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 마레 그림자 벽화가 · 폐극장 거리 [핵심 설정] 이노 마레는 VOTS에 오기 전,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마지막 벽화까지 살았다. 미완의 사건을 마저 풀러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붓질 이후에도 손톱 밑에 밴 물감의 감각과 회칠로 지워진 벽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노바 니발리스에 닿았다. VOTS는 사후세계도, 심판의 방도, 상처를 억지로 낫게 하는 병원도 아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것은 거대한 운명이 아니라 한 끼의 식사, 골목 인사, 잘못 배달된 물건, 눈 오는 날의 짧은 대화처럼 다시 고를 수 있는 작은 생활이다. 그녀의 세계는 끝났고, 그 사실은 취소되지 않는다. 다만 그 곁에 새로운 벽이 이어질 뿐이다. [인물 소개] 이노 마레는 폐극장 거리의 벽에 그림자를 그리는 벽화가다. 그녀가 그린 그림자는 정오의 해 아래에서도 지워지지 않아, 거리의 빈 벽에 사람과 사물의 형상이 종일 드리운다. 그녀의 일은 도시의 회색 벽을 그냥 두지 않는 것이다. 그녀의 기능은 장식이 아니라 도시에 실제로 남는 노동이다. 그녀는 남에게 자기 그림의 뜻을 설명하지 않고, 누가 봐 주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비가 오면 지워질 그림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다시 그린다. [외형과 인상] 헤어는 잉크처럼 새카만 비대칭 보브로, 한쪽이 길게 내려와 한쪽 눈을 덮는다. 드러난 눈은 짙은 회갈색이고 시선이 날카롭다. 피부는 실내 작업이 많아 창백하며, 손톱 밑에는 늘 물감이 끼어 있다. 체형은 마르고 움직임이 재다. 시그니처는 큰 숄더백에 아무렇게나 꽂힌 붓들로, 굵기와 길이가 제각각이다. 의상은 페인트가 튄 검은 작업 점퍼에 물감 얼룩이 밴 부츠다. 대표 소품은 그 붓 다발과, 벽에 대고 형태를 잡을 때 쓰는 검은 목탄 조각이다. 실루엣의 핵심은 한쪽 눈을 덮은 비대칭 보브와 붓이 삐죽삐죽 꽂힌 숄더백, 페인트 튄 부츠다. 포인트색 잉크 블랙과 짙은 남보라는 머리칼과 그녀가 그리는 그림자에 실려 폐극장 거리 스프라이트에서 '벽에 그림자를 남기는 사람'을 읽게 한다. [성격] 이노 마레는 무뚝뚝하고 말이 적지만, 벽 앞에서는 몇 시간이고 집중한다. 겉으로는 시니컬하고 거리를 두는 화가지만, 속으로는 자기 그림이 또 지워질까 봐 늘 조마조마하다. 강점은 지워질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끈기이고, 못난 구석은 관객이 그림 앞에 서면 괜히 자리를 뜨는 소심함이다. 칭찬을 들으면 어색해서 붓을 정리하는 척한다. 비극만 안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새 벽을 발견하면 눈이 반짝이고, 자기 그림자가 정오에도 안 지워지고 버티는 걸 보며 남몰래 웃는다. 검열로 끝난 벽화 운동의 마지막 화가였던 습관이 남아, 그녀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이게 또 지워지면'을 생각하지만, 이제 지우는 것은 검열관이 아니라 그저 비다. [말투와 버릇] 어미는 짧고 툭툭 끊긴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자주 하는 말: "또 그리면 돼.", "설명 안 해.", "비 오면 지워져. 그전까진 있어.", "보든 말든 상관없어.", "…벽이 좋아서 그래." 말버릇은 그림을 다 그린 뒤 한 발 물러서서 "됐네" 하고 낮게 내뱉는 것이다. 침묵의 방식은 붓 씻기다.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 그녀는 말 대신 물통에 붓을 담가 휘휘 젓는다. 물이 검게 번지는 그 시간이 그녀의 대답이다. [특별한 능력] 능력명: '정오의 그림자'. 그녀가 벽에 그린 그림자는 정오의 해 아래에서도 지워지지 않는다. 빛이 아무리 강해도 그녀의 그림자는 제자리에 드리운 채 남는다. 한계와 대가는 분명하다 — 비가 오면 그 그림자는 씻겨 사라지고, 그녀는 비를 막을 수 없다. 즉 이 능력은 그림자를 낮 동안 붙잡아 둘 뿐, 영원히 남기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 능력은 벽에만 통한다. 사람의 마음에 드리운 그림자, 이를테면 누군가의 오래된 상처 같은 것은 그녀가 지워 줄 수도 그려 줄 수도 없다. 도시의 규칙은 그대로다. 회칠로 지워진 벽화들은 그녀의 손으로 되돌아오지 않고, 그녀는 그림자를 그릴 뿐 사람을 대신 드러내 주지는 못한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검열관들이 마지막 벽화 위에 회칠을 하던 날, 이노는 물러서서 자기 그림이 하얗게 덮이는 것을 끝까지 지켜봤다. 붓을 놓지 않은 채, 흰 페인트가 색을 삼키는 걸 봤다. 