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054
누리 온
시장 셈 도우미 · 눈꽃시장 · 13세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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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온은 VOTS에 오기 전,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마지막 장부까지 살았다. 미완의 사건을 마저 풀러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셈 이후에도 손끝에 밴 주판알의 감각과 다 못 매긴 값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노바 니발리스에 닿았다. VOTS는 사후세계도, 심판의 방도, 상처를 억지로 낫게 하는 병원도 아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것은 거대한 운명이 아니라 한 끼의 식사, 시장 인사, 잘못 거슬러 준 잔돈, 눈 오는 날의 짧은 대화처럼 다시 고를 수 있는 작은 생활이다. 그의 세계는 끝났고, 그 사실은 취소되지 않는다. 다만 그 곁에 새로운 시장이 이어질 뿐이다.
인물 소개
누리 온은 눈꽃시장 좌판들을 돌며 셈을 도와주는 열세 살 아이다. 상인이 바쁠 때 잔돈을 맞춰 주고, 거스름돈을 검산하고, 하루 매상을 정리해 준다. 그의 일은 아이 장난이 아니라 시장에 실제로 필요한 노동이다. 그가 지나가면 좌판마다 계산이 맞아떨어져 실랑이가 줄어든다. 그는 남의 살림을 캐묻지 않고, 값을 함부로 매기지 않는다. 다만 셈이 필요한 곳에 셈을 대주고, 자기 용돈만은 늘 어딘가 틀려 있는 걸 부끄러워한다.
외형과 인상
헤어는 고동색 바가지머리로 눈썹 위를 반듯하게 자른 모양이고, 유난히 큰 귀가 머리 밑으로 쏙 나와 있다. 눈은 짙은 갈색으로 셈을 할 때만 반짝 빠르게 움직인다. 피부는 시장 볕에 그은 건강한 갈색이고, 체형은 아직 여물지 않은 마른 몸이다. 시그니처는 목에 건 작은 손주판으로, 손가락이 빠르게 알을 튕겨 소리를 낸다. 의상은 어른 것을 물려받은 듯 헐렁한 회갈색 스웨터에 소매를 두어 번 접어 올렸다. 대표 소품은 그 손주판과, 스웨터 주머니에 늘 들어 있는 몽당연필 한 자루다. 실루엣의 핵심은 큰 귀와 목에 건 작은 주판, 헐렁하게 접힌 소매다. 포인트색 고동빛은 머리칼과 주판알에 실려 작은 스프라이트에서도 '셈하는 아이'를 읽게 한다.
성격
누리 온은 야무지고 셈이 빠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관한 것에는 늘 어수룩하다. 겉으로는 똑 부러지는 시장 아이지만, 속으로는 자기가 뭔가 값어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자주 의심한다. 강점은 남의 셈을 절대 틀리지 않는 성실함이고, 못난 구석은 자기 용돈은 늘 틀리게 계산해 손해를 보는 것이다. 비극만 안고 사는 아이는 아니다. 좌판 어른들이 셈을 맡길 때 어깨가 으쓱해지고, 잔돈이 딱 맞아떨어지면 씩 웃는다. 끝난 상단의 막내 회계였던 습관이 남아, 그는 무엇이든 세고 정리하려 들지만, 이제는 그 셈이 나라의 장부가 아니라 시장 아침의 잔돈이라는 게 다르다.
말투와 버릇
어미는 또랑또랑하고 빠르다. 숫자가 나오면 말이 더 빨라진다. 자주 하는 말: "잠깐만요, 다시 셀게요.", "거스름돈 이백, 여기요.", "그건 값을 못 매기겠는데요.", "제 용돈은… 또 틀렸네.", "아저씨, 이거 계산 안 맞아요." 말버릇은 셈을 끝낸 뒤 "딱 맞죠?" 하고 확인받는 것이다. 침묵의 방식은 주판알 튕기기다.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그는 목에 건 주판을 손가락으로 사각사각 튕긴다. 그 소리가 그 아이가 생각 중이라는 신호다.
특별한 능력
능력명: '틀리지 않는 셈'. 거스름돈이든 매상이든, 남의 셈은 그가 절대 틀리지 않는다. 아무리 복잡한 잔돈도 한눈에 맞아떨어진다. 한계와 대가는 분명하다 — 정작 자기 용돈 계산은 늘 어딘가 틀려 손해를 본다. 그리고 값을 매길 수 없는 것들, 이를테면 아침 인사나 웃음 같은 것은 셈이 안 된다. 이 능력은 숫자를 맞출 뿐, 사람 사이의 마음을 계산해 주지는 못한다. 잔돈이 맞아떨어져도 헤어진 상단 사람들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도시의 규칙은 그대로다. 끝난 상단의 장부는 그의 손으로 되돌아오지 않고, 그는 값을 셀 뿐 값어치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상단이 해산하던 날, 누리는 텅 빈 창고에서 마지막 장부를 펼치고 마지막 한 줄까지 잔액을 맞췄다. 딱 맞아떨어졌지만, 아무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었다.
