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064
솜 이레
온실 물주기 당번 · 유리등 온실길 · 9세 (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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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VOTS에 오기 전 자기 이야기를 끝까지 살았다 — 다만 그 이야기는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그림책이었다. 미완의 사건을 풀러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페이지가 덮인 뒤에도 그 배경 속에 서 있던 아이의 마음이 남아 노바 니발리스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사후세계도 심판의 자리도 아니고, 아이를 무조건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동화도 아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것은 거대한 모험이 아니라, 목마른 화분에 물을 주고, 재채기로 그걸 알리고, 온실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불러 주는, 다시 살아지는 작은 하루다.
인물 소개
솜 이레는 유리등 온실길의 온실에서 물주기 당번을 맡은 아홉 살 아이다. 몸집만 한 물조리개를 낑낑대며 들고 다니며, 목마른 화분마다 물을 준다. 어른들은 이 아이를 온실의 막내이자 없어서는 안 될 일손으로 여긴다. 솜은 자기가 '그냥 배경'이 아니라 '이름이 불리는 아이'가 되었다는 걸, 아직 완전히는 실감하지 못한 채 매일 온실을 뛰어다닌다.
외형과 인상
민들레 솜털 같은 연갈색의 짧은 곱슬머리가 사방으로 뻗쳐 있어, 온실 유리로 드는 빛을 받으면 머리 전체가 보송하게 빛난다. 장화는 좌우 색이 다르다 — 한쪽은 노랑, 한쪽은 초록. 짝을 맞춰 신는 걸 자꾸 까먹어서인데, 이제는 그게 이 아이의 표식이 됐다. 손에는 자기 몸집만 한 커다란 양철 물조리개를 늘 들고 있어서, 물을 가득 채우면 거의 끌다시피 걷는다. 눈은 크고 둥글며, 볼은 온실 습기에 발그레하다. 실루엣의 핵심은 뻗친 솜털 머리, 짝짝이 장화, 그리고 몸집만 한 물조리개다. 포인트 색은 연둣빛 #A8D08D로, 유리 온실의 초록 사이에서도 어린잎처럼 도드라진다.
성격
겉으로 솜은 밝고 부지런하고 조금 덜렁댄다. 화분 사이를 뛰어다니다 곧잘 물을 쏟고, 장화 짝을 틀리고, 그래도 씩씩하게 다시 조리개를 채운다. 속에는 '나를 봐 줬으면' 하는 조용한 바람이 있다. 그림책 배경에 서 있던 시절, 아무도 자기를 보지 않던 기억 때문에, 누가 자기 이름을 불러 주면 세상에서 제일 기뻐한다. 못난 구석은 관심을 받고 싶어서 가끔 일부러 크게 재채기를 하거나 넘어지는 시늉을 한다는 것 — 어른들은 다 알면서 속아 준다. 그래도 비극적인 아이는 아니다. 잘 자란 화분을 보며 진심으로 뿌듯해하고, 온실 친구들과 깔깔대며 웃는다.
말투와 버릇
말이 빠르고 감탄사가 많다. "에취! 저기 목말라요!", "이거 봐요, 나 이만큼 줬어요!" 자주 하는 말: "내 이름 알아요? 솜 이레예요!", "재채기 나면 물 줄 때예요.", "나 배경 아니에요, 당번이에요.", "선생님, 나 봤어요?"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빨개지며 물조리개 뒤로 숨는다. 아이의 침묵은 물조리개를 꼭 끌어안고 가만히 화분을 보는 것 — 자기가 준 물이 흙에 스미는 걸 지켜보는 순간이다.
특별한 능력
「목마름 재채기 」 — 솜은 물이 필요한 화분 앞에 서면 저절로 재채기가 난다. 온실에서는 이 재채기가 곧 업무 보고다 — "에취!" 하면 그 화분이 목마르다는 뜻이라, 어른들도 솜의 재채기를 신호로 삼는다. 한계와 대가가 분명하다. 어느 화분이 목마른지는 알려 주지만, 왜 시드는지, 병들었는지는 알려 주지 못한다. 물만으로 살릴 수 없는 화분 앞에서는 아무리 재채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이 능력은 정작 솜 자신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 자기 마음이 무엇에 목마른지는 재채기가 알려 주지 않으니까. 능력은 화분을 돌보게 할 뿐, 아이가 정말 바라는 '봐 주는 눈길'을 대신 데려다주지 않는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그림책의 마지막 페이지, 마을 축제 그림의 저 뒤편 배경에 솜은 조그맣게 그려져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손을 흔들며 떠나는 그 장면에서, 솜은 아무 대사도 없이 그저 서 있었고, 그 위로 책이 덮였다.
