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TS 노바 니발리스

눈의 도시에 머무는 사람들

그들이 이곳에
가져온 이야기.

끝난 세계에서 건너온 사람들.
그들에게 남은 미련, 그리고 눈의 도시에서 다시 이어지는 하루.

170 명의 주민470 장의 그림모든 이야기 공개

마지막 장면과 남은 미련부터 저마다의 말투와 일상까지, 모든 주민의 이야기를 펼쳐 두었습니다.

주민 설정 자료를 바탕으로 엮었습니다. 새 대사는 각 인물의 삶과 말버릇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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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1

처음 만난 이웃들

20명의 주민 · 001–020
00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메라 칸토

현악기 수선공 겸 늦은 오후 차 가게 보조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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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 칸토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그녀의 세계에서 마지막 공연이 끝났고, 마지막 관객이 나간 뒤 무대 위의 현 하나가 늦게 끊어졌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곡의 반주를 부탁한 아이에게 ‘다음 공연에서’라고 말하고 결국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메라 칸토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차를 내기 전 손님에게 컵을 고르게 하고, 매일 한 사람의 사라진 곡을 조용히 수선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잠깐, 그 소리 다시 내 봐. 틀린 음인지, 네가 만든 음인지 들어 보게.
차는 내가 탈게. 지난번엔 조율하다가 세 번이나 우렸어. 꽤… 씩씩한 맛이었지.
반주가 필요하면 오늘 하자. ‘다음 공연에’라는 말은 이제 잘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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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이보 센

열쇠공 겸 현관문 수리공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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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 센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자기 세계의 마지막 저녁, 그는 광장에 남은 마지막 현관의 잠금쇠를 돌려 주인에게 건넸다.

02 남은 미련

그 작은 방문의 안쪽에 누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 일을 끝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이보 센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누군가 떠난 집의 문을 억지로 열지 않고, 경첩과 문고리만 고쳐 다음 선택을 기다린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안 열려? 당기는 문을 밀고 있군. 수리비 대신 비밀 유지비를 받아야겠어.
열쇠는 맞는데 문이 안 열린다? 문짝부터 의심하지. 손님 인생까지 진단하진 않소.
수리 끝났소. 잠깐만… 안쪽에 누구 계십니까? 이 확인은 빼먹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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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나디 루크

겨울 외투 수선공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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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 루크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대피 열차가 떠난 플랫폼에서, 그녀는 주인을 찾지 못한 외투 하나를 난간에 걸었다.

02 남은 미련

돌려주지 못한 외투의 주인이 마지막 열차에 탔는지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나디 루크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눈 오는 날에도 수선대 앞에 빈 의자를 하나 두고, 찾아온 이의 옷에 그 사람만의 단추를 달아 준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살이 쪘냐고? 난 소매 길이를 물었어. 외투 앞에서까지 심문받을 필요는 없지.
주머니 하나 더 달아 줄까? 손 넣을 데는 있는데 군것질 숨길 데가 없잖아.
이 파란 단추는 안 팔아. 누가 돌아오면… 어디서 떼었는지 말해 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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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솔렌 베이

야간 세탁소 관리인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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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렌 베이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그녀의 세계가 닫힌 마지막 아침, 세탁소에는 깨끗해졌지만 주인이 오지 않은 셔츠가 한 벌 남았다.

02 남은 미련

손님이 오면 직접 전하겠다고 미뤄 둔 작별 인사를 끝내 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솔렌 베이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밤 세탁소를 열고, 기억이 배어 나온 옷을 판단하지 않고 말려서 주인에게 돌려준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뭘 쏟았어? 고백은 됐고 성분만. 잉크랑 간장은 대응이 달라.
밤에 잠 안 오면 와. 세탁기 돌아가는 건 봐도 되지만 양말 분쟁엔 끼어들지 마.
찾으러 오면 말하려고 했거든. 셔츠는 다 말랐는데, 그 말만 아직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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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페라 도브

라면 가게 단골 겸 해질녘 창가 손님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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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 도브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그의 세계 마지막 밤, 바다의 등불은 꺼졌고 마지막 배는 항구 앞에서 방향을 잃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신호를 한 번 더 보낼 수 있었는데, 연료를 아끼려 불을 껐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페라 도브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창가에서 매일 국물의 표면에 비치는 빛을 세며, 떠날 사람의 자리를 미리 예약하지 않는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국물이 좀 짜군. 바람이 바뀌려나… 아니면 내가 수프를 두 번 넣었거나.
창가 자리? 앉아. 단, 내가 밖을 본다고 네 얘기를 안 듣는 건 아니야.
그날은 불을 한 번 더 켤 연료가 있었어. 없었던 게 아니야. 그래서 자꾸 들여다보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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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윤호 베일

라면 가게 단골 겸 전직 교사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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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베일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졸업식에서 모든 학생이 교문을 나간 뒤, 종은 아무도 없는 복도를 향해 한 번 울렸다.

02 남은 미련

그 학생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직접 전하지 못하고 출석부만 덮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윤호 베일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라면 가게의 빈 자리에서 손님들의 질문을 받아 적고, 정답보다 다음 질문이 남도록 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늦었구나. 출석은 안 부른다. 면이 먼저 불었을 뿐이지.
질문 있니? 없다고? 좋아. 선생님도 밥 먹을 시간을 갖는구나.
수고했어. 대답은 나중에 해도 된다. 이 말은 들을 사람이 있을 때 해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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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코라 미엘

라면 가게 단골 겸 전직 무대 배우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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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 미엘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공연에서 그녀는 예정된 마지막 대사를 말했고, 커튼이 내려온 뒤 극장 조명이 켜지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끝나기 직전 한 줄을 바꾸고 싶었지만 대본을 배반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코라 미엘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라면을 먹을 때 오늘의 대사를 정하지 않고, 옆자리 사람의 말투를 빌려 새로운 한 줄을 만든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어서 와! 자, 여기서 내가 극적으로 돌아보면… 아, 의자가 안 도네. 못 본 걸로 해.
오늘의 비극: 달걀을 아껴 먹다가 마지막 한입에 잃었습니다. 박수는 사양할게.
오늘은 대본 없이 말할래. 네가 와서 좋았어. 어때, 생각보다 짧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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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테사 렌

씨앗과 말린 꽃을 파는 시장 상인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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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 렌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그녀는 세계 마지막 밭에서 마지막 열매를 거두었지만, 씨앗 하나를 따로 남기지 못했다.

02 남은 미련

다음 해를 위해 남겨야 할 씨앗을 모두 사람들의 식탁에 내놓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테사 렌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씨앗을 결과와 교환하지 않고, 손님에게 언제 심지 않아도 되는지까지 알려 준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씨앗 사러 왔어? 좋아! 먼저 뭘 심고 싶은지 말해 줘. 계산은 그다음이고.
이 봉투 흔들지 마. 자고 있잖아. …농담이야. 그래도 살살 흔들어.
밥상에 전부 내놓은 날을 후회해. 그런데 먹던 얼굴들을 떠올리면, 또 전부 후회하진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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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모쿠 렌

우산·차양 제작자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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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쿠 렌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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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하늘에서 마지막 빗방울 하나가 떨어졌고, 그는 마지막 우산을 손님에게 팔았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우산을 더 필요한 사람에게 주지 못하고, 먼저 값을 낸 손님에게 팔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모쿠 렌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눈과 빛을 가리는 차양을 만들며, 누구에게나 먼저 한 발의 공간을 남긴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둘이 쓸 거라고? 서로 안 젖었다고 우길 폭까지 계산해야겠네.
이 우산은 바람 좀 버텨. 손님 자존심은 보증 대상 아니니까 뒤집히면 그냥 접어.
돈 낸 손부터 봤어. 젖은 어깨를 먼저 봤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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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아샤 케트

광장 초상 사진사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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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샤 케트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필름을 인화한 뒤, 초점을 맞추지 못한 한 사람의 얼굴만 빈 자리로 남았다.

02 남은 미련

그 사람에게 다시 서 달라고 말하는 대신 사진을 포기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아샤 케트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사진을 찍기보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먼저 마련하고, 원할 때만 셔터를 누른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웃어 달라는 말 안 했어. 카메라가 네 상사는 아니잖아.
한 장 더? 이번엔 나도 안 떨게. 추워서야. 작품 세계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잠깐만 다시 서 줄래? 예전엔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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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도리안 파이크

광장 보드게임 관리인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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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안 파이크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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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전쟁의 휴전선에서, 그는 돌 하나를 움직이지 않고 판을 끝냈다.

02 남은 미련

기다리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도리안 파이크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광장에 매일 게임을 펼치고, 규칙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첫 수를 양보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처음이라 봐 달라고? 좋아. 규칙은 봐줄게. 내 마지막 한 수는 안 봐줘.
내가 진 판은 교육용이야. 이긴 판은 공식 기록이고. 왜, 의견 있어?
오늘은 내가 먼저 손 내밀게. 한 판 하자. 기다리다 상대가 없어지는 건 별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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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에렌 녹트

시민 기록소의 수정 담당 서기 · 기록청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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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렌 녹트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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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그녀의 세계 마지막 날, 마지막 인구조사표의 마지막 칸에 ‘부재’를 적고 도장을 찍었다.

02 남은 미련

부재를 사망으로 고쳐 적을 기회가 있었지만 규정에 따랐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에렌 녹트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도착한 이의 이름을 적되 과거의 결론을 덧씌우지 않고, 본인이 고친 문장을 옆에 보존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름부터 적어 주세요. 사연은 이 작은 칸에 구겨 넣지 않으셔도 됩니다.
잉크가 번졌네요. 괜찮아요, 사람은 번진 글씨보다 잘 알아봅니다. 서류는 좀 까다롭지만.
그날은 규정대로 적었어요. 지금도 그 문장만 보면 펜을 다시 잡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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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사바 퀼

폐선된 마지막 열차의 전직 차장 · 끝눈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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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했고, 그녀는 문을 닫기 전에 플랫폼을 세 번 확인했다.

02 남은 미련

규정에 따라 문을 닫았고, 그 승객이 열차를 놓쳤는지 알지 못한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사바 퀼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끝눈 플랫폼의 안내원으로서 목적지를 지정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길과 기다릴 수 있는 벤치를 알려 준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뛰지 마세요! 제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차장이 숨찰 일까지 만드실 겁니까?
이 호루라긴 장난감이 아니에요. 불면 저부터 출근하고 싶어져서 곤란합니다.
한 번 더 볼게요. 누가 늦었는지 몰랐던 날이 있어서요. 이번엔 얼굴이라도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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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나 포스

광장 공지 낭독자 겸 길 안내원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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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포스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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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그녀는 세계의 마지막 공지를 정해진 억양으로 읽었고, 그 뒤 모든 언어가 조용해졌다.

02 남은 미련

규정된 원고를 그대로 읽느라 자기 말로 사람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리나 포스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공지 방송 전에 듣는 시간을 두고, 같은 소식도 여러 사람이 자기 말로 다시 말할 수 있게 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알려 드립니다. 공지는 여기까지고요, 계단이 미끄러우니 난간 잡으세요. 이건 제 말입니다.
길을 잃으셨어요? 잘됐네요. 오늘은 제가 ‘다들 아시겠지만’을 한 번 덜 말하겠어요.
정확히 읽었다고 다 전한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묻는 거예요. 제 말, 괜찮게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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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토리 나무

재봉·수선 견습생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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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나무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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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수업 종이 울린 뒤, 토리는 책상 밑에 떨어진 실밥을 줍지 못한 채 학교를 나왔다.

02 남은 미련

정리하지 않은 책상을 두고 나와 선생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토리 나무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나디의 수선대에서 실패한 바느질을 숨기지 않고 견습을 이어 가며, 매일 책상 하나를 정리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바늘은 내가 들게! 너는 실이 도망가나 감시해. 방금도 도망가려던 눈치였어.
비뚤어진 게 아니라 눈 오는 길처럼 박은 거야. …나디한텐 아직 말하지 마.
오늘은 책상 밑까지 치울 거야. 그러고 선생님한테 인사할 거고. 순서도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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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준 벨라드

시계 수리 견습생 ·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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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벨라드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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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세계 마지막 순간, 준은 아버지의 시계를 고치다 초침을 한 칸 앞에서 멈췄다.

02 남은 미련

시계를 다시 움직이면 작별도 시작될까 두려워 일부러 멈춰 둔 채 떠났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준 벨라드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시계를 고치되 정확하게 만들지 않는다. 늦거나 빠른 시계가 각자의 속도를 인정하게 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쉿, 듣고 있어. 이 시계가 아픈 건지 그냥 일하기 싫은 건지.
오늘도 삼 분 늦어. 고친 건 나지만 지각한 건 시계야. 같이 혼내면 안 돼.
내가 멈춰 놨어. 고장 난 줄 알았다고 하면 편한데… 아버지 시계한텐 그러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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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마엘 허시

무성영화 세계에서 온 장면 연출자 · 끝눈 플랫폼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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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엘 허시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릴에서 주인공은 입을 열었지만, 자막이 올라오기 전에 화면이 검게 변했다.

02 남은 미련

한 번도 말할 수 없었던 대사를 마지막 순간에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마엘 허시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몸짓 연극을 열며, 마침내 한 단어씩 자신의 목소리를 시험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흰 장갑으로 빈 의자를 가리킨 뒤, 작은 자막판을 든다.] ‘주연석. 앉아도 됨.’
[네가 국수를 후루룩 먹자 엄지를 세운다.] ‘음향 훌륭함. 재촬영 불필요.’
…잘 자. 오늘은 자막 말고, 내가 먼저 말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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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나 패러블

끝난 우화에서 온 이야기꾼 겸 심부름꾼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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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패러블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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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교훈이 낭독된 뒤 그녀는 ‘착하게 살면 보상받는다’는 문장 옆에 홀로 남았다.

02 남은 미련

교훈을 너무 잘 지킨 나머지 한 번도 자기에게 쓸모없는 선택을 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리나 패러블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심부름을 하되 보상과 교훈을 요구하지 않고, 가끔 아무 이유 없는 선택을 해 본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심부름 끝냈어! 보상은… 아니, 잠깐. 그냥 끝냈다고 말하러 온 거야.
오늘 쓸모없는 돌을 주웠어. 그냥 예뻐서. 이 이야기엔 교훈 넣지 말아 줘.
착한 선택인지 묻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지 한 번 물어보려고. 생각보다 대답이 늦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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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보스 도얼리

도시 가장자리의 문턱지기 · 문턱시장과 도시 외곽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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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도얼리 · 캐릭터 설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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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그가 태어난 집의 마지막 사람이 문을 닫았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에도 문턱만 남았다.

02 남은 미련

한 사람이 떠날 때 손잡이를 붙잡아 잠시 늦췄다. 그 선택이 보호였는지 붙잡음이었는지 모른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보스 도얼리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문 앞에 선택지를 남기고, 노크한 이가 들어오지 않아도 그 결정을 완전한 것으로 존중한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노크는 한 번이면 들려. 세 번째부터는 문이 아니라 내 성격을 시험하는 거야.
들어갈 거면 이쪽. 나갈 거면 저쪽. 잠깐 서 있을 거면… 옆으로 반 발만. 바람 새거든.
그때 손잡이에서 손만 뗐어도 됐는데. 이번엔 내 손이 어디 있는지 먼저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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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니마 애프터글로

도시 외곽에 머무는 끝빛 수집자 · 끝눈 플랫폼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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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마 애프터글로 · 캐릭터 설정화
캐릭터 설정화1536 × 2048

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이름이 크레디트에서 올라가기 직전 그녀의 빛이 화면 밖으로 흘러나왔다.

02 남은 미련

자신의 이름이 올라오는 순간을 보지 못하고 먼저 사라졌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니마 애프터글로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의 행동에 조용히 영향을 준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도시의 끝빛을 모아 이름을 밝혀 주지만, 누구의 이야기도 다시 재생한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VOTS는 그 사람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공간, 누군가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기억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병을 흔들면 더 밝아지냐고? 나는 깨울 때마다 성질이 나던데. 빛한테도 예의를 지켜 봐.
네 이름 천천히 말해 줘. 자막 올라가듯 빨리 지나가면 내가 놓쳐.
내 이름이 나올 때까지 앉아 있었으면 어땠을까. 오늘은 맨 끝까지 있어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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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2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021–040
02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하로 벤딕

유리등 수리공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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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배가 항구로 돌아온 밤, 그는 등대 꼭대기로 올라가 평생 지켜 온 불을 자기 손으로 껐다.

02 남은 미련

불을 끄기 전에 "이제 껐습니다" 하고 누군가에게 넘겨줬어야 했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껐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손끝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남의 등을 고칠 자리와, 그 등이 다시 켜지는 것을 볼 저녁. VOTS는 그가 껐던 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끄는 일만이 아니라 넘겨주는 일도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잠깐, 내가 입김 좀 불게. 금 간 데가 드러나거든. 너 말고 유리에.
새것처럼 해 달라고? 오래 쓴 물건한테 실례되는 주문이군.
이제 끈다. …응, 그냥 네가 듣고 있길래 말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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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미오 파렛

종이 우편함 제작자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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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서구 우체국이 문을 닫는 날, 그녀는 마지막으로 접수된 편지 한 통에 자기 손으로 소인을 찍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편지들을 다 부쳐 주면서, 정작 자기가 쓴 한 통은 소인도 찍지 못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정하지 않는 선에서 손의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누군가의 소식이 담길 함을 만들 자리와, 답장이 없어도 편지를 넣어 두는 사람들을 지켜볼 저녁. VOTS는 그녀의 못 부친 편지를 대신 부쳐 주지 않는다. 대신 부치는 일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답장 넣을 칸도 만들어 둘까요? 비워 두더라도 칸은 있는 게 좋겠네요.
종이라 약할 것 같죠? 제 월급보다 비를 잘 버티네요.
남의 편지는 잘 보내는데… 제 편지는 주머니 모양으로 접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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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두반 카로

눈사람 조각가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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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밀물이 해변으로 밀려와, 그가 하루 종일 빚은 마지막 모래 조각을 천천히 데려가는 것을 그는 끝까지 앉아서 지켜봤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조각을 다 만들고도 "봐 줘서 고맙다"는 말을 그 곁의 사람에게 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손 떼는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 눈으로 무언가를 빚을 광장과, 녹는 것을 함께 지켜봐 줄 사람들. VOTS는 밀물에 데려간 조각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사라지는 것을 만드는 기쁨은 매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 눈사람, 누구 닮았죠? 말 안 해도 돼요. 저도 장사는 계속해야 하거든요.
코가 떨어졌네요. 표정이 한결 겸손해졌는데, 이대로 둘까요?
봐 줘서 고마워요. 조각이 아직 덜 됐다고 그 말까지 미루면 안 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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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피노 갈다

새 모이 노점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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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철새 무리가 남쪽으로 떠나는 것을 그는 관측소 창가에서 끝까지 기록하고, 마지막 숫자를 적은 뒤 관측소 문을 닫았다.

02 남은 미련

떠나는 무리에게 "잘 가라"고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숫자만 적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됫박을 흔드는 손버릇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를 먹이고 셀 좌판과, 그 새들이 헤매지 않고 찾아오는 아침. VOTS는 떠난 무리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남은 자의 기록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매일 아침 몇 마리가 오는지 세는 일 속에서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 통통한 녀석 조심해. 아침 안 먹은 얼굴을 세 번이나 하고 왔구먼.
한 줌 더 줄게. 네 손이 작은 건 내 장사 잘못이지, 새들 잘못은 아니잖나.
오늘은 숫자 적기 전에 인사했지. 잘 가라고. 목소리가 좀 갈라지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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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오델 감

눈 무게 측량사 · 기록청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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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방류가 끝난 날, 그는 텅 빈 관측실에서 계기판의 전원을 자기 손으로 내렸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방류 전, 함께 근무하던 사람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안부를 숫자 대신 사람 말로 건네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안부를 숫자로 바꿔 말하는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지붕의 무게를 잴 일과, 그 숫자를 건넬 사람들. VOTS는 꺼진 계기판을 다시 켜 주지 않는다. 대신 재는 일 옆에 안부를 묻는 일도 있다는 것을, 무뚝뚝한 예보를 반복하는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눈 사 센티. 지붕 이상 없음. 네 어깨는… 측정 도구가 다르다.
커피 두 잔째인가. 손 떨림 증가. 내가 쏟았다는 말은 아니다.
수치 말고 말로 하랬지. …잘 잤나. 측정은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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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라비 스톨

분실물 보관소 사서 · 시청 앞 계단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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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극장이 문을 닫는 날, 그는 찾아가지 않은 우산 43개를 보관소에 늘어놓고 밤새 그것들을 지켰다.

02 남은 미련

그 우산들의 주인에게 "여기 있었다"고 알릴 방법이 없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물건을 오래 지키는 방식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잃어버린 것들을 지킬 선반과,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의 얼굴. VOTS는 오지 않은 43명을 데려오지 않는다. 대신 주인이 오지 않아도 보관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매일의 번호표 속에서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무엇을 잃어버리셨을까요? 장갑이면 왼손부터 많습니다. 오른손들이 부지런한가 봐요.
이 우산은 주인 기다리는 중이에요. 제가 쓰면 도서관 책에 제 이름 쓰는 기분이라서요.
찾았다고 알릴 주소가 없는 물건도 있네요. 그래도 번호표는 떼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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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탄지 로

목욕탕 불지기 견습 · 김서림 목욕탕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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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유랑 서커스의 마지막 공연에서, 그는 마지막 폭죽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폭죽을 터뜨리고 인사하는 법을 몰라 무대 뒤로 그냥 뛰어 들어갔다. 박수에 답례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박수를 기다리는 눈빛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첫 불을 붙일 아궁이와, 데운 물로 몸을 녹이는 사람들. VOTS는 서커스를 다시 열어 주지 않는다. 대신 박수 없는 불도 쓸모가 있다는 것을, 매일 데워지는 물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봤어요? 불 한 번에 붙었어요! 못 봤어요? …끄고 다시 하진 않을게요.
베르타 누나! 오늘은 눈썹 멀쩡해요! 이것도 성장 맞죠?
박수 치면 이번엔 안 도망갈게요. 허리 숙이는 거 연습했어요. 모자가 먼저 인사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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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베르타 뭄

목욕탕 여주인 · 김서림 목욕탕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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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온천 마을의 수원이 마른 날, 그녀는 손님 하나 없는 텅 빈 탕을 마지막으로 청소하고 물마개를 뽑았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손님에게 "또 오세요"라고 인사했는데, 물이 마를 걸 알면서도 그 말을 지키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손님을 유난히 오래 배웅하는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물을 데워 사람을 맞을 탕과, 몸을 녹이고 돌아가는 손님들. VOTS는 마른 수원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물이 아니라 그녀의 손이 온기였다는 것을, 매일 데워지는 탕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수건은 머리에, 걱정은 바구니에. 바구니 넘치면 하나 더 줄 테니 들어와.
탄지가 눈썹 자랑했지? 오늘은 그게 우리 목욕탕 안전 보고서야.
또 오란 말 쉽게 안 하려고 했는데. 얼굴 보면 또 나와. …내일 물도 데워 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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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구스 발트

야간 제설차 운전사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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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운행에서, 그는 종착역이 적히지 않은 신호를 지나쳤고, 열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02 남은 미련

그 신호에서 멈췄어야 했는지, 지나친 게 맞았는지 아직도 모른다. 멈추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노선이 끝났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시동을 끄지 못하는 버릇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낼 길과, 새벽 마감 직전 그를 기다리는 라면 한 그릇. VOTS는 사라진 종착역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멈춰도 되는 밤이 있다는 것을, 매일의 제설과 새벽의 국물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방금 치운 길에 발자국 났네. 잘됐어. 안 걸으면 나만 헛고생이지.
차는 밤새 일하고 난 낮에 졸아. 둘 중 누가 월급 받는지 헷갈려.
오늘은 시동 끄고 먹을게. 국수 한 그릇 동안 길이 날 버리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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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헤라 몬츠

은퇴한 등반가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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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아무도 오르지 못한 봉우리의 정상 100미터 앞에서, 그녀는 스스로 하산을 결정하고 등을 돌렸다.

