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17
카안 부르
모닥불 이야기판 주인 · 비막이 광장 (밤) ·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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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노바 니발리스에 오기 전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끝까지 살았다. 미완성 사건을 풀러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장면 이후에도 감각과 관계의 방향성이 남아 이 눈의 도시에 도착했다. VOTS는 사후세계나 심판의 방이 아니고, 흩어진 사람들을 억지로 불러 모으는 곳도 아니다. 여기서 이어지는 것은 거대한 운명이 아니라 장작 한 아름, 이야기 한 자락, 국물 한 그릇처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생활이다. 카안 부르는 유목이 끝난 세계에서 마지막 야영의 불을 끈 사람이고, 그 사실을 취소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떠나지 않는 불가를 만들러 왔다.
인물 소개
카안 부르는 밤마다 비막이 광장에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판을 연다. 사람들이 불가에 둘러앉으면 그는 장작을 넣고, 불티를 고르고, 이야기를 청한다. 그의 불 곁에서는 이상하게 거짓말보다 진심이 먼저 나온다 — 억지로가 아니라 분위기다. 걸걸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첫 이야기를 시작하면 하나둘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자기 사연을 앞세우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 있다. 불을 피우고, 지키고, 이야기를 받아 주는 이 반복이 그에게는 상실의 연장이 아니라 하루의 형태다.
외형과 인상
헤어: 반질반질한 대머리에 낡은 반다나를 둘렀고, 앰버 오렌지빛 수염이 가슴께까지 내려온다.
눈: 불빛을 받으면 호박색으로 보이는 짙은 갈색 눈, 웃으면 주름이 깊게 잡힌다.
피부/체형: 볕과 불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 다부지고 넓은 어깨.
시그니처 의상: 불똥에 구멍이 숭숭 난 두꺼운 판초, 손목의 가죽 팔찌들.
대표 소품: 긴 부지깽이, 불씨를 담은 놋쇠 화통, 이야기 순서를 정하는 매듭 끈.
실루엣 핵심: 가슴까지 오는 수염, 구멍 난 판초 자락, 든 부지깽이. 포인트색 #E25822이 수염과 반다나에 실려 작은 스프라이트에서도 '불가의 이야기꾼'으로 읽힌다. 의상은 무대 의상이 아니라, 사막과 초원을 건너던 대상 화부의 낡은 차림이다.
성격
겉으로는 넉넉하고 유쾌하고 목소리가 크다. 처음 온 사람도 불가에 앉히고 이름을 묻는다. 속에는 '모두가 결국 떠난다'는 오래된 쓸쓸함이 있다. 유목민의 불은 늘 아침이면 꺼지고 사람들은 흩어졌으니까. 강점은 경청이다. 누구의 이야기든 판단 없이 끝까지 듣는다. 못난 구석은 정작 자기 이야기는 잘 안 한다는 것 — 늘 듣는 자리에만 있어서 아무도 그의 사연을 모른다. 비극에만 잠기는 사람은 아니다. 불이 잘 붙는 밤엔 크게 웃고, 아이들에게 불티로 별자리 흉내를 내 보여 준다.
말투와 버릇
목소리가 낮고 걸걸하며, 이야기하듯 천천히 말한다. 청하되 강요하지 않는다.
자주 하는 말:
- "앉아. 불부터 쬐고."
-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불만 봐도 되고."
- "누구든, 하고 싶은 이야기 있는 사람?"
- "불은 아침이면 꺼져. 그래도 오늘 밤은 여기 있잖아."
- "네 이야기, 급할 거 없어."
말버릇: 이야기를 청한 뒤 반드시 "안 해도 된다"를 덧붙인다. 침묵의 방식은 부지깽이로 불을 고르며 기다리는 것. 정작 자기 이야기 차례가 오면 "다음에" 하고 장작을 더 넣는다.
특별한 능력
이름: 불가의 온도.
할 수 있는 것: 그가 피운 모닥불 곁에서는 거짓말보다 진심이 먼저 나온다. 강제하는 힘이 아니라 분위기다 — 불빛과 온기, 원을 이룬 자리가 사람의 입을 부드럽게 만들어, 마음에 담아 둔 말이 자연스레 새어 나온다.