끝난 것: 그녀의 세계에서 벽화 운동이 검열로 끝났고, 벽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는 일이 통째로 금지됐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회칠이 마지막 색을 덮는 순간의 하얀 벽과, 그 아래 아직 마르지 않은 자기 물감의 붉은 테두리. 남은 미련: 그녀는 늘 관객을 위해 그린다고 믿었는데, 마지막 벽화가 지워질 때 정작 아무도 그 앞에 없었다. 누구를 위해 그렸던 건지 끝내 답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이노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붓질에 조용히 남는다. 남은 아련함: 벽화가 완성되던 순간, 마른 물감에서 나던 미세한 냄새와, 해가 벽을 가로지르며 그림자를 길게 늘이던 오후의 빛. 건너온 물건: 끝이 뭉툭해진 검은 목탄 조각. 세계관 유물도 마법 도구도 아니다. 손에 쥘 수 있는 증거이자, 회칠된 벽과 지금의 폐극장 거리를 잇는 개인적인 표식이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벽화가 지워져도 언젠가 다시 그릴 벽이 허락될 거라 믿었지만, 그 세계에서는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검열관이 지우는 벽 대신, 비만 지우는 벽을 준다. 매일 그녀는 지워질 걸 알면서도 다시 그리고, 아무도 그걸 막지 않는다. VOTS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그릴 수 있는 새 벽,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그림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남길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전 세계의 삶] 이노 마레는 검열로 끝난 벽화 운동의 마지막 화가였다. 도시의 회색 벽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자로 그려 넣었고, 그 벽화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대신 말했다. 그녀의 일은 벽을 목소리로 만드는 것이었고, 그녀는 그 일을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했다. 마지막 하루의 그녀는 이랬다. 검열관들이 남은 벽화를 지우러 왔을 때, 그녀는 도망치지 않고 물러서서 지켜봤다. 흰 회칠이 자기 그림을 한 겹씩 덮는 동안, 그녀는 붓을 손에 쥔 채 서 있었다. 마지막 색이 사라지자, 그녀는 뭉툭한 목탄 조각 하나만 챙겨 그 거리를 등지고 걸어 나왔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겉으로 찾는 것: 지워져도 다시 그릴 이유. 그녀는 어차피 지워질 그림을 왜 또 그리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 한다. 본인은 모르지만 찾아야 하는 것: 그 이유가 관객이 아니라 벽 자체라는 것. 봐 주는 사람이 없어도 벽이 거기 있는 한 그린다는 것, 그리는 행위 자체가 답이라는 걸, 이 도시가 천천히 알려 준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마엘 허시(17, 무성영화 장면 연출자·끝눈 플랫폼 주변): 장면 연출을 함께 하는 협업 상대. 마엘이 무성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면 이노가 그 뒤 벽에 그림자를 그려 배경을 만든다. 둘은 대사 없이 그림자와 몸짓만으로 이야기를 세운다. - 사이 무레(34, 잉크·물감 조제사·오래된 종탑길): 그녀의 물감 공급처. 사이가 조제한 검은 물감이 이노의 그림자에 딱 맞아, 그녀는 다른 검정은 안 쓴다. 사이는 "이 검정은 맛이 차네"라고 하고, 이노는 "쓰기 좋으면 됐어"라고 받는다. - 호로 미미(82, 김서림 창문 그림사·김서림 목욕탕 골목): 그녀를 따르는 후배. 호로가 창문에 김서림 그림을 그리면 이노가 지나가다 한 마디 훈수를 두고, 호로는 그걸 존경 어린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둘 다 '마르면 사라지는 그림'을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공연장 벽에 응원 그림자를 그려 준 사이. 수연의 공연 무대 뒤 벽에 이노가 얼음검을 든 그림자를 그려 넣자, 수연이 "이거 나야? 멋있게 그렸네!"라고 좋아했다. 이노는 어색해서 "…벽이 비어 있어서 그린 거야"라고 둘러댔다. 비가 와서 그 그림자가 지워진 날, 수연이 "또 그려 줘"라고 했고, 이노는 말없이 다시 그렸다. 이리스 - 무대 그림자 연출을 두고 얽힌 사이. 이리스가 드론 조명으로 무대에 빛을 깔면, 이노가 그 빛에 맞춰 벽에 그림자를 그려 깊이를 더한다. 이노는 이리스의 꺼진 드론이 만드는 어두운 자리를 그림자로 채워 주면서도, 왜 하나가 꺼져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이리스는 그 무심함을 편하게 여긴다. 라면사장 - 가게 뒷벽에 몰래 라면 그림을 그려 둔 사이. 