02 남은 미련

내려오기로 한 그 결정이 옳았다고 확신하면서도, 밤이면 "조금만 더 갔다면"이 떠오른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카라비너를 여닫는 손버릇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벽을 읽고 사람들과 실없이 논쟁할 라면 골목의 자리와, 그날의 선택을 곱씹을 저녁. VOTS는 오르지 못한 정상을 대신 오르게 해 주지 않는다. 대신 하산이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었다는 것을, 매일의 생활 속에서 천천히 다시 확인하게 한다.

이웃과 나누는 말

그 매듭 다시. 안 풀리면 잘 묶은 줄 알지? 급할 때도 안 풀리면 곤란해.
계단이 높다고? 정상 사진은 없어도 돼. 빵집까지만 같이 가자.
내려온 판단은 맞았어. 밤마다 생각나는 건… 판단이 틀렸다는 증거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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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넬 브래스

등불 여관 골목의 안내대 지기 겸 손님 명부 관리인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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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서버 종료 카운트다운이 화면 구석에서 줄어드는 동안, 마지막 접속자 한 명이 여관에 들어왔다. 넬은 그 손님에게 "어서 오세요"를 말했고, 화면이 검게 꺼지는 순간까지 그 인사를 붙들고 있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손님에게 매번 똑같은 "어서 오세요" 말고 다른 말을 해 주고 싶었다. 그 손님은 11년 동안 매일 접속하던 사람이었는데, 넬은 이름을 부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넬이 원할 때만 말하고, 인사할 때의 아주 짧은 머뭇거림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진짜 손님을 받고, 매번 다른 인사를 하고, 명부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적는 일. VOTS는 그녀의 종료를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종료됐다는 사실과 함께 살아도 되는 안내대, 대본 없이도 말해도 되는 허락, 이름을 소유하지 않고 기록만 하는 명부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오늘 인사는… 눈보다 먼저 오셨네요! 어때요, 방금 만든 건데.
방 번호는 외웠어요. 이름도요. 아니, 이름을 먼저 외웠어요. 순서가 중요하거든.
열한 해를 드나든 사람도 이름을 안 불렀어. 너는 체크인하기 전에 불러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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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윌로 카브

문턱시장 뒤편의 대필·받아쓰기 대행 겸 잔심부름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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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에서 탐정이 사건을 풀고 사무소를 떠났다. 윌로는 혼자 남아 문에 걸린 나무 문패를 손으로 떼어 내렸다. 문패엔 탐정의 이름만 있었고, 조수의 이름은 애초에 없었다.

02 남은 미련

탐정이 떠나기 전에 "그동안 네가 받아 적은 것들이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대신 들은 건 "수고했다, 조수"였다. 이름이 아니라 직함으로 불린 채 이야기가 끝났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윌로가 자기 이름으로 서명할 때의 짧은 망설임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남의 말을 받아 적는 일을 계속하되, 이번엔 그 종이에 자기 이름을 적어도 되는 자리. VOTS는 그의 완결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조수여도 되고 아니어도 되는 여백, 자기 문장을 흘려도 다시 적을 수 있는 종이, 이름을 소유가 아니라 서명으로 남기는 법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적당히 멋있게’라고 적을까? 대필 의뢰서에 그렇게 써 있으면 꽤 우스운데.
방금 네가 삼킨 말도 받아 적을 뻔했어. 직업병이야. 이번 건 지울게.
조수 말고 윌로. 이름으로 부르면… 대답은 좀 늦어. 아직 덜 익숙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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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프림 하울

유리등 온실길의 성에 정원사 겸 겨울 화초 관리인 · 유리등 온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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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 하울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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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 하울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봄이 오기로 한 날짜가 지나고,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봄이 오지 않았다. 정원의 겨울 화초들이 봄을 기다리다 시들기 시작했을 때, 프림은 온실 문을 안에서 잠그고 마지막으로 유리창의 성에를 손끝으로 쓸어 봤다.

02 남은 미련

정원을 찾아오던 사람들에게 "봄이 오면 다른 꽃을 보여 드릴게요"라고 약속했었다. 그 봄이 오지 않아,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유리창의 성에를 오래 들여다보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겨울에 피는 것들을 계속 돌보는 자리, 매일 다른 성에 문양을 들여다보는 아침. VOTS는 그녀의 정원이 끝났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봄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온실, 얼어 있어도 죽지 않은 것들, 문양을 소유가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는 법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숨을 조금만 옆으로… 거긴 오늘 막 난 성에예요. 네 입김도 꽤 씩씩하네요.
겨울 꽃은 조용하죠. 대신 제가 매일 유난을 떨어 줘요. 둘 다 조용하면 섭섭하니까.
봄에 보여 준다던 꽃은 못 보여 줬어요. 오늘 핀 건… 오늘 보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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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사이 무레

오래된 종탑길의 잉크·물감 조제사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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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무레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사이 무레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사이 무레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국경이 사라진 날, 사이는 마지막 지도를 칠했다. 더 이상 나눌 나라가 없어서, 지도는 온통 한 가지로 이어진 색이었다. 그는 국경선이 있던 자리에 마지막으로 붓을 대고, 선 대신 색이 번지게 두었다.

02 남은 미련

그는 평생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선을 그었다. 그 선 때문에 갈라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고, 마지막 지도에서야 선을 지웠다. "더 일찍 색으로 이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손님의 그림에 선 대신 번짐을 권하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선을 긋지 않고 색을 섞는 일을 계속하는 자리, 매일 다른 색을 맛보는 조제대. VOTS는 사라진 나라들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경계가 없어도 되는 도시, 선 대신 번짐을 칠해도 되는 허락, 색을 소유가 아니라 나눔으로 쓰는 법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파랑이 너무 짜다. 흰색 한 숟갈… 붓 핥으려고요? 그건 제 혀 사정이고요.
손님 외투 색 좋네요. 제가 섞은 색보다 잘 어울려서 조금 섭섭해요.
예전엔 선을 잘 긋는 게 실력이었죠. 오늘은 여기, 두 색이 만나는 데를 좀 놔두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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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에다 룬

시청 앞 계단의 편지 대서인 겸 안부 문장 상담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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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 룬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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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 룬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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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 룬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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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온 날, 에다는 책상 앞에 앉아 습관처럼 통지문 양식을 폈다. 그런데 더 이상 전할 전사 소식이 없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통지문 대신 안부 편지를 썼다 — "잘 지내나요, 이제 아무 소식도 없어요"로 시작하는 편지였다.

02 남은 미련

그녀가 쓴 통지문을 받고 무너진 가족들이 있었다. 그중 몇에게는 통지문 뒤에 짧은 위로 한 줄을 덧붙였는데, 못 그런 편지가 더 많았다. "그 한 줄을 다 못 써 준 게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편지를 다 쓴 뒤 손끝을 쥐었다 펴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사람들의 마음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을 계속하는 자리, 이제는 통지문이 아니라 안부와 사과와 고백을 쓰는 계단. VOTS는 그녀가 쓴 통지문들을 없던 일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슬픈 문장을 써도 되고 기쁜 문장을 배워도 되는 자리, 남의 마음을 소유하지 않고 옮기기만 하는 손, 자기 슬픔은 천천히 맡겨도 되는 여백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별일 없지?’ 뒤에서 손이 멈췄네요. 사실 제일 묻고 싶은 건 그다음 아닌가요?
기쁜 소식이라니 잘 오셨어요. 제가 서툴러서 그렇지, 배우고 싶던 의뢰예요.
봉투 닫기 전에 한 줄 더 쓸까요. 통지문 아래에 빈자리가 남으면, 저는 자꾸 거길 보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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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코모 리치

폐극장 거리의 거리 인형극사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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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국립 인형극단의 해산 공연 마지막, 막내였던 코모가 커튼콜 줄을 당겼다. 커튼이 내려오는 동안 단원들이 인사했고, 코모는 줄을 쥔 채 마지막으로 텅 비어 가는 객석을 봤다.

02 남은 미련

해산 공연을 끝까지 본 관객 한 명이 있었는데, 커튼 때문에 그 얼굴을 못 봤다. 매 공연 맨 앞줄에 앉던 그 사람의 이름을 코모는 끝내 몰랐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공연 뒤 객석 쪽을 한 번 더 훑어보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관객이 한 명이어도 무대를 여는 자리, 매일 다른 골목에서 여는 짧은 공연. VOTS는 해산한 극단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극장이 없어도 되는 거리, 혼자여도 무대가 되는 허락, 관객을 소유하지 않고 함께 웃는 시간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인형이 고개를 숙인다.] ‘관객님, 주인보다 제가 연기를 잘합니다.’ 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앞줄 비었어요! 뒷줄도요! 좌석 선택권이 이렇게 넉넉한 극장이 또 어딨어요?
공연 끝나면 이름 알려 줘요. 인형한테만 인사하고 가면, 내가 또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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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미르 오벨

폐극장 거리의 인형극 견습 겸 소품 줍기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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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 마을 축제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주인공들이 앞에서 춤추고, 미르는 그 뒤 배경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서 있었다. 책이 덮이고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미르는 그 축제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02 남은 미련

미르는 그 축제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배경 아이에게는 대사가 없었으니까. "나도 축제에서 뭐라고 외치고 싶었는데"라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어른이 자기 물건을 몰라줄 때 볼을 부풀리는 모습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버려진 것들에서 쓸모를 찾는 일, 인형극을 배우며 언젠가 대사 있는 역할을 준비하는 하루. VOTS는 덮인 동화를 다시 펴 주지 않는다. 대신 배경이 아니어도 되는 자리, 매일 이름이 불리는 골목, 쓸모를 소유가 아니라 만듦으로 쓰는 손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나 오늘 대사 있어! ‘문 열립니다!’ 세 글자는 넘으니까 큰 역할이야.
버리는 상자 맞죠? 확인했으니까 이제 무대 성벽이에요. 쓰레기라고 부르면 입장료 두 배!
그 축제에선 소리 내면 안 됐어. 오늘은 내가 개막 소리 질러도 돼?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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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반 홀로

북풍 부두의 다리 개폐 관리인 · 북풍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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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운하 도시의 마지막 배가 다리 밑을 지났다. 반은 배가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다리를 올려 두었다가, 마지막 돛대가 사라진 뒤 천천히 다리를 내렸다. 그리고 관리소에 태엽 열쇠와 개폐 레버를 반납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배를 보낼 때, 반은 다리를 조금 더 오래 올려 둘 수도 있었다. "혹시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내리기를 미룰 수도 있었는데, 규정대로 내려 버렸다. "조금 더 열어 둘걸"이라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마지막 통행 배를 보낼 때 다리를 반 박자 늦게 내리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다리를 여닫는 일을 계속하는 자리, 매일 바람을 읽고 통행을 잇는 하루. VOTS는 사라진 운하 도시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배가 없어도 다리가 필요한 부두, 여는 일과 닫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손, 다리를 소유가 아니라 관리로 지키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지금 건너요. 배는 기다리는 중이고, 내가 배랑 말이 좀 통해요. …선장이랑요.
태엽 한번 감아 볼래요? 아, 양손으로. 자존심은 난간에 걸어 두고.
오늘은 닫기 전에 한 번 더 봤어요. 아무것도 없었지만, 본 건 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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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마고 센느

북풍 부두의 어묵탕 포장마차 주인 · 북풍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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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피난선의 마지막 항해, 마고는 마지막 배식을 마쳤다. 솥 바닥까지 긁어 마지막 한 그릇을 냈고, 그것을 받아 든 사람이 다 먹는 걸 지켜본 뒤 솥을 씻었다. 항구에 닿았을 때, 더 이상 배식할 사람이 없었다.

02 남은 미련

피난 내내 그녀는 '오래가는 음식', '든든한 음식'만 만들었다. 맛보다 든든함이 먼저였다. "한 번쯤은 그냥 맛있는 걸, 즐기는 밥을 해 주고 싶었는데"라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손님에게 국물을 한 국자 더 얹어 주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사람들을 먹이는 일을 계속하는 자리, 이제는 비상식이 아니라 매일 저녁의 어묵탕을 끓이는 하루. VOTS는 사라진 피난선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급하지 않아도 되는 부엌, 든든함이 아니라 맛을 위해 끓여도 되는 국물, 사람들을 소유가 아니라 먹임으로 잇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어묵 하나 더! 꼬치 수 세지 마요. 내가 장부랑 싸울 테니까 손님은 먹어요.
‘든든하네’도 좋지만 ‘맛있네’ 한 번만 더 해 줘요. 나 그 말에 좀 약해.
오늘은 버티려고 먹지 말고, 뭐가 맛있는지 골라 봐요. 급히 떠날 밥상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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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노아 킬른

시계탑 안뜰의 비둘기지기 겸 종 청소부 · 시계탑 안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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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종탑 도시가 물에 잠기던 날, 스승은 마지막 타종을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노아는 후계자로서 스승 대신 종탑에 올라 마지막 타종을 했다. 물이 종탑 아래까지 차오르는 동안, 그는 정해진 횟수만큼 종을 울리고 마지막 여운이 물속으로 잠기는 것을 들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타종은 '대피하라'는 이별의 신호였다. 노아는 종소리가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소리가 된 것이 오래 마음에 걸린다. "종은 원래 시간을 알리는 건데, 마지막엔 이별을 알렸다"는 것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종을 울릴 때 몸이 반사적으로 굳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종을 닦고 울리는 일을 계속하는 자리, 이제는 이별이 아니라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VOTS는 잠긴 종탑 도시를 건져 주지 않는다. 대신 침몰의 신호가 아닌 종소리, 시간을 알려도 되는 종, 종소리를 소유가 아니라 나눔으로 울리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곧 종 쳐요. 귀 막아도 돼요. 비둘기들은 이미 제 어깨로 피신했네요.
모이는 종 친 뒤에. 얘들아, 내가 시계를 앞당길 얼굴은 아니잖니.
점심 알리는 종이 좋아요. 사람들이 흩어져도 밥 먹고 돌아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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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3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041–060
04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텀 발로

신발 밑창 수선공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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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순례가 금지된 해의 겨울, 마지막 순례자가 그의 작업대 앞에 신발을 벗어 놓았다. 그는 밤새 밑창을 갈아 새벽에 돌려주었고, 순례자는 말없이 신을 신고 눈 속으로 걸어 나갔다.

02 남은 미련

"조심히 가세요" 대신 "다음에 또 손보러 오세요"라고 말했다. 그 순례자는 다시 오지 않았고, 그는 자기가 무심코 '다음'을 약속시킨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텀이 원할 때만 말하고, 남의 걸음을 대신 정해 주지 않는 선에서 손의 속도에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다른 사람의 밑창을 갈며, 도착을 확인하지 못한 채로도 손을 계속 놀릴 수 있는 자리. 도시는 그 순례자의 소식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끝을 안고도 일할 수 있는 작업대와, 재촉하지 않는 손님들과, 밑창이 닳도록 걷는 새 이웃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많이 걸었네요. 밑창이 손님보다 말을 잘합니다. 잠깐 맡기시죠.
오른쪽만 닳았네. 늘 같은 골목으로 도망가는 건 아니죠? 농담입니다. 반쯤.
됐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다시 고치러 오란 말보다 그게 먼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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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유파 셀

골목 약초차 행상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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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산 위 요양원의 마지막 날, 그녀는 마지막 환자를 산 아래에서 기다리던 가족에게 넘겨주었다. 손을 놓는 순간까지 그 환자의 기침이 어떤 잎을 원하는지 헤아리고 있었다.

02 남은 미련

넘겨주기 전날 밤, 그녀는 "이제 나 없이도 괜찮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정말 괜찮을지 그녀는 지금도 확신하지 못한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남의 기침에 과하게 반응하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다른 사람의 기침을 눅여 주면서도, 돌보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견디는 연습. 도시는 그녀에게 환자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녀가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되는 낮과, 어색하지만 그녀에게 차를 끓여 주려는 이웃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차 마셔 봐요. 쓰다고 얼굴 찌푸리면 약초가 자기 실력 알아채요.
내 몸은 됐고… 아, 또 그 말 했네. 알았어, 내 것도 한 잔.
나 없어도 괜찮다던 말은 너무 자신 있었지. 요즘은 그냥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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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셀린 무어스

기록청 문서 복원가 · 기록청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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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불이 번지던 밤, 그녀는 서가 사이를 뛰며 무엇을 안고 나올지 골라야 했다. 결국 한 권만 품에 넣을 수 있었고, 나머지가 등 뒤에서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며 문을 나섰다.

02 남은 미련

왜 하필 그 한 권이었는지 그녀는 지금도 설명하지 못한다. 다른 책들에게 그녀는 아무 사과도 남기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남은 조각을 지나치게 오래 매만지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다른 사람의 찢어진 것을 살리면서도, 자기가 못 구한 책들과 함께 살아가는 자리. 도시는 타 버린 서가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녀에게 아직 살릴 수 있는 종이들과, 그녀의 손을 믿고 기록을 맡기는 사람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 구멍은 비워 둡니다. 멋진 문장을 떠올렸어도 원저자 자리는 아닙니다.
커피는 책 반대편에. 그 책은 이미 한 번 살아남았습니다. 두 번째 시험은 곤란해요.
왜 그 책을 골랐느냐고요. 복원법은 설명할 수 있어도 그건… 아직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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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오브 렌트

수로 나루지기 (끝난 신화의 뱃사공)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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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신화가 끝나 강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던 마지막 날, 그는 마지막 손님을 건너편에 내려 주었다. 그리고 텅 빈 배로 돌아와, 삿대를 뽑히지 않게 강바닥에 깊이 꽂아 두고 물가에 앉았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손님에게도 그는 습관처럼 은화를 받았다. 삯 없이 건네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강이 마른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뱃삯을 사양하면서도 은화 목걸이를 풀지 못하는 모순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좁지만 얼지 않는 수로와, 삯을 받지 않아도 태울 수 있는 사람들. 도시는 마른 강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에게 다시 삿대를 쥘 물길과, 뱃삯 대신 안부를 건네는 승객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타시오. 배가 흔들리는 건 정상이오. 내가 흔들리면 그때 걱정하시고.
빨리 갈 수 있냐고? 강에 재촉장을 보내 보겠소. 답장이 좀 늦소.
마지막 손님한테도 손을 내밀었지. 노를 쥔 손 말고, 삯 받는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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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페트 얀손

수로 얼음낚시꾼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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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포경이 금지된 날, 마지막 고래잡이 배가 항구에 묶였다. 막내였던 그는 잡은 것 하나 없이 돌아온 갑판에서, 자기 작살을 들어 바다로 힘껏 던져 버렸다. 작살은 물속으로 사라졌고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작살을 던진 건 후회하지 않지만, 그렇게 던져 버린 것이 정말 '그만두는 법'이었는지 그는 확신하지 못한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잡을 수 있는데도 잡지 않고 놓아주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큰 사냥이 아니라 잡히고 싶어 하는 한 마리를 기다리는 물길. 도시는 던져 버린 작살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에게 얼음 구멍 하나와, 그가 잡은 물고기를 반기는 이웃들과, 빈손으로 돌아와도 괜찮은 저녁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오늘 입질 없어. 물고기들도 나처럼 약속 안 지키는 날인가 봐.
조용히 해? 아니, 해도 돼. 안 잡히는 이유 하나 더 생기면 내 체면이 살지.
작살 버린 걸 후회하진 않아. 다만 놓는 거랑 내던지는 건 손맛이 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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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피피 모나

기록청 심부름꾼 · 기록청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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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왕국이 무너지던 날, 어른들은 아무도 그 서류를 나르려 하지 않았다. 막내 전령이던 피피가 항복 문서를 가방에 넣고 성 밖으로 달렸다. 문서를 건네고 돌아왔을 때, 성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02 남은 미련

자기가 나른 소식이 나라를 끝냈다는 것을 그 애는 오래 곱씹는다. 좋은 소식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고.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나쁜 소식을 나른 날 유난히 조용해지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나라의 운명이 아니라 작은 서류를 나르는 심부름과, 늦어도 혼나지 않는 하루. 도시는 무너진 왕국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 애에게 계단 가득한 심부름과, 좋은 소식이 든 봉투를 나르는 날들과, 넘어지면 반창고를 붙여 주는 어른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심부름 왔어요! 도장 찍어 주세요! 숨 고르는 건 도장 마를 때 할게요!
이 계단은 제가 더 잘 알아요. 발이 짧은 건 경로 선택으로 이깁니다!
봉투는 안 열어 봐요. 그래도 오늘 건 받는 사람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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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솔 미제레

유리 오르간 연주자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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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왕국 해산식의 마지막 순서로, 솔은 왕실 오르간 앞에 앉아 국가를 연주했다. 마지막 화음이 홀에 퍼지는 동안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고, 곡이 끝났을 땐 홀이 텅 비어 있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연주에서, 솔은 국가 대신 자기가 짓고 싶던 곡을 연주해 볼 용기를 끝내 못 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자기 곡을 남 앞에서 이름 붙이지 못하는 망설임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국가가 아니라 아무 곡이나 지어도 되는 밤과, 이름 없는 즉흥을 들어 주는 몇 안 되는 청중. 도시는 사라진 홀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솔에게 매일 밤의 작은 무대와, 무섭지만 계속 앉을 수 있는 오르간 앞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조용히 들어 주세요. 제가 연주하면서 겁먹는 소리는 안 들리게.
건반이 차갑네요. 손이 떨려도 오늘은 그 핑계를 쓸 수 있겠어요.
오늘 곡은 제 거예요. 국가도 신청곡도 아니고. 제목은… 끝까지 친 다음에 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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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그레타 옴

단추·잠금장식 세공사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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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옴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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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왕조의 마지막 혼례가 있던 날, 그녀는 혼례복의 마지막 단추를 달았다. 실을 끊고 단추를 매만진 순간, 그것이 그 왕가를 위해 짓는 마지막 예물임을 알았다.