한계/대가: 오직 그의 불 곁에서만, 그것도 스스로 말하기로 선택한 사람에게만 작동한다. 누구도 억지로 입을 열게 하지 못하고, 침묵을 택한 사람은 그대로 침묵할 수 있다. 불이 꺼지면 그 분위기도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신은 늘 듣는 자리에 있어, 정작 자기 진심을 꺼낼 불가가 없다.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 이유: 진심이 나온다고 그 진심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불은 고백을 받아 줄 뿐, 고백의 내용을 해결하지 못한다. 누구의 미련도 불에 태워 없애 주지 않으며, 그는 다만 그 말이 나올 자리를 데워 둘 뿐이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유목이 끝난 세계의 마지막 야영지에서, 흩어질 사람들을 배웅하고 혼자 남아 마지막 모닥불을 껐다.
끝난 것:
길을 따라 살던 유목의 세계 자체가 끝났다. 초원이 마르고 대상이 해산하자, 밤마다 사람을 모으던 불의 쓸모도 함께 끝났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사방으로 흩어지는 대상들의 등불이 어둠 속에서 하나씩 멀어지던 광경. 마지막 등불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남은 미련:
평생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정작 자기 이야기는 한 번도 불가에서 꺼내지 못했다. 늘 다음 야영에서라고 미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카안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차례를 미루는 습관으로 남는다.
남은 아련함:
사람들이 불가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밤공기의 온기와, 불티가 별처럼 올라가던 광경.
건너온 물건:
마지막 야영의 불을 담아 두었던 놋쇠 화통. 지금도 그 안의 불씨로 매일 밤 불을 피운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길이 다시 열리면 대상이 모여 또 밤마다 불을 피울 거라 믿었다. 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아침이면 꺼져도 다음 밤 또 피울 수 있는, 떠나지 않는 불가. 매일 밤 둘러앉는 이웃들과, 그의 이야기판에 지정석을 둔 기록자. VOTS는 그의 마지막 불이 꺼졌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다시 사람을 데우는 자리를 준다.
이전 세계의 삶
원래 그는 사막과 초원을 건너는 대상의 화부였다. 낮에는 짐을 지고 걷고, 밤이면 야영지에 불을 피워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불가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낮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진심을 털어놓았고, 그는 그 이야기를 다 들어 주었다. 유목이 끝나 대상이 해산하던 마지막 밤, 그는 모두를 배웅하고 혼자 남아 불을 껐다. 그 경청의 습관과, 자기 이야기를 못 꺼낸 쓸쓸함을 함께 품고 이 도시에 왔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표면적으로 찾는 것: 아침이면 꺼지고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계속되는 불가. 흩어지지 않는 자리.
본인은 모르지만 찾아야 하는 것: 정작 불가란 모닥불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인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것. 그는 불을 지켜야 자리가 유지된다고 믿지만, 사람들은 불이 아니라 그를 보러 온다는 걸 아직 모른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마엘 허시(17, 무성영화 장면 연출자): 밤 공연 연합의 동료. 마엘이 소리 없는 장면을 연출하면 카안의 모닥불이 조명이 되어 준다. 불빛에 비친 그림자극과 이야기판이 자연스레 이어져, 두 사람은 광장의 밤을 나눠 맡는다.
로코 반즈(051, 심야 디제이): 둘 다 목소리로 밤을 채우는 사람이라 '목소리 동업'을 한다. 로코가 골목 끝까지 들리는 저음으로 오늘의 이야기판을 알리고, 카안이 불가에서 이어받는다. 서로의 목소리 결이 다르다며 티격태격하지만 밤엔 늘 붙어 있다.
베노 리플(099): 불가에서 유독 진심이 잘 나오는 단골. 낮에는 말수가 적은데 카안의 불 곁에만 오면 속이야기를 꺼낸다. 카안은 그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받아 주고, 다음 이야기로 조용히 넘어간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수연은 불가에 앉으면 진심이 새어 나오기도 전에 이미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왕국의 배신도, 자유의지에 대한 의심도 직설로 뱉는다. 카안은 그런 수연이 반가워 "너는 불이 없어도 진심이구나" 하고 웃는다. 한번은 수연이 콜라 비빔면 이야기를 불가에서 꺼내자 사람들이 다 같이 말렸는데, 카안만은 "틀린 선택도 네가 한 거면 됐다"며 편을 들어 줬다.
이리스 - 이리스가 불가에 앉은 밤, 분위기가 그녀의 꺼진 드론 이야기를 끌어내려 했지만 이리스는 끝내 침묵을 택했다. 카안은 아무것도 캐묻지 않고 장작을 하나 더 넣었을 뿐이다. 불가의 온도는 강제가 아니라서, 이리스는 말하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 이리스는 그 밤 이후 "저 아저씨 불은 편해"라며 무대 준비에 지치면 말없이 불가에 와 앉는다.
