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 세로 양초 공방 주인 · 은빛 수로 [핵심 설정] 리아 세로는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끝까지 살고 나서 노바 니발리스에 도착했다. 그녀가 온 것은 미완성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지막 장면 뒤에도 손끝에 남은 습관과 사람에게 건네던 온기의 방향이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VOTS는 사후세계도 심판의 방도 아니고, 상처를 억지로 낫게 하는 곳도 아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것은 거대한 운명이 아니라 심지를 자르고 밀랍을 붓는 하루, 누군가에게 불을 하나 건네는 일 같은,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생활이다. 리아는 자기 공방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잊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라진 다음에도 초를 만드는 손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러 왔다. [인물 소개] 은빛 수로변의 좁은 점포에서 양초를 만들어 판다. 조명이 흔한 도시에서 초는 필수품이 아니라 선택이지만, 리아는 그 선택이 필요한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안다. 늦게까지 일하는 세탁소, 정전이 무서운 아이, 말 없이 불 하나를 켜 두고 싶은 밤을 위해 초를 만든다. 주문을 받으면 향과 굵기와 타는 시간을 묻고, 급하지 않으면 밀랍을 식힌다. 손님의 사연을 대신 짊어지려 하지 않고, 사연이 없어 보이는 손님에게 사연을 캐묻지도 않는다. [외형과 인상] 꿀색의 긴 머리를 여러 갈래로 땋아 앞으로 넘겼고, 걸을 때 그 땋은 머리가 어깨 앞에서 흔들린다. 눈은 따뜻한 갈색이고, 눈매는 오래 불을 들여다본 사람 특유의 차분함이 있다. 손등에는 옅은 화상 자국이 몇 개 있는데, 오래된 것이라 이제 아프지 않고 다만 자기 직업의 이력서처럼 남아 있다. 몸에서는 늘 밀랍 향이 옅게 난다. 시그니처 의상은 밀랍이 굳어 붙은 앞치마로, 얼룩 하나하나가 어느 계절에 만든 초인지 그녀만 안다. 대표 소품은 손잡이가 닳은 심지 가위와, 여러 번 쓴 은빛 밀랍 국자다. 실루엣의 핵심은 앞으로 넘긴 땋은 머리, 앞치마의 얼룩, 그리고 한 손에 든 심지 가위다. 포인트 색은 밀랍의 꿀색 #E1AD01로, 작은 스프라이트에서도 그녀가 불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성격] 겉으로는 조용하고 손이 느긋하다. 재촉받아도 밀랍은 재촉받지 않는다는 태도로, 식을 것은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 낯선 사람에게 다정을 먼저 쏟지 않지만, 두 번째 방문한 손님의 취향은 기억한다. 못난 구석도 있다. 자기가 만든 초가 팔리지 않고 남으면 며칠씩 그 초 앞을 서성이며 "이건 누굴 위한 거였지" 하고 혼잣말을 한다. 필요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습관이 되어, 가끔은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초를 억지로 쥐여 주려다 스스로 멈춘다. 비극 일변도의 인물은 아니어서, 심지가 잘 서서 불꽃이 곧게 오르는 날에는 콧노래를 하고, 남는 밀랍으로 이상한 모양의 초를 빚어 놓고 혼자 웃는다. [말투와 버릇] 말끝이 부드럽게 흐리는 편이고, 문장을 다 맺지 않고 손짓으로 마무리한다. 자주 하는 말은 "천천히 식혀요", "이 초는 오래 못 가요, 그게 좋은 거예요", "필요하면 하나 가져가요, 값은 나중에"다. 초의 수명을 이야기할 때만 말이 또렷해진다. 침묵할 때는 심지를 자르거나 밀랍 표면을 손끝으로 다듬으며, 대화가 끊긴 자리를 물건 다루는 소리로 메운다. [특별한 능력] 이름은 '연기의 한 줄'. 그녀가 만든 초가 꺼질 때, 피어오르는 연기가 아주 잠깐 글자 모양으로 뭉친다. 그러나 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초를 받은 당사자 한 명뿐이고, 옆 사람에게는 그냥 연기로 보인다. 한계는 분명하다. 리아 자신은 그 글자를 읽지 못하고, 무슨 글자가 될지 정할 수도 없다. 연기는 초가 다 타서 스스로 꺼질 때만 나타나며, 입으로 불어 끄면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이 능력은 편지를 대신 써 주지도, 못 한 말을 완성해 주지도 않는다. 다만 불을 끝까지 태운 사람에게 한 줄의 여운을 남길 뿐이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배웅만 한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공방에 처음으로 전깃불이 들어오던 밤, 리아는 마지막으로 만든 초에 스스로 불을 붙였다가, 그 초가 다 탈 때까지 지켜본 뒤 문을 닫았다. 