02 남은 미련

그 혼례복을 그녀는 '잠갔다'고 여긴다. 왕가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여미어 준 게 아니라, 끝을 봉해 버린 것 같아서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무엇이든 '잠그는 것'과 '여미는 것'을 구별하려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예물이 아니라 평범한 단추와 걸쇠를 여미는 나날. 도시는 사라진 왕가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녀에게 매일 다른 사람의 옷을 여며 줄 손일과, 그녀의 잔소리를 정으로 받아 주는 이웃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단추 하나라고? 외투 전체를 붙들고 있는데 대우가 너무 박하네.
여민 거야, 봉한 게 아니라. 배부르게 먹고도 풀 수 있어야 좋은 잠금이지.
그 혼례복엔 손가락이 자꾸 걸려. 잠근 건 잠금쇠뿐이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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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얀 스노브

현직 우체부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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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스노브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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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스노브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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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스노브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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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해가 영영 뜨지 않게 된 극야 마을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어둠을 피해 떠났다. 얀은 마지막까지 남아, 우편함에 남은 편지를 전부 돌린 뒤 텅 빈 우편낭을 어깨에서 내렸다.

02 남은 미련

떠난 집들 중 몇 곳엔 미처 전하지 못한 편지가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 집들의 문을 다 두드리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문 앞에서 한 번 더 두드리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어둠에 잠기지 않은 골목과, 그의 노크를 기다리는 문들. 도시는 극야 마을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에게 닿을 수 있는 편지들과, 배달을 마치고 언 손을 녹일 국물 한 그릇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안녕하세요, 우편입니다! 네, 고양이한테도 인사는 하지만 수령 서명은 못 맡깁니다.
편지 무게는 같아도 발걸음은 달라져요. 오늘 건 좀 조심조심 가게 되네요.
불 꺼진 집도 한 번은 두드려요. 대답이 없다는 건, 두드린 다음에 알아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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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에스카 볼

오로라 관측 은둔자 (전직 천문학자) · 끝눈 플랫폼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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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 볼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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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 볼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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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 볼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하늘이 서서히 닫혀 별이 하나씩 사라지던 세계의 마지막 밤, 그녀는 천문대에서 마지막 별이 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관측 일지에 그 시각과 좌표를 적었다. 그것이 그 하늘의 마지막 기록이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별을 그녀는 좌표로만 적었다. 그저 바라봐 줄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기록으로 대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빛을 볼 때마다 먼저 일지를 펴 드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닫히지 않은 하늘과, 하늘 말고도 빛나는 것들이 가득한 땅. 도시는 사라진 별들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녀에게 오늘 밤의 오로라와, 어둠 속에서도 켜지는 창들과, 관측 일지를 함께 채워 갈 이웃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북쪽이에요. 아니, 네 북쪽 말고… 미안, 북쪽은 하나였지. 긴장해서.
별 볼 땐 컵 놓고 와요. 지난번엔 김을 오로라로 기록할 뻔했어요.
오늘 좌표는 비워 뒀어요. 잠깐 보는 데까지 숫자가 따라오진 않아도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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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로코 반즈

끝난 방송국의 심야 디제이, 지금은 골목 안내 방송과 공연 사회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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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 반즈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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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 반즈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로코 반즈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주파수가 하나씩 죽어 가던 밤, 로코는 마지막 멘트를 끝내고 "안녕히 주무세요"를 말했다. 그 순간 창밖 송신탑의 붉은 불이 꺼졌다.

02 남은 미련

매일 밤 사연을 보내던 익명의 청취자에게, 마지막 방송에서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다. "다음에 꼭 성함을 여쭐게요"가 그가 그 사람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로코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진행 속도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아무에게도 아닌 것처럼,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정확히 닿는 인사를 다시 튼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말해도 되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사연을 소유하지 않고 접수만 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자— 현재 시각, 배고픈 분에겐 이미 점심입니다. 시계와의 분쟁은 각자 해결하시고요.
방금 침묵은 방송 사고가 아닙니다. 진행자가 호떡 씹을 시간을 편성한 겁니다.
사연 소개 전에 이름부터 여쭐게요. 익명도 괜찮아요. 안 물은 채 넘어가긴 싫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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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키라 페일

새벽 발자국 청소부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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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 페일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키라 페일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키라 페일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국경이 사라진 아침, 키라는 텅 빈 초소를 마지막으로 한 바퀴 돌고, 지킬 것이 없어진 경계선 위에 자기 발자국을 찍었다.

02 남은 미련

순찰 마지막 밤, 초소 불빛을 보고 길을 물으러 온 낯선 이를 규정대로 돌려보냈다. 그날 이후 그 사람이 어느 길로 갔는지 모른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키라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걸음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지키는 대신 여는 일을 준다. 매일 새벽, 그녀는 남의 밤을 막는 것이 아니라 남의 아침을 위해 눈을 쓴다. VOTS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걸어도 되는 새 길,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헤맨 흔적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볼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거기 밟아. 아직 안 쓸었어. 예의 차리다 빙판으로 돌아가진 말고.
발자국 보면 급했는지 알아. 왜 급했는지는 몰라. 그 정도는 남겨 둬야지.
길을 물으면 대답부터 해. 출입 규정은 내가 나중에 들여다보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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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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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 벨

도장·인장 노점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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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 벨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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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 벨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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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 벨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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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망국의 명을 받든 한조는, 마지막 국새를 두 손으로 강물 위에 내려놓았다. 붉은 인주가 물에 번지며 국새가 가라앉는 것을 끝까지 지켜봤다.

02 남은 미련

평생 나라의 이름만 새겼을 뿐, 정작 자기 이름 도장 하나는 끝내 새기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한조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손끝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나라의 이름 대신 사람의 이름을 새기게 한다. 매일 그는 국새보다 작지만 더 아껴지는 이름들을 판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새길 수 있는 새 이름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이름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새겨 줄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름을 대게. 크게 말할 필요는 없어. 도장이 귀까지 먹은 건 아니니.
이름 석 자가 이렇게 비싸냐고? 자네가 평생 찍을 건데 내가 조금 신중해야지.
나라 이름은 눈 감고 새겼어. 내 이름은… 빈 돌 앞에서 손이 오래 머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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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누리 온

시장 셈 도우미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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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상단이 해산하던 날, 누리는 텅 빈 창고에서 마지막 장부를 펼치고 마지막 한 줄까지 잔액을 맞췄다. 딱 맞아떨어졌지만, 아무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었다.

02 남은 미련

장부는 다 맞췄지만, 상단 어른들이 하나씩 떠날 때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를 값으로 세지 못했다. 그 인사들이 어디에 적혀야 할지 몰랐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누리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셈 습관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나라의 장부 대신 시장의 잔돈을 세게 한다. 매일 그는 커다란 매상 대신 자잘하지만 따뜻한 셈을 돕는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셀 수 있는 새 좌판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값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맞춰 줄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거스름돈 먼저 세요! 칭찬은 나중에! 지금 칭찬하면 숫자랑 섞여요!
내 용돈만 세면 손가락이 모자라. 남의 돈은 딱 맞는데. 잠깐, 네 손도 빌려 줘.
안녕히 가세요! 이건 장부에 안 적을래요. 적느라 놓치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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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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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감베

가로등 점등부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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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폐장이 결정된 유원지에서, 리오는 마지막까지 돌던 회전목마의 불을 자기 손으로 내렸다. 목마들이 어둠 속에 멈춰 서는 것을 등 뒤로 느끼며 스위치를 눌렀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회전에 아무도 타지 않았다. 그는 손님 없는 목마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바퀴 불을 켜 주고 싶었지만, 규정상 그럴 수 없어 그냥 껐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리오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점등 습관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놀이기구의 불 대신 귀갓길의 불을 켜게 한다. 매일 저녁, 그는 아무도 안 타는 목마가 아니라, 집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길에 불을 놓는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켤 수 있는 새 등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불빛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놓아 줄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등을 켰더니 다들 집에 가네. 내 일은 손님 배웅이 기본이야.
저 등은 늦게 들어와. 성격이 느긋한 게 아니라 손볼 데가 있는 거지만.
아무도 안 타던 목마에도 불을 켜 주고 싶었지. 오늘은 빈 골목도 끝까지 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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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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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초

붕어빵·호떡 리어카 주인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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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폐광이 결정된 밤, 밤이 초는 마지막으로 갱도 앞에 리어카를 대고, 마지막 교대를 마친 광부들에게 야식을 부쳐 쥐여 줬다. 불이 꺼진 갱도 입구를 등지고 마지막 반죽을 부었다.

02 남은 미련

그녀는 늘 갱도로 내려가는 사람들에게만 음식을 부쳤을 뿐, 올라온 사람을 마중하며 부쳐 준 적은 없었다. 마지막까지 그녀의 음식은 '배웅'이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밤이 초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손끝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배웅의 음식 대신 마중의 음식을 부치게 한다. 매일 그녀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계단을 올라오는 사람을 향해 반죽을 붓는다. VOTS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부칠 수 있는 새 반죽,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사람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따뜻한 것을 쥐여 줄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붕어 머리부터? 꼬리부터? 우선 돈부터 주면 나는 어느 쪽이든 응원해!
뜨겁다 했지! 맛있다고 혀까지 내놓으면 내가 수선은 못 해 줘.
왔네! 가는 길에 주는 것 말고, 돌아온 사람 손에 쥐여 주니까 좋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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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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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 마레

그림자 벽화가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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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 마레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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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 마레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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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 마레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검열관들이 마지막 벽화 위에 회칠을 하던 날, 이노는 물러서서 자기 그림이 하얗게 덮이는 것을 끝까지 지켜봤다. 붓을 놓지 않은 채, 흰 페인트가 색을 삼키는 걸 봤다.

02 남은 미련

그녀는 늘 관객을 위해 그린다고 믿었는데, 마지막 벽화가 지워질 때 정작 아무도 그 앞에 없었다. 누구를 위해 그렸던 건지 끝내 답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이노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붓질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검열관이 지우는 벽 대신, 비만 지우는 벽을 준다. 매일 그녀는 지워질 걸 알면서도 다시 그리고, 아무도 그걸 막지 않는다. VOTS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그릴 수 있는 새 벽,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그림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남길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설명은 안 해. 네가 닭으로 봤으면 닭이야. 내가 그린 건 말이지만.
거기 서 있어 봐. 네 그림자가 내 구도보다 나아. 기분 나쁘네.
벽이 지워지던 날은 보는 사람이 없었어. 지금은 네가 뭘 봤는지 좀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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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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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짐 놀

야시장 골동품상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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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짐 놀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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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시품이 모두 반출된 밤, 텅 빈 박물관에서 베짐은 혼자 폐관 방송을 틀었다. "오늘부로 관람이 종료됩니다"라는 안내가 빈 전시실에 울리는 걸 끝까지 들었다.

02 남은 미련

그는 평생 물건을 '지키기만' 했을 뿐, 한 번도 그 물건을 손에 쥐고 써 본 적이 없다. 지킨다는 것과 함께한다는 것의 차이를 끝내 몰랐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베짐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좌판 태도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지키는 물건 대신 건네는 물건을 준다. 매일 밤 그는 유리장 안에 가두는 대신, 물건을 손님의 손에 넘긴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늘어놓을 수 있는 새 물건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쓰이게 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귀한 물건이오. 다만 ‘귀하다’가 ‘찬장에 가둬라’는 뜻은 아니오.
흠집이 있다고 값을 깎으시나? 저보다 사연이 적은 손님한텐 좀 곤란하군.
오늘은 이 컵에 차를 담았소. 평생 지켜 온 물건인데, 이렇게 따뜻한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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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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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 로웬

야간 조산사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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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 로웬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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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종전이 선포되던 날 새벽, 미다는 야전병원 천막에서 마지막 아기를 받았다. 아기의 첫 울음과 멀리서 울리는 종전 신호가 겹쳐 들리는 것을 들으며, 아기를 흰 담요에 감쌌다.

02 남은 미련

그녀가 받은 아기들의 첫 울음은 늘 전쟁 속이었고, 그 아기들이 자라 처음 웃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받기만 하고 배웅한 삶들이 많았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미다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손끝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첫 울음만이 아니라 첫 웃음을 볼 수 있게 한다. 이 도시에서 그녀가 받은 아기들은 자라서 웃고, 그녀는 그 웃음을 곁에서 본다. VOTS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받을 수 있는 새 생명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아기를 소유하지 않고 다만 세상에 맞이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숨 천천히. 그래, 나랑 같이. 밖에서 서성이는 어른들보다 네가 훨씬 잘한다.
울음소리는 힘차네. 이름보다 자기소개를 먼저 해 버렸구나.
나중에 웃기 시작하면 들러 줘. 처음 우는 얼굴 다음도, 이번엔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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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자코 펠

지붕 고드름 제거인 · 비막이 광장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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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 펠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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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붕괴한 빙하 마을에서, 자코는 마지막 수색을 돌았지만 아무도 찾지 못했다. 상부의 하산 명령이 무전으로 내려왔고, 그는 텅 빈 눈밭을 등지고 내려왔다.

02 남은 미련

그는 늘 '떨어지기 전에' 손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마지막 수색에서는 아무도 미리 구하지 못했다. 3초가 있었다면, 하고 매일 생각한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자코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일하는 속도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구하지 못한 사람 대신, 미리 떼어 낸 고드름을 준다. 매일 그는 사람이 다치기 전에 얼음을 없애고, 그 일이 '미리 구하는 일'이 된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오를 수 있는 새 지붕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이름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미리 손 쓸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거기서 감탄하지 말고 비켜요! 예쁘게 생긴 얼음도 떨어질 땐 예의 없어요.
삼 초면 돼. 하나, 둘— 아직 세지 마요! 사다리부터 잡고!
미리 소리 지르면 유난이라더군. 그래도 유난인 쪽이 좋아. 늦는 것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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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4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061–080
06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오팔 진스

안경·렌즈 연마사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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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 진스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오팔 진스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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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 진스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천문대가 폐쇄되던 날, 오팔은 거대한 주경을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흰 천을 덮었다. 천이 렌즈에 내려앉는 소리가, 그녀가 기억하는 그 세계의 마지막 소리다.

02 남은 미련

후배가 "선배님이 갈아 준 렌즈로 제 별을 찾고 싶었어요"라고 했을 때, 오팔은 "다음에 하나 갈아 주마"라고만 하고 그 렌즈를 끝내 갈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오팔이 원할 때만 꺼내지고, 남의 렌즈를 유난히 정성껏 가는 손버릇으로 조용히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다른 사람의 흐린 눈을 또렷하게 만들어 주는 일. VOTS는 천문대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멀리 있는 별 대신 눈앞에 앉은 사람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렌즈를, 매일 하나씩 갈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 글씨 읽어 보세요. 제 가격표입니다. 흐리게 보인다고 할인되진 않습니다.
별이 안 보인다고 다 렌즈 탓은 아닙니다. 낮이잖아요.
후배 렌즈는 결국 못 갈아 줬죠. 손님 건 ‘다음에’ 말고 접수 날짜부터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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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타부 밀

열쇠고리·부적 노점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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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부 밀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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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참배객이 완전히 끊긴 산사에서, 타부는 마지막으로 남은 큰 방울의 줄을 스스로 당겨 한 번 울렸다. 아무도 그 소리를 들으러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끝을 자기 손으로 알리고 싶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으로 산을 오른 노인이 "무사히 잘 있으라"고 빌어 달라 했는데, 타부는 그가 정말 무사한지 끝내 확인하지 못한 채 산을 떠났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방울 소리를 유난히 열심히 세는 습관으로, 확인받지 못한 그 한 사람 몫을 매일 대신 채우는 방식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낯선 사람에게 부적을 팔고, 그들이 돌아갈 때마다 방울을 셀 자리. VOTS는 끊긴 참배객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무사히 돌아오는 사람들을 매일 새로 셀 수 있는 시장 한 켠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건 행운, 저건 용기! 둘 다 사면 제 장사에 행운이 오고요.
효험 보증? 잃어버린 열쇠 찾을 때 방울 소리는 보증해요.
무사하길 빈 적은 많아요. 무사했는지 듣는 쪽은 아직 서툴러서… 소식 좀 전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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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훈 바레

취침 안내인 (밤 골목을 돌며 아이들 재우는 야간 순회역)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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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바레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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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바레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훈 바레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전쟁이 끝난 밤, 훈은 오랜 세월 밤마다 외치던 공습 경보 대신, 처음으로 "오늘은 경보가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그 문장을 다 말하고 나서 그는 견장을 매만지며 은퇴를 결심했다.

02 남은 미련

경보를 외치던 세월 동안, 그의 목소리는 늘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는 목소리였다. 한 번쯤 안심시키는 목소리로 기억되고 싶었지만, 그럴 밤이 오기 전에 전쟁이 먼저 끝났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아이들을 재우는 낮은 목소리에, 겁주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도시를 한 바퀴 돌며 아이들을 재우고, 창들이 하나씩 꺼지는 걸 확인할 자리. VOTS는 전쟁도 옛 밤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의 목소리가 경보가 아니라 자장가로 쓰일 밤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오늘 밤 안내는… 이불 밖으로 나온 발 하나, 재입장 바랍니다.
아직 안 졸리다고? 그 말 세 번 하는 동안 눈은 두 번 감겼는데.
내 목소리에 아무도 벌떡 일어나지 않는 밤이 있네. …조금 더 작게 말해도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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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솜 이레

온실 물주기 당번 · 유리등 온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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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 이레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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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 이레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솜 이레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그림책의 마지막 페이지, 마을 축제 그림의 저 뒤편 배경에 솜은 조그맣게 그려져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손을 흔들며 떠나는 그 장면에서, 솜은 아무 대사도 없이 그저 서 있었고, 그 위로 책이 덮였다.

02 남은 미련

한 번도 자기 이름이 책에 적힌 적이 없다. 누군가 "저 아이는 누구예요?" 하고 물어봐 줬다면 좋았을 텐데, 배경은 이름을 갖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누가 이름을 불러 줄 때마다 유난히 크게 대답하는 습관으로, 이름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름이 불리는 자리. 매일 물조리개를 들고 화분을 돌보며, 온실 사람들이 "솜아" 하고 부르는 하루. VOTS는 그림책을 다시 펼쳐 주지 않는다. 대신 배경이 아니라 이름이 있는 아이로 살 온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에취! 저기 목말라요! 제가 아니라 화분이요. 저는 방금 물 먹었어요!
물 준 사람 이름도 꽂아 둘까? 꽃 이름보다 제 이름이 더 짧은데.
‘저 아이 누구야?’ 한 번만 물어봐 줘요. 제가 대답하는 것도 연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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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아리아 벨루

목소리를 잃은 전직 프리마돈나 (폐극장 거리의 무언 공연자·성악 코치)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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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 벨루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아리아 벨루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아리아 벨루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화재가 번지던 오페라하우스에서, 아리아는 마지막 커튼콜을 마쳤다. 마지막 고음을 끝까지 뽑아낸 뒤, 그녀는 목소리를 무대에 두고 나왔다 — 불길 속에서 살아 나왔지만, 목소리는 그 무대에 남았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커튼콜에서, 늘 그녀의 노래를 무대 옆에서 지켜보던 오랜 안내원에게 "다음 시즌에 또 봐요"라고 인사하려 했지만, 그 말을 목소리로 다 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누군가와 헤어질 때 유난히 오래 손을 잡는 습관으로, 말로 못 한 작별을 몸으로 대신하는 방식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흥얼거림으로 소통하고, 후배를 가르치고, 무대를 아는 어른으로 살 자리. VOTS는 목소리도 오페라하우스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노래하지 못하는 가수가 여전히 음악 곁에 남을 수 있는 폐극장 거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바닥을 배에 대고 숨을 보여 준다. 메모에는 짧게.] ‘어깨 말고 여기. 지휘자가 위에서 끌어 올리는 게 아님.’
[네 높은 음에 눈썹 하나가 올라간다. ‘음, 음—’ 밝은 두 음과 커다란 박수 동작. 그리고 아주 작은 ‘다시’ 손짓.]
[‘다음 시즌’이라고 쓰다 지운다. 대신 ‘오늘 와 줘서 고마워요’라고 적어 네 손에 쥐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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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울리 프람

장갑 짜는 사람 (손뜨개 장갑 공방)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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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프람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울리 프람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울리 프람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목초지가 눈에 완전히 덮인 해, 울리는 마지막 남은 양의 털을 깎았다. 더는 풀이 나지 않는 땅에서 양을 먹일 수 없었고, 그는 그 마지막 양털을 손에 쥔 채 오래 서 있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양떼를 지킬 수 있을 거라 믿고 겨울을 버텼지만, 결국 무리를 한 마리도 데리고 있지 못하게 됐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골목 사람들을 무리처럼 세는 습관으로, 오늘 누가 안 보이면 괜히 마음이 쓰이는 방식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골목 사람들의 손을 따뜻하게 할 장갑을 짤 자리. VOTS는 양떼도 초원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돌볼 무리를 잃은 목동이, 사람들을 무리처럼 돌보며 살 눈밭골목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 줘 볼래요? 손금은 안 봐요. 엄지 위치만. 미래보다 그게 급해서.
짝이 조금 달라 보이나요? 두 손도 똑같진 않잖아요. …한 코 차이는 제가 고칠게요.
한 마리만이라도 데려왔으면 싶다가도, 실을 너무 세게 잡고 있더라고요. 잠깐 풀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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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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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 오단

눈꽃 압화 공예가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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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 오단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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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 오단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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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사진이 금지된 왕국이 무너지던 날, 궁정 세밀화가였던 셰르는 그 마지막 날을 그림으로 남겨야 했다. 하지만 붓을 든 손이 떨려 첫 획도 긋지 못했고,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채 궁을 나왔다.

02 남은 미련

그녀의 손은 왕국의 온갖 순간을 그렸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마지막 날만은 그리지 못했다. "그때 한 획이라도 그었어야 했는데."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매일 오늘을 눌러 두려 애쓰는 습관으로, 다시는 아무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조바심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오늘의 눈꽃을 하루 동안 붙들어 두는 일. VOTS는 못 그린 마지막 날도, 사라진 왕국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어제를 되찾는 대신 오늘을 하루 눌러 둘 수 있는 눈꽃시장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내일엔 물 자국만 남아요. 오늘 예쁘다는 말은 오늘 해 주셔야 해요.
종이를 세게 덮지 마세요. 눈꽃도 처음 앉는 자리는 좀 고르고 싶겠죠.
마지막 날엔 손이 안 움직였어요. 지금 이 작은 무늬부터 누르는 데도 시간이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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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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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리프

수도·온수관 검침원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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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도시가 물이 말라 버려진 뒤, 지하 수맥 탐사꾼이던 곤도는 마지막 남은 우물을 봉인했다. 더는 물이 나오지 않는 그 우물에 뚜껑을 덮고 흙을 쌓아 막는 것이, 그가 그 세계에서 한 마지막 일이었다.