라면사장 - 라면사장이 카안의 이야기판에 쓸 장작을 지원한다. 마감 뒤 남은 나무 상자와 부러진 젓가락 통까지 모아다 주는데, 두 사람은 그걸 두고 값을 따지지 않는다. 라면사장은 가끔 불가 뒤편에 서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장부에 적는다 — 판단하지 않고, 본 것만. "음… 그렇군…" 카안은 그가 늘 듣기만 하는 걸 알아보고 "당신도 언젠가 여기 앉아"라고 말하지만 사장은 웃기만 한다.
세레나 - 세레나가 비막이 광장의 밤 모닥불 자리를 카안에게 '동의'로 내어 주었다. 불을 피워도 되겠냐는 물음에 세레나는 명령 대신 "사람이 모이면 좋지"라고 동의했다. 세레나조차 불가에 앉은 어느 밤, 아주 짧게 자기 이야기를 한 조각 꺼낸 적이 있다. 카안은 그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옮기지 않았고, 세레나는 그 침묵을 신뢰한다.
비아 - 비아의 모닥불 이야기 기록 지정석이 불가 한쪽에 있다. 매일 밤 비아가 그 자리에 앉아, 사람들이 꺼낸 이야기를 "말해졌다… 말해진 것이다"라며 기록한다. 카안이 "그걸 다 적으면 무겁지 않아?"라고 묻자 비아는 "가벼운 이야기는 없다… 없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비아는 이야기를 소유하지 않고 다만 기록으로만 남긴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불가에 앉기, 이야기 청해 듣기, 밤의 짧은 대화.
- 재방문 변화: 첫 방문에는 남의 이야기를 청하고, 반복 방문 시 자기 유목 이야기를 한 자락씩 흘린다. 그래도 능력으로 누구의 고백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 미련 표현: 자기 차례를 "다음에"로 미루는 습관, 늘 듣는 자리에만 있는 위치.
- 아련함 표현: 불티가 올라가는 광경과 밤공기의 온기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불가의 지정석 하나, 밤 광장 사람들과의 연결.
- 전투: 없음. 위기에도 그는 불을 피워 사람을 모으고 온기로 진정시키는 쪽을 택한다.
- 플레이어 선택: 불가에 앉기, 이야기를 하거나 침묵하기, 그의 이야기를 기다려 주기.
하루의 일과
낮에는 장작을 모으고 화통의 불씨를 살핀다. 해가 지면 비막이 광장에 불을 피우고 이야기판을 연다. 사람들이 둘러앉으면 첫 이야기를 시작하고, 하나둘 진심을 꺼내면 판단 없이 듣는다. 로코가 알리고 마엘이 그림자극을 얹는다. 불이 사그라들 무렵엔 아이들에게 불티로 별자리를 그려 보인다. 밤이 깊어 불을 끄면 화통에 불씨만 남겨 둔다. 반복 방문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자기 이야기가 한 조각씩 나오지만, 아무리 친해져도 그는 남의 고백을 대신 풀어 주지 않는다. 다만 말할 자리를 데워 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불 가까이 앉게. 이야기가 길어도 엉덩이는 직접 옮겨야 해.
내 장작이 더 재밌다고? 잘 타는 이야기꾼이지. 결말이 좀 빠르지만.
오늘은 내 얘기도 하나 꺼내 볼까. 늘 다음 야영으로 넘겼더니 서두만 외워 버렸네.
디자인 기록
색상표: #E25822, #8A3B1E, #F2A65A, #2E2620, #D9C7A3
(#E25822는 마스터플랜 지정 포인트색 — 수염과 반다나. 나머지는 모닥불과 밤 광장의 따뜻한·어두운 대비.)
재질 표현: 타는 장작, 그을린 판초, 놋쇠 화통, 가죽 팔찌, 불티.
윤곽 표현 기준: 긴 수염, 구멍 난 판초, 든 부지깽이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캐릭터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비극적 표정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미련은 자기 차례를 미루는 것으로, 아련함은 불티와 온기로, 계속됨은 매일 밤 다시 피우는 불로 보여 준다.
세계관 기준
카안 부르는 유목이 끝난 세계에서 VOTS에 도착했다. 남은 것은 쓸쓸함과 아련함이지, VOTS가 대신 모아 줘야 할 미완성 플롯이 아니다. 그의 불은 진심이 나올 자리를 데울 뿐 강제하지 않으며, 침묵을 택한 사람은 그대로 침묵할 수 있다. 코어 캐스트도 불가의 고백을 대신 해결해 주지 않는다. 노바 니발리스의 새 장면은 꺼진 마지막 불을 지우지 않고 그 옆에 떠나지 않는 불가를 잇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