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field AlleyShoe-sole repairer
A DAY IN NOVA NIVALIS
Tum Balo
그는 눈밭골목 초입에서 작은 신발 밑창 수선공으로 산다. 간판은 없고, 문 옆에 낡은 구둣골 하나가 걸려 있어 그게 간판이다. 사람들은 밑창이 닳거나 미끄러워지면 그를 찾는다.
“많이 걸었네요.”— 텀 발로
조금 더 가까이.
말이 느리고 적다. 재촉을 싫어하지만 남을 재촉하지도 않는다. 손님이 급하면 "급한 건 밑창이 압니다" 하고 자기 속도를 지킨다.
이 사람의 하루.
아침에는 어제 받아 둔 신발들을 종류대로 늘어놓고, 밑창의 상태를 손바닥으로 훑는다. 낮에는 손님이 오는 대로 일하고, 손님이 없으면 구둣골에 기름을 먹인다. 정오 무렵 골목에 눈 밟는 소리가 가장 많아지고, 그때 밑창이 바닥에 닿는 소리들이 겹쳐 그의 아련함을 잠깐 건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