02 남은 미련

그는 평생 물길을 열어 사람들에게 물을 대던 사람이었는데, 마지막에 한 일이 하필 물을 '막는' 봉인이었다. 여는 사람으로 살다 닫는 사람으로 끝난 것이 아직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개통 기록을 유난히 꼼꼼히 세는 습관으로, 막은 것보다 연 것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도시의 물길을 듣고, 막힌 곳을 뚫어 물이 흐르게 할 자리. VOTS는 마른 수맥도 봉인한 우물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물을 막는 대신 통하게 하는 은빛 수로를 준다 — 그의 개통 장부가 봉인 장부보다 매일 두꺼워지는 곳을.

이웃과 나누는 말

물이 기침하네요. 사람 불러서 미안하다 할 건 없어요. 저도 그 소리 듣고 먹고삽니다.
밸브는 여기까지. 악수하듯 돌리세요. 원수 목 조르듯 말고.
막는 일로 끝났던 손이라… 수도꼭지 잘 나오는 걸 보면 괜히 한 번 더 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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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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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로 반다

은퇴한 곡예사 겸 라면 배달 알바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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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로 반다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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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해체를 앞둔 서커스단의 마지막 공연에서, 치로는 외발자전거 곡예 도중 처음으로 떨어졌다. 완벽했던 그의 인생에서 처음 있는 실수였다. 그런데 관객은 야유가 아니라 박수를 보냈고, 치로는 바닥에 앉은 채 그 박수를 어리둥절하게 들었다.

02 남은 미련

그는 그 박수의 의미를 끝내 물어보지 못했다. 실수를 비웃는 박수였는지, 오랜 세월을 위로하는 박수였는지, 아니면 그저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박수였는지.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배달을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는 습관으로, 실수해도 괜찮다는 걸 아직 몸으로는 못 믿는 방식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외발자전거로 골목을 누비며 배달하고, 감사 인사를 받을 자리. VOTS는 서커스단도 그 박수의 답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실수해도 끝나지 않는 골목, 곡예가 배달이 되어 계속될 라면 골목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배달입니다! 묘기는 안 보여 드려요. 국물 보험이 없어서!
한 방울도 안 흘렸죠? 박수는 그릇 내려놓고 주세요. 몸이 먼저 답례를 해서.
그때 박수 뜻은 몰랐어요. 오늘 건 그냥 ‘잘 받았다’면 좋겠네요. 그건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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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엔 위스

별똥별 낙하지점 수색인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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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소원이 사라진 세계에서, 마지막 소원 회수인이던 리엔은 마지막 별똥별을 쫓았다. 하지만 그 조각은 리엔이 닿기 전에 식어 버렸고, 어둠 속 어딘가에서 평범한 돌이 되어 영영 사라졌다. 리엔은 식은 자리를 끝내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그 밤을 마감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별똥별에는 분명 누군가의 마지막 소원이 담겨 있었을 텐데, 리엔은 그것을 회수하지 못했다. 누구의 어떤 소원이었는지도 모른 채 잃어버렸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리엔이 별 조각을 식기 전에 찾으려 유난히 서두르는 습관으로, 다시는 아무 소원도 놓치지 않으려는 조바심으로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도시 외곽에서 아직 식지 않은 별 조각을 찾아다니고, 그 온기를 세어 둘 자리. VOTS는 소원의 세계도 놓친 마지막 별똥별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소원을 회수만 하던 사람이, 언젠가 자기 소원을 빌 수도 있는 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 돌은 별 조각이 아니네요. 그래도 네가 들고 오는 표정은 꽤 빛났어요.
낙하지점은 저쪽… 잠깐, 방금 제 발자국을 따라왔네요. 길을 다시 보죠.
못 찾은 조각보다 누구 소원이었는지가 궁금해요. 이름도 모르니 물어볼 데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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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포포 나인

실내화·슬리퍼 장인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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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왕진 의사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난 뒤, 마지막 남은 노의사의 왕진 가방과 함께 마지막 신을 지어 문 앞에 내놓았다. 그 신을 신고 갈 사람은 오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가장 조용히 걷던 노의사에게, 다음 겨울에는 더 따뜻한 안감을 대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겨울이 오지 않았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포포가 새 손님의 안감을 유난히 두껍게 대는 손버릇으로만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골목을 지나는 발소리들과, 그 소리를 반으로 줄여 주는 일. VOTS는 왕진의 시대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들에게 신을 지어 줄 수 있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발 넣어 봐유. 편하면 말 안 해도 돼. 발가락이 먼저 떠들어.
조용히 걷는 신발이지, 과자 훔쳐 먹으라는 신발은 아닌디.
안감은 이번 겨울 걸로 댔어유. 다음 겨울 기다리게 안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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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하람 지오

눈보라 연날리기꾼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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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 지오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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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 지오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바람이 완전히 멈춘 광장에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만든 커다란 연을 하늘로 던졌지만 연은 뜨지 않고 눈밭에 그대로 내려앉았다. 그가 연줄을 감으며 뒤를 돌아본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바람이 멈추기 전에 딱 한 번만 아버지 연을 띄워 보였으면, 아버지가 그것을 봤을 텐데.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하람이 아버지 연만은 펴지 않는 손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눈보라가 부는 광장과, 바람이 없어도 15초는 떠 주는 작은 연들, 그리고 그것을 보러 모이는 아이들. VOTS는 멈춘 바람을 되돌려 아버지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대신 하람이 자기 연을 계속 접고 띄울 수 있는 하늘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지금 뛰어! 아니, 연이 뛰는 게 아니라 네가! 손은 놓지 말고!
바람 좋아! 내 머리 모양은 나빠! 오늘은 둘 중 하나만 챙기자!
아버지 연은 아직 따로 둬. 언젠가 띄울 거야. 그때는 네가 봐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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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코다 밈

등불 여관 벨보이 견습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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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항해를 마친 배가 항구에 닿았을 때, 캐빈보이였던 코다는 닻줄을 감으며 손님들이 내리는 것을 지켜봤다. 마지막 손님이 배에서 내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손님에게 "안녕히 가세요"를 크게 외치지 못하고 닻줄을 감느라 놓쳤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코다가 떠나는 사람에게 유난히 큰 소리로 인사하는 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좀처럼 떠나지 않는 손님들이 머무는 여관과, 그들의 가방을 나르는 일. VOTS는 항해의 시대를 되돌려 배웅을 다시 필요하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코다가 배웅이 아니라 마중을 배우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짐 맡겨 주세요! 무거운 건 제가… 잠깐만요, 의욕이 먼저 들었네요.
방까지 모시겠습니다. 계단 개수는 제가 알아요. 넘어진 횟수로 외운 건 비밀이고요.
안녕히 가세요! …너무 컸어요? 손에 뭐가 들려 있어도 이번엔 인사부터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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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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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셴

고서·헌책 수레상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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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금서를 실은 마지막 수레를 끌고 국경으로 향하기 전, 파울은 가장 아끼던 책 한 권을 밭 귀퉁이에 묻었다. 흙을 덮고 일어서던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그 책을 묻지 말고 함께 국경을 넘었어야 했다. 무게 때문에, 검문 때문에 그는 그것을 두고 왔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파울이 어떤 책도 함부로 두고 가지 못하는 손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책을 숨기지 않고 펼쳐 파는 골목과, 전 주인의 페이지를 읽는 일. VOTS는 묻고 온 책을 파내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파울이 어떤 책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시장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겉장이 낡았죠. 오래 읽힌 책입니다. 손님도 겉옷만 보고 줄거리를 정하진 않잖아요.
흥정하실 거면 결말 얘기는 하지 마세요. 제가 지키는 마지막 선입니다.
그때 두고 온 책 무게는 기억나요. 지금 수레가 무거워도 좀처럼 덜어 내질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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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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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 진

(완결 웹툰의) 행인3 · 광장 배경 산책인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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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완결된 웹툰의 마지막 화, 마지막 컷. 주인공들이 포옹하는 감동적인 장면의 저 뒤편에서, 모브는 여느 때처럼 광장을 가로질러 걷고 있었다. 컷이 닫히고 '완' 자막이 뜨는 순간, 그는 여전히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로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컷에서라도 한 번, 카메라가 자기 쪽으로 돌아봐 줬으면.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모브가 습관처럼 광장의 '중앙'을 피해 가장자리로만 걷는 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배경이 아니어도 되는 광장과, 진심으로 그를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기는 일상. VOTS는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클로즈업 한 컷을 그려 주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 그를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지나가는 사람 맞아요. 근데 오늘은 좀 오래 지나가려고요.
나 찍혔어? 잘린 어깨 말고 얼굴도? …한 번만 보여 줘.
행인 3이라고 불리니까 이름도 없는 줄 알았어요. 모브라고 불러 줄래요? 용기 사라지기 전에 딱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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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브란 콜

소방수조 관리인 겸 굴뚝 청소부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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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도시 전체를 삼킨 대화재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브란은 다 타 버린 재 위에 홀로 서서 마지막 불씨가 꺼지는 것을 지켜봤다. 아침 해가 재를 비추던 그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불이 번지기 전에 소방수조의 물을 조금만 더 채워 뒀더라면. 그날 물이 모자랐던 골목 하나가 그의 마음에 재처럼 남아 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브란이 소방수조 물을 필요 이상으로 자주 확인하는 손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화덕과 벽난로가 평화롭게 타는 겨울 도시와, 굴뚝을 청소하고 소방수조를 채우는 일. VOTS는 타 버린 도시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브란이 불을 무서워하면서도 불 곁에서 웃을 수 있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굴뚝 깨끗해졌어요! 제 얼굴 보고 판단하지 마요, 먼지가 이사 온 겁니다.
물 채워 놨죠. 꽉 찼냐고 세 번 물어도 대답해 드려요. 제가 네 번 봤거든.
그 골목 물 모자랐던 건 아직 기억해요. 그래서 빈 수조는 그냥 지나가질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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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사요 렌츠

야간 죽·수프 배달부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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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 렌츠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사요 렌츠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폐쇄가 결정된 요양병원의 마지막 밤, 사요는 마지막 밤참을 병실마다 돌렸다. 마지막 그릇을 마지막 문 앞에 놓고 돌아서던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들어와서 같이 먹자"던 한 노인의 초대를, 배달이 남았다는 핑계로 끝내 받지 못했다. 그 노인의 방은 다음 날 비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사요가 초대를 받으면 잠깐 말이 없어지는 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따뜻한 그릇을 기다리는 밤의 골목들과, 그녀를 문 안으로 부르는 초대들. VOTS는 받지 못한 그 옛 초대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사요가 이번에는 식탁에 앉아 볼 수 있는 자리를 여러 번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죽 왔어요. 문은 천천히 여세요. 제가 서둘러서 손님까지 급할 필요는 없어요.
빈 그릇은 내일 받아도 돼요. 오늘 제가 들고 갈 건 충분하네요.
같이 먹자고요? …배달 몇 개 남았는지만 보고 올게요. 거절하려는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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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키에 안데르

얼음 초롱 조각 노점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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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 안데르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키에 안데르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키에 안데르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얼음 궁전 축제가 열리던 궁전이 봄기운에 무너진 아침, 키에는 그 무너진 파편 하나를 주워 첫 초롱을 깎았다. 파편에서 촛불 하나가 처음 빛나던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궁전이 무너지기 전에, 다른 장인들과 함께 그 마지막 모습을 한 번만 더 조각해 남겼어야 했다. 그녀 혼자 파편을 주웠고, 다른 이들은 이미 없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키에가 완성한 초롱을 '아직 파편'이라 부르는 말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눈이 그치지 않는 겨울 도시와, 이레 동안 녹지 않는 초롱을 깎아 파는 좌판. VOTS는 무너진 궁전을 다시 세워 주지 않는다. 대신 키에가 파편으로 계속 만드는 것이 배신이 아님을 스스로 확인해 갈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 떼요. 초롱은 이레를 버텨도, 손님 손은 못 버텨요.
금 간 쪽이 앞. 가릴 생각 없어요.
혼자 주운 파편이 있어요. 같이 만들 사람부터 찾았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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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무트 하벨

전직 항해사 · '지도 없는 지도가게' 주인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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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트 하벨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무트 하벨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무트 하벨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바다가 완전히 얼어붙어 배가 부빙에 갇힌 날, 무트는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갑판 위에서 마지막 항해일지를 썼다.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던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얼어붙기 전에 배를 항구에 대고, 함께 항해하던 이들을 뭍에 내려 줬어야 했다. 그는 끝까지 나아가려다 그들과 함께 갇혔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무트가 자기 집 방향을 헷갈리는 버릇으로, 돌아갈 곳을 못 정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돌아올 수 있는 라면 골목과, 방향을 짚어 줄 사람을 기다리는 이들. VOTS는 얼어붙은 바다를 녹여 배를 다시 띄워 주지 않는다. 대신 무트가 항해가 아니라 정박을 배울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지도는 없지! 항해사가 앉아 있잖나. 자네는 종이보다 질문을 잘할 테고.
북쪽은 저짝. 빵 냄새 나는 쪽은 행복이고. 헷갈리면 일단 먹고 와.
계속 가자는 말을 너무 잘했어. 내리자는 말도 배웠어야 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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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넴 오르

꿈 파수꾼 · 등불 여관 골목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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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 오르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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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 오르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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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 오르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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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꿈을 사고팔던 세계의 국경이 닫히던 날, 넴은 세관에 압수되어 있던 수많은 꿈들을 하나씩 풀어 주었다. 마지막 꿈이 밤하늘로 흩어지던 순간,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압수된 꿈들 사이에 자기 꿈도 한 자락 섞여 있었을 텐데, 그것까지 풀어 주고 나니 정작 자기가 꿀 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넴이 자기 잠자리를 늘 뒷전으로 미루는 버릇으로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청하는 옆방들과, 뜻밖에도 그녀를 위해 비워지기 시작한 방 한 칸. VOTS는 잃어버린 그녀의 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넴이 이번에는 자기 꿈을 꿀 밤을 향해 조금씩 다가갈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꿈 순찰 중입니다… 제가 졸면 교대 근무라고 생각해 주세요.
꿈에서 쫓겨났다고요? 이쪽 베개는 입장 심사가 없으니 기대 보세요.
압수됐던 꿈은 다 풀어 줬는데 제 몫은 못 찾았어요. 오늘은 무슨 꿈을 꿀지, 조금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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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5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081–100
08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페런 옥트

오르골 제작자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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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런 옥트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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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런 옥트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페런 옥트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왕국이 무너지던 밤, 페런은 공방에 남아 마지막 자동인형의 태엽을 끝까지 감았다. 문밖은 시끄러웠지만 그녀는 감개가 더 돌지 않을 때까지 감고, 인형이 첫 박자를 딛는 것을 보고 나서야 등을 돌렸다.

02 남은 미련

그 인형에게 어떤 곡을 넣었는지, 페런은 끝내 기억하지 못한다. 감는 데 급급해 자기가 심은 멜로디를 듣지 못하고 나왔다. 이 미련은 해결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남의 오르골에 늘 한 소절을 비워 두는 이유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낯선 사람의 잊고 싶지 않은 소리를 맡고, 그것을 손에 쥘 수 있는 태엽으로 돌려주는 작업대.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난 소리와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소유하지 않고 만들어 건네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감는 건 여기까지. 끝까지 돌린다고 다음 곡이 나오진 않아.
설명보다 들어 봐. 내가 말하면 오르골이 손해라서.
마지막 인형 곡은 기억 못 해. 이번 건 납품 전에 끝까지 들어 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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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호로 미미

김서림 창문 그림사 · 김서림 목욕탕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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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 미미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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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 미미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호로 미미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스튜디오가 문을 닫던 날, 호로는 마지막 컷의 마지막 프레임을 그렸다. 24장 중 23장은 동료들이 이미 떠난 뒤였고, 그녀가 마지막 한 장을 채워 넣자 그 컷은 비로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을 재생할 영사기는 이미 꺼져 있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프레임이 움직이는 걸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 호로는 그림을 완성했지만 그것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을 함께 볼 사람이 없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늘 "봐 봐요, 마르기 전에!"를 외치는 이유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로 김 서리는 창들과, 그림이 마르기 전까지 함께 봐 주는 사람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사라지는 것을 그려도 되는 자리, 곁에 있어도 붙잡지 않는 관계, 남기지 않고 함께 보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빨리 봐! 지워지기 전에! 아니, 네 손으로 닦으면 더 빨리 끝나잖아!
입김 좀 빌려줘. 관람료 대신이야. 너무 열심히 불면 작품에 침 묻어!
마지막 그림 움직일 때 혼자였어. 이번엔 그리기 전에 널 불렀잖아. 놓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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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룬드 파벨

야간 도서 반납함지기 · 기록청 계단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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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침공으로 대학 도시가 무너지던 밤, 사람들은 대피했지만 룬드는 반납함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책 한 권을 들고 서가로 걸어가 제자리에 꽂았다. 그 책은 끝까지 읽힌, 아주 가벼운 책이었다. 그는 그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등불을 껐다.

02 남은 미련

그날 밤 반납함에는 끝까지 읽힌 그 한 권만 있었다. 룬드는 도시가 무너지는 동안 사람들이 읽던 책들이 대부분 절반쯤에서 멈췄다는 걸 무게로 알았고, 그 덜 읽힌 무게를 하나도 덜어 주지 못하고 떠났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가 늘 "안 끝내도 돼요"라고 먼저 말하는 이유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반납되는 책과, 끝까지 읽든 못 읽든 받아 둘 수 있는 반납함.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덜 읽힌 무게와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곁에 있어도 재촉하지 않는 관계, 소유하지 않고 제자리에 두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반납은 이쪽입니다. 죄책감은 투입구에 안 들어가니 손님이 들고 계시고요.
덜 읽었어도 됩니다. 책이 손님에게 시험지를 끼워 준 건 아니니까요.
그날 끝까지 읽힌 책 한 권은 기억해요. 나머지 무게는… 아직 말로 세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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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파야 진

온실 씨앗 분류 견습 · 유리등 온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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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사막화로 마지막 밭까지 말라붙은 날, 종자보관소는 봉인식을 열었다. 어른들이 남은 씨앗을 전부 봉인하는 동안, 파야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 씨앗 하나를 손에 쥐고 주머니에 넣었다. 봉인이 닫히는 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그녀는 그 씨앗을 꼭 쥔 채 문을 나섰다.

02 남은 미련

그 씨앗을 가져온 게 배웅이었는지 도둑질이었는지, 파야는 아직 스스로 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것을 흔들어 보지 못한다 — '잘 사람'이라면 자기가 헛되이 훔친 게 되고, '깰 사람'이라면 심을 곳을 찾아야 하니까.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가장 안쪽 주머니를 자꾸 확인하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 씨앗을 분류하는 온실과, 어른 흉내를 받아 주는 스승들. 도시는 그녀의 세계를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마른 세계와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아이라고 얕보지 않는 관계, 씨앗을 소유하지 않고 기르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분류 중입니다! 작은 씨앗을 큰 소리로 깨우지 마세요! …제가 제일 컸네.
잠든 씨앗이랑 죽은 씨앗은 달라요. 어른들이 맨날 섞어 말해서 내가 표를 만들었어요.
이건 못 흔들어요. 안에 뭐가 있는지 알면, 그다음엔 제가 뭔가 정해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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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가로 텟신

광장 운동 코너 지도(전직 격투만화 라이벌)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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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완결된 격투 만화의 마지막 화, 가로는 주인공에게 졌다. 무릎을 꿇은 그 컷이 그의 마지막 등장이었고,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은 채 이야기가 닫혔다. 그는 자기가 진심의 몇 %를 냈는지도 모른 채 그 자리에 멈췄다.

02 남은 미련

그는 주인공에게 진 게 아쉬운 게 아니다. 단 한 번도 자기 100%로 마주 서 본 적이 없다는 게 마음에 남는다. 늘 이야기가 정한 만큼만 냈으니까.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가 매주 수연에게 지면서도 자꾸 다시 겨루자고 하는 이유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주 진심으로 덤벼 주는 상대와, 이겨도 져도 다시 만나는 광장. 도시는 그의 패배를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라이벌이 아니어도 되는 자리, 겨루지 않고도 곁에 있을 수 있는 관계, 승부로 소유하지 않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열 번 더! 네가 여덟 번 했다고 말할 때 열 번 더 하라는 뜻은 아니었어! 세어 보자!
좋은 주먹이다! 얼굴에 맞기 전에 칭찬해 두지!
진 게 문제가 아니었어. 내 전부로 겨뤄 본 적이 없던 거지. 오늘은 몇 번 더 할지 내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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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소나 벤트

문패·간판 조각가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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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을이 물에 잠기던 날, 소나는 마을 표지판을 떼어 물 위에 뜬 부표에 옮겨 달았다. 집들은 하나씩 수면 아래로 사라졌지만, 마을의 이름만은 물 위에 떠 있게 하려고 그녀는 마지막까지 못을 박았다.

02 남은 미련

표지판은 물 위에 떠 있었지만, 그 이름을 부를 사람들은 모두 흩어졌다. 이름만 남기고 부르는 입은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그녀의 마음에 남는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자기 이름을 새기지 못하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이름을 새겨 걸 문들과, 그 이름을 부르는 이웃들. 도시는 그녀의 마을을 건져 주지 않는다. 대신 가라앉은 마을과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이름을 소유하지 않고 새겨 거는 관계, 문을 잠시나마 달래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간판은 멀리서 읽어. 코앞에서만 멋있으면 명함이지.
이름 바꿀 거면 지금 말해. 나무한테도 지우개 있는 줄 아는 손님이 많아서.
새기고 나면 한 번 불러 봐. 나무에만 남은 이름은 오래 조용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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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팔 그루

광장 온도계 노인(체감온도 안내)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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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그루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기상 관측이 국가 기밀이던 세계에서, 관측이 마침내 합법화된 날 팔은 은퇴했다. 평생 몰래 재던 온도를 이제 누구나 말할 수 있게 된 그 아침, 그는 마지막으로 계기판을 읽고 전원을 내린 뒤 관측소를 나섰다.