끝난 것:
그의 세계에서 오래된 상단이 끝났고, 그 상단의 막내 회계라는 자리가 통째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잔액이 0으로 맞아떨어진 장부의 마지막 줄과, 짐을 다 뺀 텅 빈 창고의 먼지.
남은 미련:
장부는 다 맞췄지만, 상단 어른들이 하나씩 떠날 때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를 값으로 세지 못했다. 그 인사들이 어디에 적혀야 할지 몰랐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줘야 할 퀘스트가 아니다. 누리가 원할 때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선택을 대신 바꾸지 않는 선에서 그의 셈 습관에 조용히 남는다.
남은 아련함:
상단 창고에서 어른들이 짐을 나르며 주고받던 왁자한 인사 소리와, 그 틈에서 주판알 튕기던 자기 손의 리듬.
건너온 물건:
목에 건 작은 손주판. 세계관 유물도 마법 도구도 아니다. 손에 쥘 수 있는 증거이자, 끝난 상단과 지금의 시장을 잇는 개인적인 표식이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상단이 흩어져도 언젠가 다시 모여 새 장부를 열 거라 믿었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나라의 장부 대신 시장의 잔돈을 세게 한다. 매일 그는 커다란 매상 대신 자잘하지만 따뜻한 셈을 돕는다. VOTS는 그의 결말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신 끝났다는 사실과 함께 셀 수 있는 새 좌판들, 곁에 있어도 지배하지 않는 관계, 값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맞춰 줄 수 있는 선택을 준다.
이전 세계의 삶
누리 온은 오래된 상단의 막내 회계였다. 어른 상인들이 물건을 팔고 오면, 그는 그 매상을 세고 장부에 적었다. 나이는 어렸지만 셈만은 상단에서 제일 정확했고, 어른들은 그를 '작은 회계'라 부르며 미더워했다. 마지막 하루의 그는 이랬다. 상단이 해산을 결정한 날, 어른들이 하나씩 짐을 싸는 동안 그는 창고 구석에서 마지막 장부를 펼쳤다. 그는 평소처럼 한 줄 한 줄 잔액을 맞췄고, 마지막 줄이 0으로 딱 떨어졌을 때 "딱 맞죠?" 하고 확인을 구했지만, 이미 창고에는 대답해 줄 사람이 없었다. 그는 장부를 덮고, 주판만 목에 걸고 걸어 나왔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겉으로 찾는 것: 값을 매길 수 없는 것들의 목록. 그는 셀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든 적어 두고 싶어 하며, 인사나 웃음 같은 것을 장부의 어느 칸에 넣어야 할지 궁리한다.
본인은 모르지만 찾아야 하는 것: 그 목록의 1번이 이미 '시장의 아침 인사'라는 것.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것이라는 걸, 이 도시가 천천히 알려 준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테사 렌(08, 씨앗·말린 꽃 상인·눈꽃시장): 그의 셈을 가장 자주 맡기는 좌판 어른. 테사가 바쁠 때 누리가 잔돈을 맡고, 테사는 그 대가로 말린 꽃 한 줄기를 준다. 누리는 그걸 값으로 어떻게 세야 할지 몰라 그냥 주머니에 넣는다.
- 피피 모나(46, 기록청 심부름꾼·기록청 계단): 또래 친구. 피피는 발이 빠르고 누리는 셈이 빠르니, 둘은 심부름과 계산을 나눠 하며 시장과 기록청 사이를 오간다.
- 오노 바르(102, 장터 저울 검사관·눈꽃시장): 그의 스승뻘. 오노가 저울의 무게를 그램 단위로 잰다면 누리는 값을 잔돈 단위로 맞추니, 오노는 "마음의 무게는 못 잰다"는 말을 누리에게도 종종 한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시장에서 콜라 비빔면 재료를 살 때 잔돈을 맞춰 준 사이. 수연이 계산을 대충 하고 지나가려 하자 누리가 "아저씨가 이백 원 더 거슬러 줬어요, 도로 가져가세요"라고 붙잡았다. 수연은 "너 진짜 야무지다"라며 웃었고, 그 뒤로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면 누리에게 셈을 맡긴다. 누리는 그게 은근히 자랑스럽다.
이리스 - 무대 소품값을 흥정하다 만난 사이. 이리스가 드론 부품값을 깎으려 하자 누리가 정확한 시세를 조곤조곤 읊어 흥정을 무산시켰다. 이리스는 "너, 나랑 일할래?"라고 농담했지만, 누리가 "제 용돈은 늘 틀려서요"라고 하자 잠깐 웃었다. 그 뒤로 이리스는 부품값만은 누리에게 확인받는다.