끝난 것: 백 년을 이어 온 양초 공방이 개업 백 주년 되는 날 문을 닫았다. 도시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초를 사는 사람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꺼지기 직전, 그날따라 유난히 곧게 오르던 심지의 불꽃과, 그 불꽃이 벽에 드리운 자기 자신의 그림자. 남은 미련: "이제 초는 필요 없어졌다"는 말을 손님이 아니라 자기 입으로 먼저 해 버린 것. 필요 없다고 인정하기 전에, 아직 필요한 한 사람을 더 찾아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리아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초를 만드는 속도에 조용히 남는다. 남은 아련함: 밀랍이 굳으면서 나는 미세한 소리와, 불을 끄고 난 방에 남는 그을음 냄새. 이 감각은 과거를 복구하는 장치가 아니라 냄새로 남아, 은빛 수로의 물비린내와 겹칠 때 잠깐 되살아난다. 건너온 물건: 공방 백 주년에 만든 마지막 초의 밑동. 다 타고 남은 짧은 토막이라 불을 붙일 수도 없지만, 그녀는 그것을 작업대 한구석에 세워 두고 매일 본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초가 사라지면 자기 손도 쓸모를 잃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손은 여전히 밀랍을 기억하고 있었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VOTS는 그녀의 공방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초가 필요한 사람이 골목마다 다르게 존재하는 도시, 필요 없다고 먼저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리고 초를 끝까지 태우는 손님 하나하나를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전 세계의 삶] 리아는 백 년 된 양초 공방의 딸이자 마지막 주인이었다. 할머니의 할머니가 세운 가게였고, 도시의 밤은 오래 그 집 초로 밝혀졌다. 그녀의 마지막 하루는 이랬다. 아침에 전기 배선공들이 다녀갔고, 낮에 마지막 남은 밀랍을 전부 녹여 초 한 자루를 만들었으며, 저녁에 그 초에 불을 붙였다. 손님은 오지 않았다. 그녀는 초가 다 탈 때까지 작업대 앞에 앉아 있었고, 마지막 불꽃이 심지 끝에서 흔들리다 스스로 꺼지는 것을 보고서야 앞치마를 벗었다. 울지는 않았다. 다만 그을음 냄새를 오래 맡았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그녀가 스스로 안다고 여기는 것: 여전히 초가 필요한 단 한 사람. 필요 없어진 물건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있다는 확인. 그녀가 아직 모르는 것: 이 도시에는 그런 사람이 골목마다 있다는 것. 세탁소의 솔렌도, 생일인지 아닌지 모를 날을 세는 토끼도, 무향의 불 하나를 켜 두고 싶은 창립자도 모두 그녀의 손을 필요로 한다. 그녀는 한 사람을 찾고 있지만, 이미 여럿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솔렌 베이(04, 야간 세탁소·은빛 수로): 가장 오랜 단골. 밤새 다림질하는 솔렌의 작업대에는 늘 리아의 초가 하나 켜져 있다. 정전이 아니어도 켠다. 솔렌은 "전깃불보다 이 불 앞에서 옷 주름이 더 잘 보인다"고 하고, 리아는 그 말을 들으려고 초를 만든다. - 하로 벤딕(021, 유리등 수리공): 등과 초, 불을 다루는 사람끼리의 무뚝뚝한 이웃. 하로가 고친 유리등 안에 리아의 초를 넣어 파는 합작 상품이 있는데, 둘 다 그것을 상품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해 본 것"이라 한다. - 키에 안데르(078, 얼음 초롱 조각): 리아가 키에의 얼음 초롱 속에 넣을 무향 소형 초를 정기 납품한다. 얼음이 이레를 버티고 초가 그 안에서 타는 동안, 둘은 "어느 쪽이 먼저 사라지나"를 두고 조용한 내기를 한다. 늘 초가 먼저 진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초와는 인연이 거의 없는 손님. 어느 날 수연이 공연 소품으로 "안 꺼지는 초 없냐"고 물었고, 리아는 "초는 다 꺼져요"라고 답했다. 수연이 "그럼 됐어"라며 돌아섰는데, 다음 날 리아가 심지를 굵게 만 초 한 자루를 그냥 가져다 놨다. 오래 타는 초였다. 수연은 그걸 대기실에 켜 두고, 콜라 비빔면을 먹으며 "더럽게 맛없어" 하고 우는 밤에도 그 불만은 켜 놓는다. 이리스 - 이리스의 드론 조명이 있는데 왜 초가 필요하냐고 물은 적 있다. 리아는 답하지 않고 초 하나를 건넸다. 