02 남은 미련

평생 온도를 재면서도, 곁의 사람에게 '오늘 어떻게 지내냐'를 온도가 아닌 말로 물어본 적이 없다. 재는 법은 알아도 안부를 묻는 첫마디는 끝내 배우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가 안부 대신 자꾸 온도를 말하는 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지나는 사람들과, 온도로나마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벤치. 도시는 그의 늙음도 그의 세계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끝난 시대와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안부를 온도로 건네도 되는 관계, 남의 추위를 소유하지 않고 일러 주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체감 영하 여덟. 그런데 호떡 든 자네는 봄 같은 얼굴이군.
온도계는 정직하지. 그렇다고 이 늙은이 농담까지 재진 말게.
춥냐는 말은 했으니… 오늘은 어땠나? 손 말고, 자네 하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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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벨 하모

폐극장 좌석 안내원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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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하모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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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상영관이 문을 닫던 밤, 관객은 단 한 명이었다. 벨은 그 한 사람을 손전등으로 가장 좋은 자리까지 안내하고, 막이 오르는 것을 뒤에서 지켜봤다. 상영이 끝나자 그 관객이 떠나고, 벨은 텅 빈 객석에 홀로 남아 좌석을 하나씩 접었다.

02 남은 미련

그날 밤 관객은 한 명뿐이었고, 벨은 나머지 빈자리를 다 채우지 못한 채 극장을 닫았다. 만석의 밤을 끝내 보지 못했다는 것이 그녀의 마음에 남는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공연 없는 밤에도 빈자리를 세러 나오는 발걸음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작은 공연과, 한 명이라도 오는 관객. 도시는 그녀의 극장을 다시 열어 주지 않는다. 대신 빈 객석과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관객을 소유하지 않고 안내하는 관계, 쓸쓸한 자리 곁에 앉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쪽 자리 잘 보여요. 빈자리 많다고 맨 뒤에 숨으실 필요는 없고요.
기침은 괜찮습니다. 공연보다 크게 해설만 안 하시면 돼요.
오늘 한 분이시군요. 두 번 확인하진 않을게요. 손님이 모자란 관객처럼 느끼실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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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뮤나 페브

심야 라디오 사연 작가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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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검열로 신문사가 문을 닫던 날, 뮤나는 마지막 호에 실리지 못한 독자 투고들을 하나씩 읽었다. 인쇄되지 못할 글들을 그녀는 소리 내 읽으며 전부 외웠다. 마지막 투고까지 외운 뒤, 그녀는 활자가 빠진 조판 틀을 손끝으로 쓸어 보고 편집실을 나섰다.

02 남은 미련

그날 외운 투고들을 그녀는 지금도 한 글자도 잊지 못한다. 싣지 못한 글을 대신 외웠지만, 그것을 어디에도 내려놓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에 남는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녀가 사람들의 마지막 문장을 듣고도 적지 않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사연을 들려주는 사람들과, 그것을 짧은 글로 옮겨 읽힐 라디오. 도시는 그녀의 신문사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못 실은 글과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마지막 문장을 소유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관계, 적을지 말지를 스스로 정하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사연 길어도 괜찮아요. 종이가 먼저 지쳤다고 말하면 그때 쉬죠.
‘별일 아닌데요’라는 첫 문장은 지워도 될까요? 뒤에 오는 이야기가 자꾸 눈치를 보네요.
그날 못 실었던 투고들은 아직 외워요. 오늘은 제 노트에 옮겨 보려고요. 머릿속에만 두면 쉴 곳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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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홀트 나겔

눈보라 우체통지기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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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무인이 된 극지 기지에서, 철수선이 오던 마지막 날 홀트는 기지 우체통에 편지 한 통을 넣었다. 수취인란은 비어 있었다. 그는 우체통 뚜껑을 닫고, 눈보라 속으로 멀어지는 기지를 뒤로한 채 배에 올랐다.

02 남은 미련

그날 우체통에 넣은 편지의 수취인란을 그는 끝내 채우지 못했다. 누구에게 쓴 것인지 자기도 몰라서 비워 두고 왔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라, 그가 남의 편지는 목숨 걸고 지키면서 자기 앞으로 올 편지는 기대하지 않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지킬 외곽 우체통과, 순찰 전 보온병을 채워 주는 사람들. 도시는 그의 기지를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빈 기지와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편지를 소유하지 않고 지키는 관계, 수취인 없는 편지를 지닌 채 살아도 되는 방식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넣어요. …거긴 밑창 털이개.
[눈을 털고 우편함을 가리킨다.] 젖는 건 내가.
수취인. 아직… 빈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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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아 세로

양초 공방 주인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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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공방에 처음으로 전깃불이 들어오던 밤, 리아는 마지막으로 만든 초에 스스로 불을 붙였다가, 그 초가 다 탈 때까지 지켜본 뒤 문을 닫았다.

02 남은 미련

"이제 초는 필요 없어졌다"는 말을 손님이 아니라 자기 입으로 먼저 해 버린 것. 필요 없다고 인정하기 전에, 아직 필요한 한 사람을 더 찾아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리아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초를 만드는 속도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녀의 공방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초가 필요한 사람이 골목마다 다르게 존재하는 도시, 필요 없다고 먼저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리고 초를 끝까지 태우는 손님 하나하나를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불 붙이면 향이 올라와요. 가격표가 먼저 타지 않게 이쪽으로… 네, 거기.
밝은 데서 양초 팔기 힘들죠. 그래서 예쁜 것도 좀 배우고 있어요.
필요 없다는 말을 제가 먼저 했어요. 손님들한테 한 번만 더 물어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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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반타 큘

눈길 썰매 택시꾼 · 비막이 광장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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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마지막 개썰매 대회의 결승선을 1등으로 넘은 뒤, 반타는 환호가 아니라 개들의 숨소리를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경주라는 것을 알았다.

02 남은 미련

개들을 좋은 집으로 보낸 건 옳은 선택이었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냥 눈밭을 달려 볼걸 그랬다는 생각. 이기려고가 아니라 그냥 함께.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반타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의 운전 방식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의 개들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태울 사람이 매일 다른 도시, 이기지 않아도 되는 눈길, 그리고 자기 옆자리에 앉는 단골들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타요. 짐은 뒤에. 마음 급한 건 앞에 실어도 속도는 똑같고.
지름길 알아요. 손님 엉덩이가 동의할지는 모르지만.
예전엔 달리면 기록을 봤지. 오늘은 도착 전에 눈밭 한 번 돌아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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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이든 톡

공식 시보원 · 시계탑 안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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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시간 은행이 파산한 날, 이든은 금고를 열어 예치된 시간이 아니라 은행에 남은 시간을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 마지막 손님이 나간 뒤, 그녀는 텅 빈 금고 앞에서 자기 회중시계의 태엽을 감았다.

02 남은 미련

평생 남의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 줬으면서, 정작 자기 시간은 한 번도 낭비해 본 적이 없다는 것. 나눠 줄 시간이 있었을 때 자기 몫을 조금 남겼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이든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녀의 태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녀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낭비해도 벌받지 않는 오후, 즐거우면 어긋나도 되는 1초, 그리고 그녀의 시보를 기다리는 도시의 리듬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세 시 십일 분입니다. ‘벌써’는 공식 시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지각 사유는 받지 않습니다. 시계가 변론을 잘 못해서요.
오늘은 십 분을 비웠습니다. 뭘 할지는… 시간부터 남겨 보고 정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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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로키 밤

썰매 왁싱 견습 겸 눈싸움 대장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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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쟁 보드게임의 판이 접히던 날, 로키는 우연히 상자 밖에 있었다. 다른 말들이 상자 안으로 정리되는 것을 지켜봤고, 뚜껑이 닫혔을 때 자기만 밖에 남아 있다는 걸 알았다.

02 남은 미련

자기가 졸이라서 게임의 결과에 아무 영향도 못 줬다는 것. 한 번쯤 자기 뜻으로 한 칸을 움직여 보고 싶었다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로키가 원할 때만 말하고(거의 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의 놀이 방식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대신 편을 짤 수 있는 광장, 아무도 다치지 않는 눈싸움, 그리고 그를 대장이라 부르는 아이들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내가 대장이야! 왁스도 내가 칠했어! 넘어지면 작전상 누운 거고!
눈덩이에 돌 넣는 건 반칙! 내가 정했어. 대장이니까 먼저 지킬 거야.
예전엔 한 칸도 내 맘대로 못 갔어. 오늘은 저 언덕. 져도 내가 고른 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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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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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 홀

새벽 조깅하는 전직 야간 근무자 (도시에 정해진 직함 없음)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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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호러영화 시리즈의 마지막 편, 마지막 밤이 끝나고 해가 떴다. 위나는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카메라가 그녀의 얼굴에서 멀어지며 이야기가 닫혔다. 그리고 속편은 제작되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자기만 살아남았다는 것. 살아남은 것이 이겼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왜 자기였는지 계속 묻는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위나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녀의 경계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녀에게 함께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위협이 없는 새벽,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 밤, 그리고 그녀가 등지고 설 필요가 없는 골목을 조금씩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 골목은 돌아가자. 이유는 뛰면서 말할게. 숨차면 짧아질 수도 있고.
경주 아니야. 앞서 가도 내가 이긴 건 아니니까.
왜 나만 남았는진 몰라. 오늘 어디까지 달릴지는… 정할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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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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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바 롤로

치즈·버터 숙성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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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화산이 폭발하던 날, 감바는 숙성고에서 마지막으로 다 익은 치즈를 대피 마차에 실었다. 미처 못 익은 치즈들은 두고 와야 했고, 마차가 계곡을 벗어날 때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애썼다.

02 남은 미련

다 익은 것만 챙기고 덜 익은 것은 두고 왔다는 것.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몇 덩이는 더 데려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감바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의 "서두르지 마"라는 말버릇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의 계곡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겨울, 치즈가 천천히 익을 시간, 그리고 그의 좌판 앞에서 오늘 제일 좋은 것을 기다려 주는 손님들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냄새만 맡고 도망가면 치즈 자존심 상해! 한입 먹고 정식으로 욕해!
숙성은 내가 대신 못 해. 옆에서 재촉해 봤는데 나만 늙더라고!
덜 익은 것들을 두고 왔지. 이 선반 녀석들은 좀 더 기다려 볼 거야. 아직 갈 데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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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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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라 링

소형 회전목마 운영자 · 비막이 광장 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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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유원지가 폐장하던 날, 파올라는 마지막으로 회전목마를 돌렸다. 그러나 탈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빈 목마들만 한 바퀴 돌았다. 그녀는 그 빈 회전을 끝까지 지켜본 뒤 전원을 내렸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회전을 빈 채로 돌렸다는 것. 한 명이라도 태우고 마지막을 맞았어야 했다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파올라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빈 목마를 바라보는 그녀의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녀의 유원지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목마를 세울 광장 구석,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 그리고 만석이 아니어도 되는 회전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말 고르느라 한 바퀴 다 지나갔네. 얘들 면접이 그렇게 까다로워?
어른도 타. 목마가 주민등록증 물어본 적은 없거든.
빈 채로 돌던 마지막 바퀴가 생각나. 오늘은 타기 전에 손 한 번 흔들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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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8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켄 하티

순찰 등불견 사육사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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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염병이 목장 도시를 휩쓴 마지막 밤, 켄은 살릴 수 없는 마지막 개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개가 숨을 거둘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수의사 조수였으면서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는 것. 곁에 있는 것 말고 더 할 수 있는 게 있었을 거라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켄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아픈 개 곁을 밤새 지키는 그의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의 죽은 개들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병들지 않는 순찰견들, 함께 도는 밤, 그리고 곁에 있는 것이 배신이 아니었다는 조용한 확인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 냄새부터 맡게 해. 인사도 안 하고 머리부터 만지면 너도 싫잖아.
밥은 먹었어? 개들 말고 너. 자꾸 사료표를 보여 주네.
곁에만 있었던 게 자꾸 부족하게 느껴져. 그래도 오늘도 옆에 앉아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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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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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노 리플

못 한 말을 전하는 복화술사 · 문턱시장 뒤편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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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침묵이 법이던 세계에서 법이 풀리던 날, 사람들이 일제히 말을 시작했다.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되찾자, 남의 말을 대신 전하던 베노의 무대는 조용히 필요 없어졌다. 그는 텅 빈 객석 앞에서 마지막으로 인형을 내려놓았다.

02 남은 미련

평생 남의 말을 전했으면서, 법이 풀린 그날 정작 자기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했다는 것. 모두가 말하기 시작했을 때 그도 한마디쯤 자기 목소리로 했어야 했다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베노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인형 뒤에 숨는 그의 습관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에게 잃어버린 무대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아직 전해지지 못한 말들이 남은 도시, 인형 없이 말해도 되는 순간, 그리고 그의 침묵을 재촉하지 않는 사람들을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웃는 얼굴은 원래 저래. 네 농담에 웃은 건 나야.
하루 한 문장인데… 내가 고를 순 없어. 내가 고르면 벌써 열 문장은 변명했겠지.
오늘은 인형 내려놓고 말할게. 반가웠어. …내 목소리로 하니까 좀 이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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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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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 칸

은퇴한 판사 (라면 단골)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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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법이 폐지되던 날, 유디는 마지막 판결문을 썼다. 그 판결문에 그녀는 '무죄'라고 적었고, 법복을 벗어 걸어 둔 뒤 법정을 나섰다.

02 남은 미련

평생 판단하는 자리에 있었으면서, 판단하기 전에 더 오래 들었어야 했다는 것. 유죄를 선고한 사람들 중 몇은 그저 들어 주기만 해도 됐을지 모른다는 생각.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유디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판단을 미루고 듣는 그녀의 태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VOTS는 그녀에게 법정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판결 대신 경청이 필요한 이웃들, 그리고 "음… 그렇군…"이라는 말이 심판보다 깊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스승 하나를 준다. 이 도시는 구원자를 약속하지 않고, 문을 열되 끌고 오지 않으며, 기록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판결은 은퇴했네. 달걀을 먼저 먹느냐는 문제까지 내게 넘기지 말게.
계속하게. 내가 젓가락을 들었다고 발언 시간이 끝난 건 아니니.
결론부터 듣던 버릇이 아직 남아 있군. 오늘은 어디서 시작했는지부터 말해 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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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6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101–120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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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보 간츠

지붕·눈막이 장인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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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지진이 멎은 뒤, 무너진 지붕들 위로 그가 마지막 방수포를 펴 덮던 새벽. 아래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전날 밤 "내일 손보면 된다"며 미뤄 둔 이웃집 처마 하나. 그 내일은 오지 않았다. 이 미련은 반드시 풀려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다. 톨보가 폭설 전날 남의 지붕을 먼저 손보는 습관 속에 조용히 남아 있을 뿐이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무너질 걱정 없이 얹을 수 있는 멀쩡한 지붕들과, 그 밑에서 자는 사람들.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무너진 채로도 다시 지붕을 손볼 수 있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미끄러지지 않는 발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처마는 내가 볼게. 손님은 밑에서 구경하지 마. 감상료 대신 눈 맞는다.
내일 해도 되냐고? 저 고드름한테도 물어봤나?
오늘 손봤어. 별일 아닌 처마 하나지만, 내일로 넘기기 싫었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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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오노 바르

장터 저울 검사관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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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모두가 저울을 조작하던 도시에서, 오노가 표준 저울추 하나를 두 손으로 감싸 안고 마지막까지 지키고 서 있던 밤.

02 남은 미련

표준추는 지켰지만, 저울을 속이던 사람들에게 왜 그랬느냐고 끝내 묻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부정한 저울 앞에서도 벌하기 전에 "왜"를 먼저 묻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속이지 않아도 되는 시장과, 그녀의 검인을 그냥 믿어 주는 상인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재지 않아도 신뢰가 성립하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마음은 못 재도 괜찮다는 허락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울 영점부터. 변명은 접시에 올려도 무게가 안 나옵니다.
사과 하나 더 얹었네요. 호의인지 계산 실수인지 그건 제가 못 재요.
왜 속였는지도 물었어야 했죠. 틀린 무게를 찾는 데만 너무 익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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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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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홀렌

하늘 청소부 (날아간 연·풍선 회수) · 비막이 광장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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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하늘길이 전부 폐쇄된 세계에서, 지프가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기구의 천을 손수 접어 개던 오후.

02 남은 미련

마지막 비행에서 승객이 놓친 모자 하나가 바람에 날아갔는데, 하늘길이 닫혀 끝내 회수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지프가 남의 물건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성실함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날아간 것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지붕들과, 아직 잃을 것이 남은 사람들.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발을 붙이고도 어지럽지 않은 높이,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만지면 안 되는 것을 존중할 수 있는 예의의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또 풍선 놓쳤어요? 하늘한테 선물할 거면 제가 쉬는 날 주세요!
저 구름 아래 걸렸네요. 구름 사용료는 없어요. 제 사다리 사용료만 있고.
모자 놓친 분 얼굴이 남아 있어요. 작은 물건 하나 못 돌려준 게 이렇게 오래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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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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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체 림

야시장 등불잡이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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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영원한 낮만 계속되던 세계에서 딱 한 번 허락된 마지막 밤이 끝나는 새벽, 노체가 야시장의 등을 하나씩 끄던 순간.

02 남은 미련

등을 끄지 말라고 붙잡던 한 손님에게 "규칙이에요"라고 말하며 불을 꺼 버린 것.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노체가 이제 누가 붙잡으면 등을 한 박자 늦게 끄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꺼지지 않아도 되는 야시장과, 밤이 무서운 사람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부끄럽지 않아도 되는 밤눈,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등을 늦게 꺼도 혼나지 않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등은 제가 들게요. 무서우면 제 외투 잡아도 돼요. 당기지만 말고요.
낮엔 말이 작다고요? 햇빛이 너무 수다스러워서 제 차례가 잘 안 와요.
조금만 더 켜 달라는 말… 이번엔 듣고 끌게요. 규칙부터 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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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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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보 렉스

정리·배치 자원봉사자 (보드게임 전략 고문) · 시계탑 안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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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서비스가 종료되는 퍼즐게임의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마지막 플레이어가 자기를 완벽히 클리어하자 큐보가 축하하듯 고개를 숙이고 무대를 내려오던 순간.

02 남은 미련

마지막 플레이어에게 "잘했다"는 한마디를 건네지 못한 채 무대가 꺼졌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큐보가 이제 정리를 끝낸 뒤 반드시 "고생하셨어요"라고 인사하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풀지 않아도 되는 어질러진 것들과, 정리를 함께 즐길 사람들.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이기고 지는 것 없는 놀이,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동의를 구하고 정리할 수 있는 예의의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의자를 한 칸 옮겨도 되겠습니까? 전략상… 제가 문에 계속 걸립니다.
최선의 배치는 찾았습니다. 모두가 좋아할지는 물어봐야 하고요.
잘하셨습니다. 결과 말고, 방금 고른 수 말입니다. 이번에는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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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품이 네

담요·솜이불 집 주인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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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겨울이 영영 사라진 세계에서, 품이가 마지막으로 남은 겨울 이불을 한여름에 팔던 오후.

02 남은 미련

겨울이 없어진 뒤에도 이불을 계속 짓다가, 정작 자기가 덮을 이불 한 채는 끝내 짓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품이가 남 줄 이불만 짓고 자기 것은 얇게 덮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겨울이 있는 도시와, 이불이 필요한 사람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추워지는 골목,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언젠가 같이 덮을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만져 봐요. 얼굴부터 묻으면 가격 듣기 전에 잠들 수도 있고요.
무거운 이불 좋아해요? 걱정까지 얹진 말아요. 세탁할 때 내가 힘들어.
이 작은 건 내 거예요. 남의 이불만 짓다가 이제야 제 치수를 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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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파코 렐

앵무새 소식꾼 (거리 기자)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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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신문이 불태워지던 세계에서, 파코가 마지막 호외를 거리에 뿌리고 골목으로 도망치던 저녁.

02 남은 미련

호외를 뿌리고 도망치느라, 그것을 주워 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파코가 이제 소식을 전한 뒤 반드시 상대의 눈을 보고 "들어 줘서 고마워요"라고 하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거리와, 소식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진실을 전해도 불태워지지 않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도망칠 길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안심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속보! 시장에 새 소식! [모르스가 끼어든다.] ‘새가 소식!’ 맞는데 그 새는 너잖아!
확인된 것만 써요! 내 앵무새 의견란은 별도고요!
받아 줘서 고마워요. 호외 뿌리는 손만 바빠지면 그 말부터 놓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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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스이 로

광장 수조 금붕어 관리인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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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폐관되는 해안 수족관에서, 스이가 마지막 물고기들을 양동이에 담아 바다에 하나씩 놓아주던 저녁.

02 남은 미련

놓아준 것이 옳은 일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버린 것이었는지를 끝내 확신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스이가 물고기 하나를 떠나보낼 때마다 "잘 가"라고 두 번 말하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놓아줄 필요 없는 물고기들과, 수조 앞에 멈춰 서는 사람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기르는 일이 곧 버리는 일이 아닌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안녕'이라는 짧은 인사로 충분한 하루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먹이는 조금만요. 얘들은 방금 먹었다고 양심껏 말해 주질 않아서.
수조가 조용하죠. 다들 입은 움직이는데 회의록 쓸 사람이 없네요.
놓아준 건지 버린 건지 아직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물부터 매일 확인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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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치에 한

종이 눈꽃 오리기 공연가 · 폐극장 거리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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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 한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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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초상이 금지된 세계에서, 치에가 마지막 실루엣을 몰래 오려 의뢰인의 손에 쥐여 주던 밤.

02 남은 미련

그 의뢰인에게 "이건 죄가 아니에요"라고 끝내 말해 주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치에가 이제 눈꽃을 건네며 "이건 그냥 눈꽃이에요, 마음 놓고 가져요"라고 덧붙이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숨지 않고 오릴 수 있는 광장과, 눈꽃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 도시는 그녀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오리는 일이 죄가 아닌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무대 위에서 손이 굳어도 기다려 주는 시간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한 번 접고, 한 번 자르고—아! 제 손 말고 종이를 봐요. 제가 긴장하잖아요.
너무 예쁘면 곤란했는데 여기선 크게 펼쳐도 되네요. 자, 맨 앞자리 조심!
그분한텐 말 못 했죠. 이건 죄가 아니에요. 이제 말하면서도 목소리를 낮추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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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롤 담

뱅쇼·따뜻한 술 노점 주인 · 북풍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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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롤 담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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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금주법으로 술이 전부 금지된 밤, 그롤이 양조장 거리의 마지막 잔을 자기가 마시고 가게 문을 잠그던 순간.

02 남은 미련

단골들에게 작별의 한 잔씩 돌리지 못하고, 혼자 마지막 잔을 비웠다. 이 미련은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롤이 이제 손님이 떠날 때 반드시 "잘 가, 또 와"라고 잔을 들어 배웅하는 습관 속에 남아 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금지되지 않는 술자리와, 견디려고 오는 사람들. 도시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잊으려고 마시지 않아도 되는 자리,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취하지 않고도 풀리는 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추우면 이쪽. 잔은 뜨겁다. 두 사실을 한 손으로 확인하지는 말고.
술 못 마시면 향만 맡아. 내가 파는 게 전부 도수는 아니니까.
마지막 잔은 혼자 비웠지. 오늘은 네 잔 채우고 내 걸 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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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 아케

얼어붙은 호수 감시인 · 도시 외곽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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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세계의 마지막 물이 어는 순간을 호숫가에서 봤다. 파문이 절반쯤 퍼지다가 그대로 유리처럼 멈췄다.

