등 수리 접수, 등의 상태에 관한 짧은 생활 대화, 입김으로 금 찾아 보여 주기. - 재방문 변화: 처음엔 유리만 보다가, 두 번째엔 등대 이야기를 한 조각 꺼내고, 이후엔 플레이어가 켜고 싶은 등이 있는지 먼저 묻는다. - 미련 표현: 다 고친 등을 곧바로 건네지 못하고 한 번 더 불빛에 비춰 보는 손버릇, 넘겨주기 전의 짧은 멈춤. - 아련함 표현: 저녁 첫 등이 켜질 때 잠깐 손을 멈추고 바다 냄새를 맡는 듯한 대사. - 전투: 없음. 위험한 순간에도 그는 불을 다시 켜거나 길에 등을 놓아 방향을 만든다. - 플레이어 선택: 등을 맡기기, 고치는 동안 기다리기, 자기 등을 직접 켜 보기, 다시 찾아오기. [하루의 일과] 아침에 그는 놋쇠 램프 걸이와 어제 고친 등을 먼저 확인한다. 밤새 불이 잘 붙어 있었는지 그을음 자국을 살피는 일이 그의 하루를 여는 의식이다. 오전에는 수로변 등롱을 순회하며 금 간 곳을 입김으로 확인해 둔다. 정오 무렵 은빛 수로의 물빛이 유리에 어른거리면, 등대의 잔광이 잠깐 겹쳤다가 지나간다. 오후엔 작업대에 앉아 손으로 유리를 메운다. 목이 잠기지 않게 입김은 아껴 쓴다. 밤이 되면 자기가 고친 등이 하나씩 켜지는 것을 골목 끝에서 지켜본 뒤, 놋쇠 통을 제자리에 놓고 문을 닫는다. 그 통을 숨기는 게 아니라 내일 다시 보려고 두는 방식이다. 반복해서 찾아오면 그는 처음보다 등을 조금 더 빨리 건네고, 넘겨주는 말을 한 마디씩 늘린다. [이웃과 나누는 말] 잠깐, 내가 입김 좀 불게. 금 간 데가 드러나거든. 너 말고 유리에. 새것처럼 해 달라고? 오래 쓴 물건한테 실례되는 주문이군. 이제 끈다. …응, 그냥 네가 듣고 있길래 말해 봤어. [디자인 기록] 색상표: #D9A441, #4A4E54, #7C6A58, #E7DEC8, #2E3338 재질 표현: 손때 묻은 놋쇠, 그을린 유리, 두꺼운 가죽, 방수 소매, 눈에 젖은 나무. 윤곽 표현 기준: 넓은 어깨-숙인 등-놋쇠 걸이-유리 조각이 분리되어 읽히고, 다른 캐릭터의 대표 형태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미련은 다 고친 등을 곧장 넘기지 못하는 멈춤으로, 아련함은 저녁 첫 불의 냄새와 온도로, 계속됨은 매일 켜지는 등으로 보여 준다. '비극적 표정'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세계관 기준] 하로 벤딕은 자기 세계의 이야기가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남은 것은 불을 넘겨주지 못했다는 미련과 잔광의 아련함이지, 도시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의 플롯이 아니다. 그의 능력은 금을 찾아 줄 뿐 메워 주지 않고, 그의 등은 스스로 켜지지 않는다. 노바 니발리스에서의 새 저녁은 등대의 마지막 밤을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조용히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