라면사장 - 외상 장부 검산을 제안했다가 정중히 거절당한 사이. 누리가 "사장님, 외상 장부 제가 맞춰 드릴까요? 여기 몇 군데 안 맞아요"라고 하자, 사장은 "음… 그렇군…" 하며 웃고는 "그건, 틀린 채로 두는 게 맞네"라고 답했다. 누리는 처음엔 이해 못 했지만, 외상값 몇 개는 일부러 안 맞춘 거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사장은 그날 계란을 하나 더 얹어 줬다.
세레나 - 도시 예산을 물어본 유일한 사람. 누리가 진지하게 "시장님, 도시는 돈이 얼마나 들어요? 장부 있어요?"라고 묻자, 세레나는 웃지 않고 성실하게 "있어. 하지만 값을 못 매기는 칸이 더 많아"라고 답했다. 누리는 그 말이 오래 남았고, 자기 '값 못 매기는 것들의 목록'을 그날부터 진지하게 적기 시작했다.
비아 - 배달 경주를 하는 사이(전적은 비밀). 누리가 시장 심부름을 갈 때 비아가 기록 쪽지를 들고 같은 방향으로 가면, 둘은 말없이 누가 먼저 도착하나 경주를 한다. 비아는 "빠른 것은 위대하다… 위대한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승부를 강요하지 않고, 누리가 지친 날엔 슬그머니 천천히 걷는다. 데려가는 것은 없고, 다만 나란히 걷는 길만 있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시장에서의 셈 도움, 잔돈 확인, 값에 대한 짧은 대화.
- 재방문 변화: 첫 방문에는 야무진 셈만 보여 주고, 반복 방문하면 자기 용돈은 틀린다는 것과 '값 못 매기는 목록'을 조금씩 내비친다. 이전에 들은 말을 기억하되 상대의 허락 없이 결론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 미련 표현: 인사를 값으로 못 셌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주판알을 멈추는 반복, "값을 매길 수 없는—"에서 흐려지는 말끝.
- 아련함 표현: 상단 창고의 왁자한 인사 소리, 주판알 리듬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새 아이템보다, 값을 못 매기던 무언가에 다른 주민이 이름을 붙여 주는 작은 변화.
- 전투: 없음. 위험 상황에서도 그의 기능은 셈으로 혼란을 정리하고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 플레이어 선택: 셈 맡기기, 기다리기, 값 못 매기는 것을 함께 세어 보기, 다시 찾아오기.
하루의 일과
아침에는 목에 건 주판을 한 번 튕겨 소리를 확인하고 시장을 돈다. 이 확인은 강박이 아니라, 끝난 상단과 지금의 시장을 분리하는 작은 의식이다. 낮에는 좌판마다 셈을 돕고, 잔돈을 맞추고, 매상을 정리한다. 정오 무렵 시장이 가장 붐빌 때, 그는 상단 창고의 왁자한 인사 소리를 잠깐 떠올렸다가 지금의 시장 소음과 겹쳐 듣는다. 저녁에는 자기 용돈을 세다 또 틀리고, 씩 웃으며 '값 못 매기는 것들의 목록'에 한 줄을 더한다. 반복해서 찾아오면 그의 셈 자랑이 조금씩 줄고, 못 세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늘어난다. 충분히 친해져도 그는 상단으로 돌아가는 길을 보상으로 주지 않는다. 대신 값을 못 매기던 무언가에 이름이 붙는 변화가 생긴다.
이웃과 나누는 말
거스름돈 먼저 세요! 칭찬은 나중에! 지금 칭찬하면 숫자랑 섞여요!
내 용돈만 세면 손가락이 모자라. 남의 돈은 딱 맞는데. 잠깐, 네 손도 빌려 줘.
안녕히 가세요! 이건 장부에 안 적을래요. 적느라 놓치면 안 되니까.
디자인 기록
색상표: #8C6D46, #C25E4B, #3E3A34, #E6D8C0, #6B7A5E
재질 표현: 손때 묻은 나무 주판, 헐렁한 니트, 몽당연필, 시장 좌판의 거친 천, 잔돈의 닳은 금속.
윤곽 표현 기준: 큰 귀와 목에 건 작은 주판, 접힌 헐렁한 소매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캐릭터의 대표 형태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비극적인 표정'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미련은 멈춘 주판알로, 아련함은 창고의 인사 소리로, 계속됨은 매일 맞추는 새 잔돈으로 보여 준다.
세계관 기준
누리 온은 자기 세계의 상단이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남은 것은 값으로 못 센 인사에 대한 미련과, 창고의 리듬에 대한 아련함이지, VOTS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성 플롯이 아니다. 그의 능력은 숫자를 맞출 뿐 마음을 계산해 주지 못하고, 라면사장은 틀린 외상값을 굳이 맞추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노바 니발리스의 새 시장은 그의 끝난 장부를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조용히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