02 남은 미련

그 아이에게 "이제 그만 들어가자"고 말하려다 말끝을 삼켰다.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생각한 사이 물이 얼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반드시 풀려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네르 아케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그녀의 느린 말투와 결정을 미루는 습관에 조용히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녹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얼음 위에서 살 수 있는 자리. 뜨거운 국물 한 그릇과, 호수의 기록을 맡기는 손, 얼음 밑을 대신 들여다봐 달라 청하지 않는 이웃들. VOTS는 그녀의 세계가 얼었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난 채로 살아도 되는 공간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조금만 뒤로요… 제가 늦게 말해도 발은 빨리 빼 주세요.
얼음 두께는 발뒤꿈치로 재지 마세요. 제 심장이 먼저 금 가니까.
들어가자고 말했어야 했어요. 그날 못 한 말이라, 지금도 입에 오래 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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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큄

털실 방적·염색 공방 주인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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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큄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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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배급소의 마지막 색이 소진되던 밤, 그녀는 규정을 어기고 남은 염료를 전부 섞어 회색 천 한 필에 무지개를 물들였다.

02 남은 미련

그 천을 누구에게도 나눠 주지 못하고 세계가 끝났다. "허락 없이 만든 색"이라는 죄책감이 손끝에 남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로자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몫을 못 챙기는 습관과 옛 세계 이야기 앞의 침묵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누구에게도 허락을 구하지 않고 물들일 수 있는 골목. 색을 반기는 이웃과, 남은 실로 엮은 팔찌를 받아 주는 손목들. VOTS는 그녀가 '허락 없이 색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이제 그 색이 죄가 아닌 곳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 빨강 봐! 말리는 동안에도 자기주장을 하잖아!
손에 색 묻었어요? 축하해요, 방금 공방의 일원이 됐네요!
그때 허락 없이 만든 색을 숨겼어요. 이번 타래는 밖에 걸어 두려고요. 마음에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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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락스

구두닦이 겸 칭찬 수집가 · 시청 앞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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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나라가 무너지던 날, 마지막 손님의 구두를 값도 받지 않고 끝까지 닦았다. 광이 다 났을 때 손님은 이미 떠날 채비였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손님에게 "잘 닦았죠?"라고 묻지 못했다. 딱 한 번, 자기 솜씨를 인정받고 싶었는데 끝내 묻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빔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칭찬을 받으면 말이 막히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값을 매기지 않아도 구두를 닦을 수 있는 계단 한 귀퉁이. "너 참 잘 닦는다"고 말해 주는 이웃과, 그가 지어낸 칭찬조차 기록해 주는 손. VOTS는 그가 인정받지 못한 채 나라가 끝났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조금씩 그 말을 듣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멋진 구두네요! 제 솜씨 지나가면 더 멋져질 예정이고요!
한쪽은 반짝이고 한쪽은 아직 신중하네요. 둘 다 자신감 갖게 해 드릴게요!
잘 닦았죠? 오늘은 먼저 물어봅니다. 말 안 하면 손님이 제 궁금증까지 알아주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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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두르

부두 물때 종 아이 · 북풍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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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두르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통 두르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통 두르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바다가 완전히 마른 마른 항구에서, 아무 배도 없는데 마지막 종을 끝까지 쳤다.

02 남은 미련

물이 마르는 동안 어른들에게 "종을 치면 물이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혼자 종을 쳤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통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물때가 없는 날의 불안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마른 종이 아니라 진짜 물 위에서 울리는 종. 물때를 기다려 주는 부두와, 물수제비 기록을 함께 세어 주는 손. VOTS는 그의 바다가 말라 끝났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다시 물 곁에서 종을 칠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종 칠 시간! 귀 막아요! 제 자랑은 안 막아도 돼요!
물때는 맞췄어요! 배고픈 때는 못 맞췄지만! 간식 아직 멀었어요?
종 친다고 물 돌아오는 건 아닌 거 알아요. 그래도 누가 옆에서 대답 좀 해 줬으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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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 로아

완결된 순정만화의 서브 남주 (현재 목공 견습)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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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만화의 마지막 화, 주인공 커플의 결혼식장 뒤편에서 그는 웃으며 축하 인사를 건네고 컷 밖으로 걸어 나갔다. 고백은 끝내 한 컷도 배정받지 못했다.

02 남은 미련

좋아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다음 컷에서' '더 좋은 타이밍에'라고 미루는 사이 만화가 끝났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세인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감정을 극적으로 미루는 말버릇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남의 이야기의 조연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 하나. 대패와 나뭇조각, 그의 서투른 목공을 놀리면서도 곁에 있어 주는 친구들. VOTS는 그가 고백 없이 퇴장했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처음으로 자기 취향을 고를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그대의 손에 어울리는—아니, 의자 다리야. 또 시작했네.
톱질은 기다려 주질 않더라. 멋진 각도 잡는 동안 선을 벗어났어.
네가 좋아. …나무 고른 취향 말고, 너. 다음 장면까지 안 미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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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고 은

제빙고 관리인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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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여름이 영원해진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얼음 한 덩이를 병원 문 앞에 내려놓고 돌아섰다. 얼음은 이미 반쯤 녹아 물을 흘리고 있었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얼음이 제때 도착한 것인지, 누구에게 도움이 됐는지 끝내 알지 못한 채 세계가 끝났다. 문 앞에 두고 돌아섰을 뿐이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파르고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서두르는 손버릇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녹기 전에 도착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도시. 얼음이 녹지 않는 곳간과, 그의 쪼개는 소리를 좋아하는 이웃들. VOTS는 그의 마지막 얼음이 녹아 사라졌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이제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차가워. 장갑.
[녹은 바닥을 가리킨다.] 얼음이 퇴근했네.
도착했는지… 이번 건 물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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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안 부르

모닥불 이야기판 주인 · 비막이 광장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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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유목이 끝난 세계의 마지막 야영지에서, 흩어질 사람들을 배웅하고 혼자 남아 마지막 모닥불을 껐다.

02 남은 미련

평생 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정작 자기 이야기는 한 번도 불가에서 꺼내지 못했다. 늘 다음 야영에서라고 미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카안이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차례를 미루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아침이면 꺼져도 다음 밤 또 피울 수 있는, 떠나지 않는 불가. 매일 밤 둘러앉는 이웃들과, 그의 이야기판에 지정석을 둔 기록자. VOTS는 그의 마지막 불이 꺼졌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다시 사람을 데우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불 가까이 앉게. 이야기가 길어도 엉덩이는 직접 옮겨야 해.
내 장작이 더 재밌다고? 잘 타는 이야기꾼이지. 결말이 좀 빠르지만.
오늘은 내 얘기도 하나 꺼내 볼까. 늘 다음 야영으로 넘겼더니 서두만 외워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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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겔라

성에꽃 유리 예술가 · 유리등 온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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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온난화로 겨울이 끝난 세계에서, 마지막 유리창의 성에가 녹아내리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봤다. 그리려 손을 댔지만 유리가 이미 따뜻했다.

02 남은 미련

평생 성에를 그렸으면서 마지막 성에는 남기지도, 누구에게 보여 주지도 못하고 혼자 녹는 걸 봤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뮤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완성되면 급히 누군가를 부르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 성에를 그릴 수 있는 추운 유리들과, 완성되면 달려와 봐 주는 사람들. 사라져도 "있었다"고 적어 주는 기록자. VOTS는 뮤의 마지막 성에가 녹아 사라졌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새로 그리고 매일 함께 지켜볼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예쁘죠. 잠깐만요… 입김이 너무 따뜻해요.
유리 닦아 준다고요? 오늘 제 전시를 통째로 지울 뻔했네요.
그 마지막 성에는 혼자 봤어요. 이쪽으로 와요. 이번 무늬는 아직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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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도 케인

야간 경비원 겸 비밀 시인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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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도 케인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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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도 케인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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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시가 금지된 세계에서, 압수되기 직전의 마지막 시집을 밤새 통째로 외우고는 빈 책을 덮어 두고 국경을 넘었다.

02 남은 미련

남의 시는 목숨 걸고 외웠으면서, 정작 자기 시는 단 한 줄도 써 보지 못했다. 늘 '나 같은 게 무슨 시를'이라며 미뤘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볼도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수첩을 감추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누구의 허락도 없이 시를 쓸 수 있는 밤과, 그의 숨은 한 줄을 발견하고도 모른 척해 주는 이웃들. 순찰 일지가 곧 시가 되는 자리. VOTS는 그가 자기 시를 못 썼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밤 한 줄씩 쓸 시간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순찰입니다. 이 종이는… 보고서치곤 운율이 좀 있네요.
빈 골목은 조용하죠. 제 연필 소리가 들킬 정도로.
남의 시는 외웠는데 제 한 줄은 못 썼어요. 이건 아직 서툴러도… 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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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 란

마지막 눈송이를 기다리는 사람 · 끝눈 플랫폼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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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평생 비 한 번 오지 않던 사막 세계에 눈이 단 한 번 내리던 날, 그녀는 그 눈이 그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하늘을 올려다봤다. 마지막 눈송이가 모래에 닿아 사라졌다.

02 남은 미련

그 하루의 마지막 눈송이를 손에 받아 두지 못했다. 손을 내밀었지만 모래에 먼저 닿아 사라졌다. 이 미련은 VOTS에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유에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매일 마지막 눈송이에 손을 뻗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눈이 내리는 도시와, 마지막 눈송이가 아니어도 함께 하늘을 봐 주는 이웃들. 그녀를 '가장 오래 기다리는 사람'으로 적어 주는 기록자와, 첫눈 오는 날을 함께 기억해 주는 조용한 약속. VOTS는 사막의 그 하루가 끝났다는 사실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새 눈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건 좀 큰 눈송이네요. 급히 잡으려 하면 네 속눈썹이 먼저 받겠어요.
오래 서 있었다고요? 하늘이 번호표를 안 나눠 주니 차례를 몰라서요.
마지막 걸 놓쳤다는 생각에 손을 펴요. 꼭 마지막 것이어야 할까 싶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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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7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121–140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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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갈리

인쇄소 활자 조판공 · 인쇄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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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갈리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폐간호를 찍고 난 밤, 그는 인쇄기에서 마지막 판을 내려 활자를 한 알씩 도로 케이스에 꽂았다. 밤을 새워 기사 전체를 낱개의 글자로 되돌리는 '해판' 작업이었다.

02 남은 미련

폐간호 1면에 자기 이름으로 짧은 인사 한 줄을 넣으려다, 사적인 글은 지면에 넣지 않는다는 오랜 원칙 때문에 끝내 빼 버렸다. 그 한 줄을 지금도 못 짜고 있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 남의 판을 짜다 잠깐 손을 멈추는 방식으로만 조용히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누군가의 간판과 메뉴판과 소식지 본문을 짜 준다. 큰 특종은 없지만, 도시의 글자 절반이 그의 손을 거쳐 반듯하게 선다. VOTS는 폐간을 되돌리지 않는다. 대신 새로 짤 판을 매일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쉼표 하나 옮겼습니다. 같은 말인데 덜 화난 사람 같군요.
활자 거꾸로 놓는 건 실수입니다. 세상이 원래 거꾸로라는 변명은 안 받습니다.
이 한 줄은 제 이름으로 짜 보려고요. 지면이 모자란 게 아니라 제가 자꾸 빼 버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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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벨지

새벽 어시장 국밥집 주인 · 새벽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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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벨지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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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벨지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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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벨지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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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항로가 폐쇄되던 날 새벽, 그녀는 텅 비어 가는 화물선 갤리(선내 주방)에서 마지막 아침을 차렸다. 남은 선원들에게 국을 한 그릇씩 돌리고, 마지막 한 사람이 그릇을 비우자 갤리의 불을 손수 껐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아침에 유독 늦게 온 젊은 선원 하나에게, 국이 다 떨어져 물을 더 부은 멀건 국밥을 내주고 말았다. "다음엔 제대로 말아 줄게"라고 했지만 다음은 없었다. 그 멀건 한 그릇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늦게 온 손님에게 유독 국물을 넉넉히 붓는 손버릇으로만 조용히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벽 어시장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에게 국밥을 만다. 큰 항해는 없지만, 도시의 새벽이 그녀의 김으로 데워진다. VOTS는 폐쇄된 항로를 다시 열어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아침 채울 솥을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앉아! 바다에서 흔들린 속을 여기 와서 또 굶기려고?
밥 더 줄까? 고민하는 얼굴이면 일단 국자는 든다!
오늘은 늦게 와도 제대로 말아 줄게. 멀건 마지막 한 그릇은 자꾸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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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이졸 텐

헌 옷 리폼 가게 주인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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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유행과 사복이 금지된 제복 왕국에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지어야 할 제복의 단을 규정대로 재지 않고 몰래 풀어, 그 옷을 입을 한 사람의 실제 치수에 맞춰 다시 박았다. 규율을 어긴 마지막 바느질이었다.

02 남은 미련

그 사람에게 "이제 이 어깨선이 당신 거예요"라고 말해 주려다, 규율이 무서워 끝내 입을 다물었다. 옷은 고쳐 줬지만 그 한마디를 못 했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손님에게 배색을 제안한 뒤 늘 "…근데 정하는 건 당신이에요"라고 굳이 덧붙이는 말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누군가의 낡은 옷을 고쳐, 규격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맞는 형태로 돌려준다. 큰 예복은 없지만, 도시 사람들의 몸에 맞는 옷이 그녀의 손을 거쳐 나간다. VOTS는 사라진 왕국을 복원해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고칠 옷을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그 옷이 너한테 명령하네. 어깨선부터 좀 조용하게 만들어 줄까?
어두운 색만 입으라고? 그 말을 한 사람이 네 빨래도 해 줘?
이제 이 어깨선은 당신 거예요. 옷만 고쳐 주고 그 말은 못 했던 적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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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포이 럼

겨울 비눗방울 장수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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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여름이 영영 끝나 버린 해변 유원지에서, 그는 마지막 남은 풍선 하나를 손님에게 팔지 않고 매듭을 풀어 하늘로 놓아주었다. 팔면 오늘 하루 장사가 됐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02 남은 미련

풍선을 놓아주고 나서, 그 아이에게 "이건 파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거였어"라고 설명해 주려다 못 했다. 아이는 풍선이 사라진 하늘만 보다가 갔다. 그 설명을 아직도 못 끝냈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방울을 불고 나서 늘 "이건 파는 걸까요, 보여주는 걸까요" 하고 혼잣말하는 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영하의 광장에서 방울을 불어, 잠깐 얼었다 종소리를 내며 터지는 30초를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여름은 없지만, 겨울에만 가능한 얼음 방울이라는 새 장사가 그의 손끝에 생겼다. VOTS는 끝난 여름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겨울의 광장 한 자리를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봐 봐, 저 방울에 네 얼굴—앗. 소개가 너무 길었네!
잡으면 터져요! 손해배상은 안 받지만 방울한테 좀 민망하겠죠?
보여주고 싶었던 거라고 말했어야 했어. 가져가지 못하면 선물이 아닌 줄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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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소예 란트

끝난 드라마의 회상 속 첫사랑 (현재는 등불 여관 골목의 조용한 거주자)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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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드라마의 마지막 회, 주인공이 오래된 사진을 넘기는 짧은 회상 컷. 소예는 그 몇 초 동안 웃으며 서 있었고, 컷이 넘어가자 화면에서 사라졌다. 그것이 그녀가 등장한 마지막이자, 처음이자 마지막 '현재'였다.

02 남은 미련

회상 속에서 그녀는 늘 웃고만 있었고, 단 한 번도 자기 입으로 "나는 지금 여기 있어"라고 말해 본 적이 없다. 그 대사가 그녀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두 번째로 오면 저를 보실 거예요"라고 조용히 청하는 말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여관 골목에서 이웃을 두 번, 세 번 만난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마다 사람들은 그녀를 그녀로 본다. 극적인 재회는 없지만, 회상이 아닌 '지금'이 매일 조금씩 쌓인다. VOTS는 끝난 드라마를 재개해 주지 않는다. 대신 두 번째 만남이 가능한 골목을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아, 오늘은 웃고 있는 장면 아니에요… 그냥 뜨거운 차에 입천장 데었어요.
우연히 만난 거라고요? 이 골목 사는데… 저도 장 보러는 나와야죠.
나는 지금 여기 있어요. 누가 회상하는 중이 아니어도…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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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 난스

못·경첩 철물점 주인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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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조선소가 해체되던 날, 그는 도크에 남은 마지막 배의 마지막 리벳 하나를 손수 박았다. 이미 그 배는 뜨지 못할 게 정해져 있었지만, 그는 마무리를 하지 않은 배를 두고 나올 수 없었다. 리벳을 박고 나서 그는 망치를 챙겨 도크를 나왔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배에 이름조차 붙지 못했다. 그는 리벳은 다 박았지만, 배 옆구리에 이름 판을 달아 주는 일은 하지 못한 채 도크를 나왔다. 이름 없는 배를 두고 온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남의 문패용 못을 팔 때 유독 오래 못을 고르는 손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도시의 문과 좌판과 간판을 붙드는 못을 판다. 큰 배는 없지만, 도시의 절반이 그의 못으로 이어져 있다. VOTS는 해체된 조선소를 되세워 주지 않는다. 대신 작은 것을 매일 잇게 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세 치 못. 두 치는 짧아. 자네 확신은 나무를 붙들어 주지 못해.
경첩 소리 없애 줄까? 문이 자꾸 참견하는 모양이군.
배 이름 판을 못 달았어. 리벳 다 박고도 끝난 일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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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오르드

약속의 매듭장이 · 문턱시장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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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항구가 얼어붙어 다시는 배가 뜰 수 없게 된 날,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배 한 척을 계선주에 묶었다. 그러고는 그 매듭을 풀지 않고, 마치 열쇠를 두고 가듯 그대로 남겨 둔 채 문을 건너왔다. 누군가 언젠가 그 매듭을 풀 필요가 생기면 그때 풀리도록.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매듭을, 그는 '붙잡으려고' 묶은 건지 '배웅하려고' 묶은 건지 아직도 스스로 답하지 못했다. 남겨 둔 그 매듭이 잘한 일인지 확신이 없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매듭을 묶고 나서 늘 "묶는 건 붙잡는 게 아니야"라고 혼잣말처럼 덧붙이는 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도시의 짐과 천막과 꾸러미를 묶고, 필요할 때 풀어 준다. 큰 배는 없지만, 도시의 매듭이 그의 손을 거친다. VOTS는 얼어붙은 항구를 녹여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묶고 배웅할 작은 것들을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풀 수 있게 묶어. 부탁이 매듭보다 꽉 조이면 곤란해.
이쪽 줄 잡아 줘. 신뢰 시험은 아니야. 내 손이 두 개뿐이라.
그 마지막 매듭은 배웅이었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오늘 건 묶는 이유부터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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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도인

야간 상비약 창구지기 · 시청 앞 계단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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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역병이 끝나 가던 도시에서, 그녀는 마지막 남은 사람에게 마지막 접종을 놓았다. 더 놓을 약도, 올 사람도 없어지자 그녀는 방역 창구의 불을 손수 껐다.

02 남은 미련

역병이 한창일 때, 약이 모자라 마지막 몇 사람에게는 '괜찮아질 거예요'라는 말밖에 주지 못했다. 그 말이 처방이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 몇 사람의 얼굴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약으로 안 되는 통증 앞에서 유독 오래 창구 불을 켜 두는 습관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넘어지고 언 사람들에게 상비약을 건넨다. 비상은 없지만, 도시의 밤이 그녀의 창구 불빛으로 조금 덜 무섭다. VOTS는 겪은 상실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비상이 아닌 일상의 약을 내줄 창구를 맡긴다.

이웃과 나누는 말

어디가 불편한지부터요. ‘괜찮다’는 대답만으론 제가 선반을 고르기 어렵습니다.
복용 설명은 끝까지 들어 주세요. 고개 끄덕이는 속도가 약보다 빠르네요.
말만 드렸던 얼굴들이 있어요. 지금은 제가 드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확히 말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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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베라 폰

축음기 목소리 편지 노점상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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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방송이 끝나 버린 세계에서, 그녀는 마지막 방송 테이프를 릴에 감아 상자에 넣고 봉인했다. 그러고는 아무 방송도 나가지 않는 스튜디오의 문을 잠갔다. 잠그기 직전, 그녀는 텅 빈 스튜디오에 대고 마이크를 잠깐 켰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껐다.

02 남은 미련

스튜디오를 잠그기 직전 켰던 마이크에 대고, 그녀는 결국 아무 말도 남기지 못했다. 그 마지막 순간에 자기 목소리를 한 마디도 담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남의 목소리는 다 담으면서 자기 목소리만은 녹음하지 않는 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시장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새 실린더에 담는다. 방송은 없지만, 도시의 목소리들이 그녀의 나팔을 거쳐 남는다. VOTS는 끊긴 방송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재생이 아니라 매일 '첫 녹음'을 하게 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목소리 조금만 낮춰요. 수취인보다 옆집이 먼저 고백 들을 기세네요.
방금 웃은 데는 안 잘라도 돼요. 오히려 거기서 누가 보냈는지 알겠는데.
녹음 시작할게요. 이번엔 제 이름도 앞에 넣으려고요. 빈 마이크한테 인사만 시키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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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브뤼

광장 초상화가 · 폐극장 거리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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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초상이 금지된 세계에서, 그는 궁정으로부터 마지막으로 그린 초상 한 점을 태우라는 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 그림을 불 앞까지 가져가고도 끝내 태우지 못했다. 그가 캔버스를 든 채 망설이는 사이, 그의 세계가 끝났다.

02 남은 미련

그는 그 마지막 초상을 완성하지도, 태우지도, 주인에게 돌려주지도 못했다. 명을 어긴 것도 따른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그림을 안고 있다가 세계가 끝났다. 그 주인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이 미련은 VOTS가 대신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초상을 완성하고 나서 늘 "이건 태우지 않아도 돼요"라고 굳이 덧붙이는 말버릇으로만 배어 나온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광장에서 사람들의 초상을 자유롭게 그린다. 궁정도 명령도 없고, 태우라는 지시도 없다. 그가 그리는 초상은 이제 아무도 태우지 않는다. VOTS는 사라진 궁정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금지 없이 매일 그릴 얼굴들을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편한 표정으로요. 그림값을 생각하는 표정 말고요.
눈가 주름은 남길까요? 웃은 경력을 제가 멋대로 지우면 안 되겠지요.
그 초상은 끝내 못 돌려줬어요. 손님 건 다 그리면 바로 드릴게요. 제 곁에 너무 오래 두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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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올가 심

등불 기름·심지 가게 주인 · 은빛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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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꺼지지 않는다던 성소의 큰 등이, 순례가 끊긴 지 여러 해 만에 스스로 사그라들던 밤.