이리스는 "이런 거 필요 없다니까" 하면서도 받아 갔고, 무대 뒤 화장대에 세워 뒀다. 나중에 이리스가 제작 이야기를 하다 말이 빨라지며 "저거, 불꽃 흔들리는 게 드론보다 자연스럽더라, 참고했어"라고 생색을 냈다. 리아는 그냥 웃었다. 라면사장 - 마감 뒤 불을 끄기 전, 라면사장은 리아가 준 초 하나를 카운터에 켜 두고 장부를 정리한다. 리아가 "무슨 초를 원하세요" 물었을 때 그는 "음… 그렇군… 오래 타는 걸로"라고만 했다. 리아는 그가 무엇을 기록하는지 묻지 않았고, 그도 그녀에게 왜 아직 초를 만드느냐고 묻지 않았다. 세레나 - 집무실에 놓을 무향초를 정기 납품한다. 세레나는 향이 있는 초를 사양했는데, 명령이 아니라 "향은 사람마다 다르게 앉으니, 이 방에는 없는 편이 자리를 덜 차지하겠어"라는 동의의 말투였다. 리아는 그 말을 듣고 자기가 왜 무향초를 잘 만드는지 처음으로 이해했다. 세레나는 값을 정확히 치르되, 늘 초 한 자루 값을 더 얹으며 "다 못 판 날의 몫"이라 했다. 비아 - 언젠가 비아가 "오늘이 생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모를 일이다"라며 작은 초 하나를 청했다. 리아가 "생일이면 하나, 아니면 안 켜면 되죠"라고 하자 비아는 "그러면 켜 두고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이다"라며 초를 받아 갔다. 비아는 그 초가 다 탈 때 피어오른 연기의 글자를 혼자 읽고는, 무슨 글자였는지 끝내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 초의 짧은 밑동을 자기 기록 노트 사이에 끼워 보관했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초 주문 제작, 심지 손질, 짧은 생활 대화. 손님이 원하는 '타는 시간'을 고르게 한다. - 재방문 변화: 이전에 산 초의 종류를 기억하고, 두 번째 방문에는 취향에 맞는 초를 미리 하나 만들어 둔다.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 미련 표현: 팔리지 않은 초 앞에서의 짧은 멈춤, "이건 누굴 위한 거였지"라는 미완성 혼잣말. - 아련함 표현: 밀랍 굳는 소리, 그을음 냄새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새 아이템보다, 다른 주민의 밤을 밝히는 작은 연결(세탁소·초롱·집무실)로 확장. - 전투: 없음. 위험 상황에서도 불을 다루는 침착함으로 길을 밝히거나 대피를 돕는다. - 플레이어 선택: 초를 끝까지 태우기, 값을 나중에 치르기, 다시 찾아오기. [하루의 일과] 아침에는 전날 남은 밀랍을 확인하고 심지를 손질한다. 정오에는 은빛 수로의 물빛이 창으로 들어와 밀랍이 가장 부드럽게 녹는 시간이라, 이때 큰 주문을 붓는다. 오후에는 식히고, 다듬고, 팔리지 않은 초를 정리한다. 밤이 되면 마지막 초 밑동을 작업대에 세워 두고, 하루 동안 판 초의 수를 세지 않고 사간 사람의 얼굴을 센다. 반복 방문하면 그녀의 손이 조금씩 빨라지고, 처음엔 "필요하면 가져가요"라던 말이 나중엔 "당신 것 만들어 뒀어요"로 바뀐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불 붙이면 향이 올라와요. 가격표가 먼저 타지 않게 이쪽으로… 네, 거기. 밝은 데서 양초 팔기 힘들죠. 그래서 예쁜 것도 좀 배우고 있어요. 필요 없다는 말을 제가 먼저 했어요. 손님들한테 한 번만 더 물어볼걸. [디자인 기록] 색상표: #E1AD01, #F2E2C4, #B07C4A, #3A3632, #4A5A6B 재질 표현: 굳은 밀랍, 그을린 심지, 닳은 놋쇠 국자, 물에 젖은 나무 작업대, 옅은 화상 자국. 윤곽 표현 기준: 앞으로 넘긴 꿀색 땋은 머리, 얼룩진 앞치마, 손의 심지 가위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캐릭터의 대표 형태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미련은 팔리지 않은 초 앞의 멈춤으로, 아련함은 그을음 냄새와 밀랍 소리로, 계속됨은 매일 다시 붓는 밀랍으로 보여 준다. 슬픈 표정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세계관 기준] 리아 세로는 자기 세계의 이야기가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초가 필요 없어졌다는 사실은 취소되지 않는다. 남은 것은 미련과 아련함이지 VOTS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성 플롯이 아니다. 그녀의 능력은 작고 불완전하며, 도시의 규칙을 깨지 못하고, 배웅만 할 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새 장면은 과거를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초 하나를 켜 두는 방식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