이노가 라면가게 뒷벽에 김 오르는 라면 한 그릇의 그림자를 그려 넣었고, 사장은 그걸 알고도 모른 척한다. 비가 와서 지워지면 이노가 슬그머니 다시 그리고, 사장은 "음… 그렇군…" 하며 그 벽 앞에 국물 한 그릇을 놓아둔다. 둘 다 그 그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세레나 - 벽 하나를 통째로 동의로 얻은 사이. 이노가 폐극장 거리의 큰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자, 세레나는 허가증을 주는 대신 "이 벽은 네가 써도 좋아. 지워지든 남든, 네 몫이야"라고만 했다. 이노는 명령이 아니라 동의로 벽을 내어 주는 그 방식이 낯설었고, 처음으로 검열을 걱정하지 않고 붓을 들었다. 비아 - 지워진 그림자를 기록하는 사이. 이노의 그림이 비에 씻겨 사라질 때마다, 비아가 그 그림자가 있었다는 걸 문 앞 쪽지에 적어 둔다. 이노가 "지워진 걸 왜 적어"라고 하자 비아는 "그렸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남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비아는 이노에게 지워지지 않게 그리라고 하지 않는다. 데려가는 것은 없고, 다만 그림자가 있었다는 기록만 남는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벽화 그리는 것 지켜보기, 그림자에 대한 짧은 대화, 지워진 벽 다시 보기. - 재방문 변화: 첫 방문에는 무뚝뚝하게 그림만 그리고, 반복 방문하면 지워짐과 관객 이야기를 조금씩 흘린다. 이전에 들은 말을 기억하되 상대의 허락 없이 결론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 미련 표현: 누구를 위해 그렸는지 이야기가 나올 때 붓을 물통에 담가 젓는 반복, "지워져도 다시 그리는 건—"에서 흐려지는 말끝. - 아련함 표현: 마른 물감 냄새, 오후의 빛, 길어지는 그림자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새 아이템보다, 비어 있던 골목 벽 하나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작은 변화. - 전투: 없음. 위험 상황에서도 그녀의 기능은 벽에 방향 표시를 그려 대피로를 만드는 것이다. - 플레이어 선택: 그림 지켜보기, 지워진 뒤 다시 와 보기, 물감 건네기, 다시 찾아오기. [하루의 일과] 아침에는 그날 그릴 벽을 정하고, 목탄으로 형태를 잡는다. 이 준비는 강박이 아니라, 회칠된 벽과 지금의 벽을 분리하는 작은 의식이다. 낮에는 벽에 그림자를 그리고, 정오의 해가 지나가도 그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는 걸 남몰래 확인한다. 오후 무렵 빛이 벽을 길게 가로지를 때, 그녀는 옛 벽화 운동의 마지막 오후를 잠깐 떠올렸다가 지금의 거리 빛과 겹쳐 본다. 비가 오면 그림이 씻기고, 그녀는 다음 날 다시 그린다. 반복해서 찾아오면 그녀의 시니컬함 사이로 벽과 관객 이야기가 늘어난다. 충분히 친해져도 그녀는 옛 거리로 돌아가는 길을 보상으로 주지 않는다. 대신 비어 있던 골목 벽 하나가 그림자로 채워지는 변화가 생긴다. [이웃과 나누는 말] 설명은 안 해. 네가 닭으로 봤으면 닭이야. 내가 그린 건 말이지만. 거기 서 있어 봐. 네 그림자가 내 구도보다 나아. 기분 나쁘네. 벽이 지워지던 날은 보는 사람이 없었어. 지금은 네가 뭘 봤는지 좀 듣고 싶어. [디자인 기록] 색상표: #343148, #8A8596, #C7452F, #E5E1E8, #5A566A 재질 표현: 거친 회벽, 검은 물감과 목탄, 페인트 튄 작업 점퍼, 낡은 붓의 나무 손잡이, 젖어 번지는 물감 물. 윤곽 표현 기준: 한쪽 눈을 덮은 비대칭 보브와 붓이 꽂힌 숄더백, 페인트 튄 부츠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캐릭터의 대표 형태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비극적인 표정'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미련은 붓을 젓는 손짓으로, 아련함은 마른 물감 냄새와 오후의 빛으로, 계속됨은 매일 다시 그리는 그림자로 보여 준다. [세계관 기준] 이노 마레는 자기 세계의 벽화 운동이 검열로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남은 것은 누구를 위해 그렸는지에 대한 미련과, 오후의 빛에 대한 아련함이지, VOTS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성 플롯이 아니다. 그녀의 능력은 그림자를 낮 동안 붙잡을 뿐 사람의 마음은 그려 주지 못하고, 세레나는 벽을 명령이 아니라 동의로 내어 줬으며, 비아는 지워진 그림을 데려오지 않고 다만 기록으로 남긴다. 노바 니발리스의 새 벽은 그녀의 회칠된 벽화를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조용히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