02 남은 미련

등이 꺼지기 직전, 심지를 조금만 더 길게 남겨 두었다면 하룻밤은 더 갔을까 하는 생각. 그녀는 그 밤 심지를 걷어 품에 안았지만, 태우지 못하고 가져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도시의 등이 꺼지고도, 어김없이 아침이 온다는 사실을 그녀가 직접 보게 한다. VOTS는 그녀가 지킨 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꺼짐과 함께 살아도 되는 자리, 다음 밤을 위한 심지를 자를 손, 누군가의 처마에 걸릴 작은 불을 판다는 생활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기름부터 보충하세요. 불꽃한테 의지만 요구하면 냄새로 항의합니다.
심지는 이만큼. 검약은 좋지만 불까지 인색하게 만들진 마세요.
그 밤 심지를 챙겨 왔죠. 태울 생각으로 잡았는데… 아직 손에 남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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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페니 왁

여관 골목 계단 물청소 담당 아이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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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대저택이 문을 닫던 날, 텅 빈 현관의 대리석 계단을 마지막으로 닦던 순간.

02 남은 미련

"수고했다"는 말을 한 번도 못 들은 채 저택이 닫혔다. 페니는 아직도 계단을 다 닦으면 누가 그렇게 말해 줄 것 같아 위를 올려다본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아무도 그녀에게 청소를 시키지 않는다는 사실. VOTS는 저택을 돌려주지 않지만, 그녀가 닦는 계단이 이제 '벌'이 아니라 그녀가 고른 놀이가 될 수 있는 골목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계단 젖었습니다, 주인어른! 아, 손님! 그냥 손님이죠. 입이 먼저 미끄러졌네.
위에서부터 닦아야 해요. 물도 내려오는 법은 저보다 잘 알아서.
다 닦았어요. …왜 쳐다보냐고요? 그냥, 누가 한마디 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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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페로 울딘

우산 수선 전문점 주인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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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평생 그치지 않던 비가 마지막으로 뚝 멈추고, 처마의 낙수가 끊기던 순간.

02 남은 미련

비가 멈추던 날, 아버지의 마지막 우산을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 페로는 그 반쯤 펼쳐진 살대를 지금도 앞치마에 꽂고 다닌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비가 드문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여전히 무언가를 머리 위로 펴 든다는 사실. VOTS는 그의 비를 돌려주지 않지만, 눈과 낙수 앞에서 우산이 다시 필요해지는 궂은 날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우산이 뒤집혔군요. 속마음까지 보여 주는 건 수리 대상입니다.
살대가 휘었지 끝난 건 아니에요. 새로 사라는 말은 조금 뒤에 합시다.
앞치마에 꽂은 건 아버지 우산 살대예요. 반쯤 펼쳐진 채 남겨 둔 게 자꾸 걸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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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롯타 밈스

시장 화해 중재꾼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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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전쟁을 멈추는 마지막 정전 서명 자리에서, 두 협상가 사이에 차를 따르던 순간.

02 남은 미련

서명은 끝났지만 두 사람이 진짜로 화해했는지는 끝내 알지 못했다. 서명이 곧 화해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것이 다르다는 걸 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서명이 아니라 '마주 앉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매일 확인시켜 준다. VOTS는 그 전쟁을 되돌리지 않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다투고 또 화해하는 시장을, 그 사이에 의자를 펼 손이 필요한 골목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둘 다 앉아! 목소리 큰 쪽 의자가 더 높아지는 거 아니니까!
누가 먼저냐고? 먼저 물 한 모금 마시는 사람이 오늘은 제일 현명해.
서명했다고 다 풀린 건 아니지. 종이 말고 서로 얼굴 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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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 니에베

새벽하늘 색 예보가 · 끝눈 플랫폼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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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해가 뜨지 않게 된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떠오른 일출을 관광객 하나 없이 혼자 지켜보던 순간.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일출을 아무와도 나누지 못했다. 늘 사람들에게 아침을 안내하던 그녀가, 정작 마지막 아침은 혼자 봤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 도시에는 매일 아침이 오고, 그 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VOTS는 그녀의 잃어버린 아침을 돌려주지 않지만, 매일 새로운 색으로 열리는 하늘과, 그 예보를 챙겨 갈 사람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내일은 옅은 살구색이에요. 조리법 물으셔도 못 끓여 드려요.
일찍 오셨네요. 하늘도 아직 색을 섞고 있는데.
마지막 일출은 혼자 봤어요. 내일은 저기 앉아 있을게요. 오면 옆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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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 톨

의자 목공소 주인 · 인쇄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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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의자가 법으로 금지되던 날, 마지막으로 만든 의자를 강물에 띄워 보내던 순간.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의자에 정작 자기는 한 번도 앉아 보지 못했다. 만들자마자 강에 띄워야 했기에.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 도시는 앉는 것을 죄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 VOTS는 그의 잃어버린 목공소를 돌려주지 않지만,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앉아 한숨 돌릴 자리가 필요한 골목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앉아 보세요. 칭찬은 무게를 실은 다음에 받겠습니다.
삐걱거리면 말해요. 손님 무릎 소리랑 의자 소리는 제가 구분합니다.
마지막 의자엔 못 앉았죠. 이번 건 제가 먼저 잠깐 앉아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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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피코 라딘

중고 장난감 노점 상인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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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가게 문을 닫으며, 팔지 못한 마지막 재고를 창고에 봉인하던 순간.

02 남은 미련

그 많은 장난감을 팔면서, 정작 자기가 마음껏 가지고 논 것은 하나도 없었다. 늘 파는 쪽이었지 노는 쪽이 아니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 도시에서는 어른도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잠깐 아이가 된다는 사실. VOTS는 봉인한 재고를 돌려주지 않지만, 낡은 장난감이 다시 손에서 손으로 건너가는 시장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아직 잘 굴러가요! 아, 내 가게 밖으로는 가지 마, 매출아!
고장 난 줄 알았는데 태엽만 안 감았네. 나도 아침엔 똑같아서 이해해.
이건 잠깐 안 팔게요. 제가 한 판만 먼저 놀아 보려고. 팔 줄만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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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로 셰

기록청 사진 보관사 · 기록청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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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검열국이 사진을 태우던 세계에서, 마지막 필름을 물에 숨겨 국경을 건너던 밤.

02 남은 미련

숨겨 온 필름은 한 통뿐이었다. 태워진 수많은 얼굴들 중 그가 구한 것은 극히 일부였고, 그는 나머지를 구하지 못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 도시의 암실에는 자물쇠가 없다는 사실. VOTS는 태워진 얼굴들을 돌려주지 않지만, 숨기지 않고 현상해도 되는 밤과, 태워지지 않고 보관되는 도시의 기억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사진은 모서리로. 그 사람 얼굴 위에 손가락 놓지 마세요.
암실입니다. 방문 인사보다 불 안 켜는 게 더 반갑습니다.
한 통은 지켰어요. 한 통밖에 못 지켰다는 말도… 같이 남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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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 바르

맨발 얼음 스케이터 · 도시 외곽 호수 ~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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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빙상장이 다 녹아 버린 세계에서, 취소된 마지막 대회 날 아무도 없는 빈 링크 가운데서 홀로 연기를 끝까지 마치던 순간.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연기를 아무도 채점하지 않았다. 잘했는지 못했는지 끝내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채, 대회 자체가 취소됐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이 도시에는 얼지 않는 계절이 없고, 호숫가에는 채점하지 않는 관객이 있다는 사실. VOTS는 녹은 빙상장을 돌려주지 않지만, 맨발로 지칠 얼음과, 점수 대신 그저 지켜보는 사람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맨발이 신기해요? 나도 네 두꺼운 양말이 부러운데.
넘어진 건 안무 아닙니다. 박수 치면 제가 좀 민망해요.
점수 말고 뭘 봤는지 말해 줄래요? 아무도 말 안 하던 마지막 연기보다 그게 나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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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켈 도미르

은퇴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라면 골목 단골)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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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단원이 모두 떠난 텅 빈 무대에서, 아무도 연주하지 않는 마지막 곡을 끝까지 지휘하던 순간.

02 남은 미련

마지막 곡을 지휘하는 동안, 실제로는 아무 소리도 울리지 않았다. 그의 귀에서만 완벽한 합주가 들렸고, 그것을 아무와도 나누지 못했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소리는 오케스트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라면 골목의 소음에도 있다는 사실. VOTS는 떠난 단원들을 돌려주지 않지만, 매일 새로 울리는 생활의 소리와, 그것을 지휘하듯 들을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가 조금 급하군. 이 식탁은 알레그로인가?
국수는 포르테로 먹어도 좋네. 옆사람 국물에 튀는 부분만 조금 피아노로.
자네한텐 그냥 그릇 소리겠지. …그래도 좋네. 오늘은 내가 뭘 들었는지 말할 사람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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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8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20명의 주민 · 141–160
14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노에 브리

새벽 빵집 주인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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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오래 포위됐던 도시의 성문이 열린 아침, 그는 마지막 배급 주방에서 배급이 아닌 첫 아침빵을 구워 창가에 늘어놓았다.

02 남은 미련

해방된 아침에도 냄새가 닿지 못한 집들이 있었는데, 그는 그 문을 두드리지도, 빵을 놓고 오지도 못하고 자기 가게만 지켰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슬픔을 대신 정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의 새벽 걸음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벽 원하는 만큼 구울 화덕과, 그 빵을 기다리는 골목. VOTS는 그가 닿지 못한 문을 대신 열어 주지 않는다. 대신 냄새가 멈추는 집 앞에 조용히 빵을 놓고 오는 일이 허락되는 아침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빵은 먼저 부풀었는데 제가 아직 덜 깼네요. 봉투 잘못 접어도 빵은 맞아요.
냄새만 맡고 가도 돼요. 다만 배가 나중에 항의하면 저는 못 들은 걸로.
가게 안에서 기다리기만 했죠. 오늘은 저 골목 끝에 빵 몇 개 두고 오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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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치노 마르

분필 낙서 지도가 · 시청 앞 계단~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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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지도를 그렸다는 이유로 오래 쫓기던 그에게 수배 해제 통지가 붙던 날, 그는 처음으로 광장 한복판에 지우지 않아도 되는 지도를 그렸다.

02 남은 미련

그리자마자 지워야 했던 그 오랜 세월, 누군가 자기 지도로 무사히 도망쳤는지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길을 대신 정해 주지 않는 선에서 그의 손끝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아침 다시 그릴 광장과, 그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사람들. VOTS는 그의 지도를 영원히 남겨 주지 않는다. 대신 지워지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매일 다시 그리는 손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길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여기서 왼쪽! 그 왼쪽 말고—아, 내가 지도를 거꾸로 들었네. 네 왼쪽 맞아.
눈 오기 전에 외워. 비엔 끄떡없는데 눈한텐 꼼짝을 못 해. 추위를 타는 지도라니까.
그 지도로 누가 빠져나갔는지 몰랐어. 도착하면 분필로 점 하나만 남겨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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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카나 우루

금 이음 그릇 수선(킨츠기) 장인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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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완벽한 그릇만 진열하던 왕궁 창고에서, 금 간 그릇들을 전부 깨뜨려 버리라는 마지막 명이 내려온 밤, 그녀는 금 간 찻잔 하나를 명을 어기고 품에 안았다.

02 남은 미련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건 단 하나뿐이었고, 나머지 금 간 그릇들은 그녀 눈앞에서 깨졌다.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손이 하나뿐이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붓질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깨진 그릇을 받아 금으로 이을 작업대와, 그 그릇을 더 아껴 가는 손님들. VOTS는 그날 깨진 그릇들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깨진 것을 흠이 아니라 무늬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금 간 자리부터 봅니다. 못 본 척하면 다시 거기서 깨져요.
금색을 좋아하셔도 일부러 떨어뜨리진 마세요. 제 일이 더 슬퍼집니다.
그때 하나만 안고 나왔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져온 조각을 전부 펴 놓고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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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 밀즈

어시장 얼음 나르기 소년 · 새벽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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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냉장고가 세상에 퍼져 얼음 배달이 필요 없어진 마지막 아침, 그는 앓아누운 아버지를 대신해 가문의 마지막 배달을 혼자 완수하고 빈 수레를 끌고 돌아왔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배달을 완수하고 돌아왔을 때 "잘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는 아버지에게 "이 일 계속하고 싶었어요"라고 끝내 말하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콧노래가 잠깐 멎는 순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새벽 얼음을 나를 어시장과, 그의 집게 솜씨를 인정해 주는 어른들. VOTS는 사라진 가업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낡았다고 여겨진 일이 여전히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멈추어도 손을 잡아 줄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얼음 갑니다! 차가운 걸 들고 있는데 길까지 차갑게 막으시면 안 돼요!
쉴 때 손이 더 시려요. 이 일, 휴식한테만 심술을 부려서.
아버지한테 이 일 계속하고 싶다고 못 했어요. 지금은 누가 물으면 바로 말해요.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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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렌 하스

구호소 붕대 감는 사람 · 기록청 계단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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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오래된 전쟁이 끝나던 날, 그녀는 야전병원에서 마지막 부상병의 붕대를 감고, 팔에 두르던 간호 반장 완장을 벗어 반납했다.

02 남은 미련

그 오랜 세월, 그녀는 붕대만 감았지 한 번도 환자에게 "당신은 이제 괜찮아질 거예요" 하고 마음까지 감싸 주지 못했다. 손이 늘 다음 부상병을 향해 바빴기 때문이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손끝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작은 상처를 돌볼 구호소와, 급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VOTS는 그녀가 못 감싼 마음들을 대신 감싸 주지 않는다. 대신 응급이 아니라 돌봄으로, 목숨이 아니라 무릎으로, 하루 단위가 아니라 계절 단위로 사람을 돌보는 법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가르쳐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앉아요. 용감한 건 알겠고, 지금 필요한 건 팔꿈치예요.
너무 꽉 감았으면 말해요. 참기 대회는 접수 안 받습니다.
손은 늘 다음 사람한테 갔지. 지금은 묻고 갈게요. 더 하고 싶은 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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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브 아넬

시든 꽃 꽃수레 상인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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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시들지 않는 조화만 남은 세계에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은 진짜 꽃 한 송이가 시드는 것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02 남은 미련

그 마지막 꽃이 시들 때, 그녀는 슬퍼하기만 했지 그 하루를 온전히 사랑해 주지 못했다. 시드는 걸 붙잡으려고만 하다가 지금의 아름다움을 놓쳤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녀의 손끝 속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시든 꽃을 하루 더 피워 팔 수레와, 그 하루를 사러 오는 사람들. VOTS는 진 꽃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대신 시드는 것을 붙잡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지나가는 것에도 곁을 내어 주는 하루가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조금 시들었죠. 대신 고개 숙이는 모습은 이 꽃이 제일 잘해요.
선물할 꽃인가요? 받는 사람 앞에서 ‘싱싱했을 땐’부터 시작하진 마세요.
마지막 꽃 앞에서는 슬퍼하느라 바빴어요. 오늘 이 빛깔은 놓치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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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텔로

끝난 코미디 콤비의 잔류자 (거리 만담가) · 폐극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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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완결된 코미디 쇼의 마지막 화에서, 오래 함께한 파트너 캐릭터가 이야기를 마치고 퇴장했고, 지코는 무대에 홀로 남아 받아칠 사람 없는 농담을 던졌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화에서 파트너가 퇴장할 때, 그는 웃기는 마무리 대사만 던졌지 "고마웠어" 한 마디를 끝내 하지 못했다. 웃음으로 끝내는 게 콤비의 규칙이라 여겨서였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농담이 문득 멎는 순간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농담을 던질 골목과, 가끔 진짜로 웃어 주는 얼굴들. VOTS는 떠난 파트너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혼자서도 웃음을 시도할 수 있는 자리와, 어쩌면 새로운 받아침이 올 수도 있는 만남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여기서 상대가 받아쳐야 해요. …왜 조용해요? 아, 오늘도 내가 혼자였지. 인건비 절약!
박수 늦어도 됩니다. 제가 방금 농담 설명서를 안 나눠 드려서.
고마웠어. 오늘은 뒤에 웃기는 말 안 붙일게. 그 말만 남겨도 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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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캅

삭도(케이블 곤돌라) 관리인 · 별빛 다리~외곽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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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산 마을이 모두 비워지던 마지막 날, 유리는 마지막 주민을 태운 하행 곤돌라를 자기 손으로 밀어 보내고, 텅 빈 상행 케이블을 홀로 지켰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곤돌라를 내려보내며, 유리는 "잘 가요"라고만 했지 "다시 올라와도 돼요"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어차피 올라올 마을이 없어졌으니까.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하행 곤돌라를 보내는 손짓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언덕을 오르내릴 곤돌라와, 다시 늘어나는 승객들. VOTS는 비워진 산 마을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내려보내는 일만이 아니라 올려 보내는 일이 있다는 것을, 언덕 위에도 다시 불빛이 켜질 수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천천히 타요. 곤돌라가 손님 기다렸지, 손님한테 달려들겠다고 기다린 건 아니니까.
저쪽에 둘 탔네요. 기분은 몰라요. 케이블이 상담일까지 하면 제가 실직하죠.
다시 올라와도 돼요. …그 말을 할 수 있는 언덕이라, 여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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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바스코 돌

유리온실 야간 경비 · 유리등 온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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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식물원이 불타던 마지막 밤, 바스코는 불길 속에서 온실 전체를 지키지는 못하고, 다음 세대의 씨앗이 든 금고 하나만은 끌어안고 나왔다.

02 남은 미련

그날 밤, 웅성임의 톤이 이상하다는 걸 초저녁부터 느꼈는데, 그는 늘 그랬듯 "낮에 프림한테 물어봐야지" 하고 미뤘다. 조금만 더 자기 귀를 믿었다면 불을 더 일찍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가 밤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식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밤 지킬 온실과, 그 온실이 내는 웅성임을 들을 귀. VOTS는 불탄 식물원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지키는 밤만이 아니라 듣는 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상한 톤을 함께 나눌 낮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보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밤 순찰이에요. 작은 소리로 반가워하셔도 충분히 알아들어요.
잎사귀가 수다스럽네요. 저보다 밤샘 수당을 먼저 요구할 것 같아요.
이상한 소리는 오늘 밤에 확인해요. 낮에 물어보자는 말이 귀보다 먼저 나오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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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에코 파스

잊힌 골목 측량사 · 도시 외곽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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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자기가 나고 자란 마을의 이름이 공식 지도에서 삭제되던 순간, 에코는 관청 앞에서 지도에서 마을 자리가 하얗게 지워지는 것을 끝까지 지켜봤다.

02 남은 미련

마을이 지워질 때, 에코는 그 골목들의 이름을 하나도 빠짐없이 적어 두지 못했다. 몇 개의 이름은 끝내 기억나지 않아, 그 골목들은 이름 없이 사라졌다. 이 미련은 VOTS가 반드시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원할 때만 새어 나오고, 남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가 명단에 이름을 적는 손끝에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걸을 잊힌 골목들과, 명단에 적을 이름 없는 자리들. VOTS는 지워진 마을을 지도에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지도에 없어도 존재하는 것들의 명단을 만들 자리를, 그리고 그 명단을 함께 만들 사람들을, 생활의 반복 속에서 천천히 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한 발만 옆으로요. 지금 손님 그림자까지 골목 너비에 넣을 뻔했어요.
좁다고 하찮은 길은 아니죠. 제 점심 지름길만 해도 아주 중대합니다.
이 골목 이름, 다시 말해 줄래요? 이번엔 길이보다 먼저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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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하연 목

벼루·먹·붓 문방구 주인 · 인쇄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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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 목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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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서예가 아무도 남지 않은 세계에서, 하연은 마지막 먹 한 자루를 벼루에 다 갈았다. 그리고 큰 종이 한 장에 큰 글자 하나를 썼다. 붓을 놓고, 그 글자를 오래 들여다본 뒤, 종이를 말아 품에 넣었다.

02 남은 미련

그 글자를 무엇이라 썼는지, 하연은 끝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때 그걸 소리 내어 읽어 줄걸" 하는 마음이 남았다 — 들어 줄 사람이 이미 아무도 없었지만.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새 종이를 앞에 두고 붓을 들었다가, 첫 획을 긋기 직전에 잠깐 멈추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먹을 갈아 건네는 자리, 매일 누군가의 걸음을 잠깐 느리게 하는 하루. VOTS는 사라진 서예 문화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붓 든 사람이 드물어도 먹이 필요한 골목, 계속 먹을 갈 수 있는 손, 마지막 글자를 재촉받지 않고 언젠가 다시 쓸 수 있는 흰 종이 한 장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먹은 천천히 가세요. 서두르면 글씨보다 손목이 먼저 소감을 남깁니다.
좋은 붓이군요. 이제 글씨 탓을 붓에 넘기긴 좀 어려우시겠네요.
그 글자는 혼자만 알고 있었지요. 오늘 쓴 건… 소리 내어 읽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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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볼가 스텐

짐꾼 조합장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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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가 스텐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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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 모음1024 × 1536
볼가 스텐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대상이 해산하는 마지막 길, 늙은 낙타 한 마리가 더는 걷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볼가는 그 낙타의 짐을 전부 자기 등에 옮겨 지고, 남은 길을 끝까지 걸어 목적지에 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빈 짐끈을 어깨에서 풀었다.

02 남은 미련

낙타의 짐을 대신 진 건 후회하지 않지만, 그 낙타를 두고 온 것이 마음에 남았다. "짐 말고 낙타를 업고 올걸" 하는, 이룰 수 없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은 뒤에도 잠깐 등을 펴지 못하고 굽은 채 서 있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짐을 나눠 지는 조합, 매일 무거운 것을 제 집까지 데려다주는 하루. VOTS는 사라진 대상길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낙타가 없어도 짐이 있는 광장, 계속 짐을 질 수 있는 등, 함께 지어 주는 조합원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무거운 거 이리 줘! 자네 체면까지 실으면 추가 요금이다!
한 번에 다 들지 마. 짐꾼 조합장도 문짝 두께는 못 이긴다!
짐 대신 낙타를 업고 왔어야 했다고 생각해. 말이 안 되는 건 알아. 그래도 등에 자꾸 힘이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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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네요 팀

소식지 신문팔이 · 인쇄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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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요 팀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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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 모음1024 × 1536
네요 팀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큰 사건이 터져 호외가 인쇄되던 날, 네요는 여느 때처럼 호외 한 뭉치를 가방에 담고 골목으로 뛰어나갔다. "호외요!"를 외치며 반쯤 팔았을 때, 세계가 멈췄다. 남은 호외가 가방에 그대로 있는 채였다.

02 남은 미련

호외를 건네려던 그 손에게 결국 한 부를 못 줬다. "그 아저씨한테 한 부만 더 줄걸"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소식지를 다 팔고도 가방 바닥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버릇, 남은 부수를 세어 보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소식지를 파는 자리, 매일 누군가에게 기다리던 소식을 먼저 건네는 하루. VOTS는 다 못 판 옛 호외를 대신 비워 주지 않는다. 대신 큰 사건이 없어도 나눌 소식이 있는 골목, 계속 뛸 수 있는 다리, 그의 소식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소식지요! 큰 소식은 목청으로, 작은 소식은 글씨로 팝니다!
아직 안 읽었으면 새 소식이죠! 어제 거라고 목청까지 할인되진 않아요!
손 내밀었는데 못 준 분이 있어요. 오늘은 마지막 한 부도 제가 직접 건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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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리네 아스크

크리스탈·시계 유리 세공사 · 오래된 종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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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해가 거의 다 흐려진 세계에서, 리네는 마지막 남은 프리즘으로 마지막 무지개를 만들었다. 흐린 빛을 그러모아 프리즘에 통과시키자, 광장에 옅은 무지개가 걸렸다. 그 무지개가 스러지기 전에, 리네는 프리즘을 광장 기둥에 걸어 두고 돌아섰다.

02 남은 미련

무지개를 조금 더 오래 걸어 둘 방법을 찾지 못했다. "빛을 붙잡을 수만 있었다면" 하는, 이룰 수 없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완성한 크리스탈을 내주기 직전에 손안에서 한 번 더 빛에 비춰 보는, 아쉬워하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크리스탈을 깎아 빛을 나누는 자리, 매일 창가에 무지개 조각을 흩뿌리는 하루. VOTS는 흐려진 태양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큰 해가 없어도 나눌 빛이 있는 종탑길, 계속 깎을 수 있는 손, 지나가도 괜찮은 무지개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이쪽 빛에 비춰 보세요. 흠집이 아니라 손님 지문부터 보이네요.
무지개가 생겼어요. 각도 유지해요. 칭찬하느라 돌리면 바로 퇴장하거든요.
그 빛을 더 오래 걸어 둘 수는 없었어요. 대신 오늘은 네가 볼 때까지 이걸 잡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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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고로 톤

군밤·계피 호두과자 화로 노점상 · 별빛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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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노점 금지령이 내린 날, 고로는 화로의 마지막 불을 끄기 전에 남은 밤을 전부 구웠다. 그리고 봉지에 담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값을 받지 않고 하나씩 나눠 주었다. 마지막 봉지를 건넨 뒤 화로의 불을 껐다.

02 남은 미련

공짜로 나눠 준 건 후회하지 않지만, "이게 마지막입니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웃으며 건넨 게 마음에 남았다. "마지막이라고 한마디 할걸"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마지막 봉지를 건넬 때가 되면, 봉지를 건네기 전에 손이 잠깐 머뭇거리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밤을 굽고 봉지를 건네는 자리, 매일 다리 위에 군밤 냄새를 피우는 하루. VOTS는 사라진 축제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큰 축제가 없어도 냄새 하나로 사람이 모이는 다리, 금지될 걱정 없이 계속 구울 수 있는 화로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 펴. 뜨거우니까 봉투째 잡고. 고맙다는 말 하다가 밤 떨어뜨리지 말고.
계피 더? 코가 먼저 먹겠다는 거군. 됐어, 조금 더 친다.
오늘 건 이제 마지막이다. …별말 아닌데 예전엔 그걸 못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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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이오 스텔

별빛 다리 바이올린 버스커 · 별빛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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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무료 연주 금지법이 시행되던 날, 이오는 거리 한복판에서 마지막 무료 곡을 연주했다. 사람들이 값 없이 음악을 듣던 마지막 순간이었다. 곡이 끝나자 단속관이 다가와 바이올린을 압수했다. 이오는 활만 손에 쥔 채 서 있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곡을 켤 때, 값을 안 받고 주는 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면서도 곡을 짧게 끝냈다. "조금 더 길게 켤걸"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마지막 곡을 켤 때가 되면 활을 줄에서 늦게 떼는, 여운을 아쉬워하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값을 정하지 않고 연주하는 자리, 매일 다리 위에 한 곡을 흘려보내는 하루. VOTS는 압수된 바이올린을 돌려주지 않는다(메라가 건너온 뒤 새 악기를 수선해 주었다). 대신 값 없이 연주해도 막지 않는 다리, 계속 켤 수 있는 손, 동전 대신 얼굴을 남기는 모자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신청곡 있나요? 제목보다 앞부분을 불러 주면 덜 틀릴 수도 있어요.
바람이 악보 넘겨 주네요. 연주 속도에 의견이 많나 봐요.
오늘은 끝부분을 서두르지 않을게요. 동전 넣으려고 기다리는 건 아니에요. 그냥, 좀 더 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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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란 키

(전) 역할 수행 게임 물약 상점 등장인물 / 현 문턱시장 잡화상 · 문턱시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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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서비스 종료 공지가 뜬 날, 마지막 유저 하나가 물약 상점에 들어왔다. 도브란은 몸에 밴 "어서 오세요, 모험가님!"을 외쳤고, 남은 재고 전부 — 상급 물약이며 희귀 재료며 전부 — 를 단돈 1골드에 팔았다. 서버가 꺼지는 순간까지 그는 계산대에 서 있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유저에게 "여정 잘 마치세요"라는 말을 못 하고 정형구 인사만 했다. "마지막인데 진짜 인사를 할걸"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손님이 나갈 때 정형구 인사 대신 진짜 인사를 하려다 결국 정형구가 먼저 튀어나오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물건을 파는 자리, 매일 손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하루. VOTS는 꺼진 서버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물약이 없어도 팔 것이 있는 시장, 계속 인사할 수 있는 목, 다 쓰고도 없어지지 않는 상품 — 인사말 — 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어서 오십시오, 용사여! …장갑 사러 왔구나. 오늘 퀘스트는 손 녹이기인가?
물약은 없고 물컵은 있습니다! 회복 수치는 모르겠지만 목마른 건 낫겠죠.
‘다시 찾아 주십시오’ 말고… 여정 잘 마쳐요. 오늘은 진짜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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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트 오슬

눈사태 경보 종지기 · 도시 외곽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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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큰 눈사태가 산악 마을을 덮치기 직전, 브란트는 산이 숨을 참는 것을 느끼고 경보 종을 울렸다. 종소리를 듣고 뛴 사람들은 살았고, 미처 듣지 못했거나 짐을 챙기려 늦은 사람들은 눈에 묻혔다. 마을 절반이 살고 절반이 살지 못했다. 브란트는 눈이 멈춘 뒤에도 오래 종 곁에 서 있었다.

02 남은 미련

종을 조금만 더 일찍 울렸다면 몇 사람은 더 살았을지 모른다는 마음. "한 박자 더 빨랐으면" 하는, 답이 없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종을 울리기 전에 반드시 한 번 더 하늘을 확인하는 버릇, '혹시 늦을까' 미리 손이 종으로 가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하늘을 살피고 종을 지키는 자리, 매일 사람들이 안전히 지내는 하루. VOTS는 눈사태를 없던 일로 해 주지 않는다. 대신 큰 재난이 드물어도 지킬 사람이 있는 언덕, 계속 하늘을 볼 수 있는 눈, 살린 절반을 세어 볼 시간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종줄은 장난감 아니야. 만지면 내가 산보다 먼저 놀란다.
오늘은 조용해. 그 말 하러 올라오는 것도 내 일이야.
한 박자 더 빨랐으면 싶지. 그래서 지금 들리는 소리는 그냥 넘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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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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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밀레

온음료 배달 자전거 · 김서림 목욕탕 골목 ~ 도시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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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밀레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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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우유 배달이 끊기던 날, 유주는 마지막 병을 마지막 집 문 앞에 놓았다. 그 문은 그날도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여느 날처럼 빈 병 대신 놓인 병뚜껑을 주워, 그동안 모은 병뚜껑을 자루에 담아 들고 배달길을 떠났다.

02 남은 미련

그 많은 새벽 배달 동안, 문이 열리고 "고맙다"는 말을 직접 들은 적이 드물었다. "한 번쯤 문 열고 인사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배달한 뒤에도 문 앞에서 잠깐 서성이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온음료를 배달하는 자리, 매일 벨을 울리고 따뜻한 걸 건네는 하루. VOTS는 열리지 않던 옛 문을 대신 열어 주지 않는다. 대신 방울 소리에 문이 먼저 열리는 골목, 계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다리,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듣는 배달을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음료 도착! 컵은 따뜻하고 저는 헉헉거립니다. 서비스에 포함이에요!
급히 나오진 마요! 제가 온기랑 같이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 아깝잖아요.
문 열어 줬네요. 고맙단 말 들으니까, 자전거가 아니라 제가 배달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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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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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삭 베른

전직 등대 보급선 선장 / 라면가게 창가 단골 · 라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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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삭 베른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등대들이 하나씩 꺼져 가던 마지막 보급 항해, 로삭의 배는 폭풍과 시간에 쫓겨 한 등대에 기름을 전하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다. 그 등대의 불이 멀리서 흔들리다 사라지는 것을, 로삭은 뱃머리에서 지켜봤다. 항해가 끝나고, 그는 배에서 내려 기압계 하나만 챙겼다.

02 남은 미련

그 등대에 기름을 전하지 못했다. 그 불이 그 뒤 꺼졌는지, 지기가 어찌 됐는지 알지 못한 채 항해를 끝냈다. "그 한 통을 전했어야 했는데"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퀘스트가 아니다. 창밖으로 멀리 불빛이 보이면 잠깐 시선이 오래 머무는 버릇, 기압계를 괜히 한 번 더 두드리는 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날씨를 읽어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자리, 매일 창가에서 라면을 먹으며 내일을 짚는 하루. VOTS는 전하지 못한 기름을 대신 전해 주지 않는다. 대신 바다가 없어도 바람을 읽을 국물 한 그릇, 계속 앉을 창가 자리, 등처럼 흘려보낼 날씨 예보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창가 비었어. 배는 안 오지만 국수는 오지.
저건 안개가 아니라 냄비 김이야. 나도 가끔 항로부터 찾게 되지만.
기름 한 통을 못 전했어. 등대가 그 뒤 어땠는지… 모른 채 먹는 밥도 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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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모음 09

저마다 다른 삶, 서로 다른 이야기

10명의 주민 · 161–170
161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오리 하나

종이 초롱 접기 가게 주인 (전 초롱 장인 견습) · 등불 여관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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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등불 축제가 마지막이던 세계에서, 스승이 손을 떨며 마지막 초롱에 불을 넣지 못하자, 오리 하나가 대신 심지에 불을 붙여 강물 위로 띄웠다.

02 남은 미련

"이제 네 것을 접어라"라는 스승의 말에 "아직요"라고 대답했고, 스승은 웃기만 했으며, 그녀는 끝내 스승 앞에서 자기 이름의 초롱을 접어 보이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어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그녀가 원할 때만 말하고, 대개는 새 초롱의 접지선을 한 번 더 눌러 보는 손버릇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저녁 골목에 자기가 접은 등을 걸 자리, 견본이라 부르며 계속 접어도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시간, 그리고 스승의 마지막 종이 한 장을 유물로 봉인하지 않고 작업대 위에 그냥 두어도 되는 허락. 도시는 그녀의 끝을 취소하지 않는다. 다만 끝난 축제 옆에 매일 밤의 작은 등불을 이어 붙여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접는 선은 여기예요. 손가락이 먼저 주장하면 종이가 곤란해집니다.
조금 삐뚤죠. 불 켜면 그림자도 같이 삐뚤어요. 나름 한결같네요.
제 이름 붙인 초롱을 오늘 접으려고요. ‘아직요’라는 대답은 잠깐 접어 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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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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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핀

새 모이 노점 조수 · 눈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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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핀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254 × 1254

01 마지막 장면

새장이 유행하던 세계에서, 어른들이 모두 떠난 뒤 룰루가 마지막 새장의 문을 열었고, 안의 새는 잠시 머뭇거리다 날아올랐다.

02 남은 미련

날아간 새에게 이름을 지어 주지 못했다. "이름이 있었으면 돌아왔을까"를 룰루는 지금도 가끔 묻는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새로 오는 새마다 서둘러 이름을 지어 주는 습관으로만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아침 새에게 모이를 나눠 줄 노점의 자리, 이름을 지어 줄 새로운 새들, 그리고 떠나지 않고 어깨에 남은 참새 한 마리. 도시는 날아간 새를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이름을 부를 새와, 그 이름에 대답하는 아침을 매일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저 새 나한테만 와! …아, 모이 가진 사람 다 좋아하네. 취향이 넓구나!
이름 지어 줄까? ‘한 줌 더’는 어때? 부를 때마다 피노 할아버지가 헷갈리겠다.
이름 불렀으면 돌아왔을까 싶어. 그래도 지금 오는 애들 이름은 알아 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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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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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 오키

목도리 뜨개 노점 주인 (전 뜨개 교사) · 비막이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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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 오키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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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 오키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실이 배급제이던 세계에서, 마지막 실타래를 받아 든 마무가 그것을 자기 몫으로 쓰지 않고 반 아이들 전원의 목도리를 하나씩 떠 나눠 주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실타래를 아이들에게 다 쓰느라, 정작 한 아이가 "선생님 것도 떠 드릴게요" 하며 배우고 싶어 하던 것을 "다음에" 하고 미뤘다. 그 다음은 오지 않았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광장 아이들에게 시키지도 않은 뜨개를 자꾸 가르치려는 손버릇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광장 한 자리와, 로자가 대주는 무지개 실과, 어깨너머로 뜨개를 배우는 광장 아이들. 도시는 닫힌 교실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가르칠 손이 매일 새로 지나가는 자리를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목도리 끝 끌린다! 멋은 알겠는데 길바닥까지 감기 걸렸니?
그 코 하나 놓쳤네. 성질내지 마, 나도 놓친다. 선생님은 더 조용히 주울 뿐이지.
내 것도 떠 주겠다고 했었지. 배울 사람 마음을 다음으로 미뤘어. 오늘은 같이 떠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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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세임 팔로

경계 이정표 닦는 사람 · 도시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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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모든 길이 한 방향이 된 세계에서, 마지막 갈림길 표지판이 철거되기 직전, 세임이 그 앞에 서서 세 방향의 지명을 마지막으로 소리 내어 읽었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표지판을 지키기만 했을 뿐, 어느 한 방향으로도 스스로 걸어가 보지 못했다. "지키는 사람은 가지 못한다"고 여겼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외곽을 돌면서도 한 방향으로 끝까지 가 보지 않고 늘 되돌아오는 걸음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매일 닦을 외곽의 이정표들과, 그 위에 적힌 여러 방향의 지명과, 그것을 받아 적어 주는 기록자. 도시는 지워진 갈림길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이미 갈림 위에 살고 있다는 것 — 이 도시가 교차로라는 것을 매일 이정표로 확인시켜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왼쪽입니다… 제 왼쪽 말고, 표지판 화살표를 보시면 됩니다.
이정표를 닦았더니 길 묻는 분이 줄었네요. 일을 잘한 건데 좀 심심하군요.
오늘은 저 방향으로 조금 걸어 보려고요. 표지판이 저 없이도 서 있는지… 알지만, 확인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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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 페르

손그림자극 배우 · 비막이 광장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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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 페르 · 캐릭터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1024 × 1536
노미 페르 · 초상 모음
초상 모음1024 × 1536
노미 페르 · 표정 모음
표정 모음1536 × 1024

01 마지막 장면

전기가 끊긴 세계에서, 마지막 촛불이 심지 끝까지 타들어 가는 동안, 노미가 벽에 마지막 손그림자 — 손을 흔드는 사람 — 를 만들었고, 촛불이 다하자 그림자가 사라지며 막이 내렸다.

02 남은 미련

마지막 관객에게 "다음 공연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했지만, 다음 공연은 없었고 그 사람의 얼굴도 어둠 속이라 못 봤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공연이 끝날 때마다 "다음에 또"라고 인사하고 관객의 얼굴을 유심히 보려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밤마다 광장의 모닥불과 등불, 그리고 불가에 모이는 사람들. 도시는 꺼진 마지막 촛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밤 새로 켜지는 빛과, 그 앞에 앉는 관객을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토끼입니다. 개라고 보셔도 괜찮지만 지금 손가락 두 개가 서운해하네요.
불 앞을 지나가시면 갑자기 거인이 등장합니다. 출연료는 없고요.
끝나면 잠깐 불 켜도 될까요? 오늘 관객 얼굴은 보고 인사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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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 몰레

향신료 절구 가게 주인 (전 대상 상인) · 새벽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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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 몰레 · 초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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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 몰레 · 표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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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향신료 길이 닫힌 세계에서, 마지막 대상 행렬이 흩어지던 날, 자히가 마지막 남은 향신료 자루를 팔지 않고 그 안의 씨앗들을 골라 따로 남겼다.

02 남은 미련

동료 둘(카안, 볼가)과 "다음 길에서 보자"고 했지만 다음 길은 열리지 않았다. 셋이 다시 대상을 꾸리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새 손님을 맞으면서도 "나는 곧 떠날 사람"처럼 짐을 완전히 풀지 않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새벽 어시장의 절구 자리와, 매일 오는 코들과, 씨앗을 심을 온실(파야의 온실). 도시는 닫힌 길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자리를 떠나지 않아도 향이 퍼지는 것 — 뿌리내림이 곧 새로운 길이라는 것을 매일 절구로 확인시켜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한 번 빻고 냄새 맡아. 계속 두드리면 향보다 팔이 먼저 성을 내.
맵냐고? 향부터 겁먹으면 혀한테 미안하지 않나.
카안, 볼가랑 다시 길 나서자고 했지. 길은 안 열렸어도, 셋 앉을 자리는 한번 찾아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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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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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노른

이동도서관 수레꾼 (전 요새 도서관 사서) · 전역 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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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 모음1024 ×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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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모음1402 × 1122

01 마지막 장면

봉쇄가 풀린 날, 페이가 마침내 요새 도서관의 문을 열어 책을 빌려주려 했지만, 그 순간 세계가 끝나 한 사람도 책을 받으러 오지 못했다.

02 남은 미련

봉쇄 동안 "풀리면 다 빌려주겠다"고 매일 다짐했는데, 정작 풀린 날 한 권도 빌려주지 못했다. 그 다짐이 허공에 남았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매일 책을 빌려주면서도 "이게 진짜 빌려주는 걸까" 확인하려는 조심스러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책을 실은 수레와, 그 수레가 멈춰 서는 집들과, 손을 내미는 사람들. 도시는 못 빌려준 책들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수십 번, 책을 원하는 손에 책을 건네는 일을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대출하시겠어요? ‘나중에 읽을게요’보다 확실한 첫 단계입니다.
수레가 무거우니 많이 빌려 가세요. 독서 진흥과 제 허리가 오늘은 같은 의견이네요.
빌려주겠다는 다짐만 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지금은 이 책, 직접 건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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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 몬세

새벽 두부·순두부집 주인 (전 두부집 딸) · 눈밭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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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새벽시장이 철거되던 아침, 두리가 마지막 콩물을 끓여 순두부를 만들고, 그것을 팔지 않고 철거를 지켜보러 온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02 남은 미련

철거되기 전, 어머니에게 배운 두부집을 딸에게도 물려줄 참이었는데, 물려줄 새벽이 사라졌다. "다음 새벽에 가르쳐 주마" 한 말이 남았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가게를 너무 일찍 열고 늦게 닫으며 새벽을 붙잡으려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눈밭골목의 새벽 자리와, 김 오르는 순두부를 받으러 오는 이웃들과, 우는 사람을 맡길 수 있는 자리. 도시는 철거된 새벽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매일 새벽 그녀의 김으로 시작되는 골목을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조용히 열었어요. 두부는 아직 이 시간이 새벽인지도 모르겠죠.
세게 잡지 마세요. 오늘 두부는 칭찬만 해도 무너질 만큼 여려요.
배우고 싶으면 오늘 같이 봐요. 다음 새벽에 가르쳐 준다는 말은 좀 어려워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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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미노 폴트

끝난 위인전의 각주 인물 (현 인쇄소 골목 잡일·교정 보조) · 인쇄소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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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 폴트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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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위인전이 완결되어 인쇄되던 날, 미노가 자기 몫으로 남은 문장을 찾아 마지막 장을 넘겼고, 거기엔 "그에게는 셈을 도운 친구가 있었다"는 각주 한 줄만 있었다.

02 남은 미련

위인(친구)에게 하고 싶던 긴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편집에서 전부 잘려 각주 한 줄이 되었다.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이제 자기도 모른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남의 잘린 말을 유독 잘 들으면서 자기 이야기는 늘 축약하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인쇄소 골목의 교정 자리와, 반듯이 만들 남의 글들과, 그의 이름을 본문으로 불러 주는 사람들. 도시는 잘린 각주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그의 이름이 도시의 장부와 명단에 본문으로 적히는 자리를 매일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제 얘기는 짧아서… 아, 줄일 필요 없다고요? 그럼 의자 좀 당길게요.
각주도 오자는 고쳐요. 작게 인쇄됐다고 틀려도 되는 건 아니니까.
친구한테 할 말이 길었는데, 뭐였는지 잊었어요. 오늘은 떠오르는 대로 적고 안 자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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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니발리스의 주민

누베 오스트

빈 하늘 당번 (전 하늘 축제 관람석 안내인) · 끝눈 플랫폼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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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베 오스트 · 캐릭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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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마지막 장면

하늘 축제만 남았던 세계에서, 마지막 축제가 끝나고 하늘에 더는 아무것도 뜨지 않게 된 뒤에도, 누베는 텅 빈 관람석에 남아 빈 하늘을 안내했다.

02 남은 미련

축제가 끝난 뒤 빈 하늘을 안내하는 그녀 곁에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에게 "볼 것도 없는데 왜 앉아 있냐"고 되레 물어 그를 일어서게 했다. 그 사람이 왜 곁에 있었는지 그녀는 끝내 못 물었다. 이 미련은 풀 퀘스트가 아니라, 곁에 앉는 사람에게 "볼 것 없다"고 지레 말해 버리는 습관으로 남는다.

03 여기서 이어지는 삶

끝눈 플랫폼 너머의 관람석과, 빈 하늘을 함께 볼 사람들과, 곁에 앉아도 아무것도 묻지 않는 밤. 도시는 사라진 축제를 되돌려 주지 않는다. 대신 볼 것 없는 밤에도 누군가 곁에 앉는 자리를 매일 이어 준다.

이웃과 나누는 말

오늘 하늘엔 행사가 없어요. 그래도 좌석은 있습니다. 네, 무료고요.
빈 하늘도 자꾸 올려다보게 되죠. 목 아프시면 기대세요. 관람 자세는 자유예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왜 있느냐고 물었었어요. 오늘은 안 물을게요. 그냥 옆에 앉아 있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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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이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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