끝난 것:
그림책이 끝났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완결되면서, 그 배경을 채우던 이름 없는 아이들의 하루도 함께 멈췄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페이지가 덮이기 직전, 손을 흔들며 멀어지던 주인공의 뒷모습과, 자기 옆에 나란히 그려져 있던 또 다른 배경 아이의 옆얼굴.
남은 미련:
한 번도 자기 이름이 책에 적힌 적이 없다. 누군가 "저 아이는 누구예요?" 하고 물어봐 줬다면 좋았을 텐데, 배경은 이름을 갖지 못했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누가 이름을 불러 줄 때마다 유난히 크게 대답하는 습관으로, 이름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으로 남아 있다.
남은 아련함:
책장이 넘어갈 때 페이지 사이로 들어오던 빛. 그림 속 축제의 색색 등불이, 실제로 켜진 것처럼 따뜻하게 느껴지던 감각.
건너온 물건:
그림책 배경에 그려져 있던 작은 물뿌리개 그림 — 그게 이제 진짜 물조리개가 되어 손에 들려 있다. 솜은 이걸 "내가 그림에서 들고 나온 거예요"라고 진지하게 설명한다.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책이 다시 펼쳐지면 자기도 다시 그 자리에 설 거라 믿었다. 하지만 배경은 다시 펼쳐지지 않았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이름이 불리는 자리. 매일 물조리개를 들고 화분을 돌보며, 온실 사람들이 "솜아" 하고 부르는 하루. VOTS는 그림책을 다시 펼쳐 주지 않는다. 대신 배경이 아니라 이름이 있는 아이로 살 온실을 준다.
이전 세계의 삶
그녀는 어느 그림책 속 마을의 배경 아이였다.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는 마을, 축제가 열리는 광장, 그런 그림들의 저 뒤편에 이름도 대사도 없이 그려져 있던 아이. 책이 읽힐 때마다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도 그 아이를 오래 보지 않았다. 마지막 이야기가 완결되고 책이 덮였을 때, 솜은 자기가 서 있던 배경째로 이곳으로 왔다. 배경 아이에게 '마지막 하루'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늘 그렇듯 광장에 서서 주인공을 배웅하던 여느 날의 반복이었다 — 다만 그 반복이 그날로 끝났을 뿐이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겉으로 솜이 찾는 것은 '배경이 아니라 이름이 불리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그림의 뒤편이 아니라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앞자리에 서고 싶어 한다. 본인은 모르지만 찾아야 하는 것은, 온실에서는 이미 모두가 자기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림 선생님도, 미르도, 씨앗 가게 아주머니도 매일 "솜아" 하고 부르는데, 아이는 아직도 자기가 이름을 얻으려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내야 한다고 여긴다. 도시는 그걸 대신 깨우쳐 주지 않는다. 다만 매일 이름이 불리는 온실을 지켜 줄 뿐이고, 언젠가 아이가 스스로 "아, 나 이미 이름이 있었네" 하고 알아챌 자리를 남겨 둔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프림 하울(033, 성에 정원사): 솜의 온실 스승. 프림은 서리 능력을 가진 조용한 어른이고, 솜은 그 곁에서 물주기를 배운다. 프림은 솜이 재채기를 하면 "어느 화분?" 하고 묻고, 솜이 뛰어가 가리키면 말없이 함께 물을 준다. 솜은 프림의 흰 속눈썹을 "눈사람 속눈썹"이라 부른다.
- 미르 오벨(037, 인형극 견습): 단짝 친구. 열 살 미르와 아홉 살 솜은 폐극장 거리와 온실길을 오가며 논다. 미르는 '아직 쓸 만한 물건'을 반짝이게 보는 능력이 있어서, 둘은 온실 구석의 버려진 화분을 함께 되살리는 놀이를 자주 한다.
- 테사 렌(08, 씨앗·말린 꽃 상인): 솜이 씨앗을 사러 가는 단골 가게. 테사는 솜에게 값을 잘 안 받고, 대신 "물 잘 주면 그게 값이야"라고 한다. 솜은 테사의 가게 나들이를 소풍처럼 여긴다.
- 파야 진(084, 온실 선배): 솜보다 온실 경력이 조금 더 긴 아이. 솜에게 물조리개를 덜 무겁게 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수연 공연 날이면 솜은 맨 앞줄에서 목마를 탄다 — 온실길 아빠뻘 어른들이 순번을 정해 아이들을 목말 태워 주는데, 솜은 자기가 제일 앞이라고 자랑한다. 한번은 수연이 무대에서 솜을 발견하고 "저기 짝짝이 장화!" 하고 이름 대신 장화로 알아봐 줬는데, 솜은 그게 너무 기뻐서 그날 온실에 돌아와 재채기를 열 번쯤 했다. 수연은 그 뒤로 솜을 보면 "물주기 용사"라고 부른다.
이리스 - 이리스가 온실 조명을 드론으로 손봐 주러 왔을 때, 솜은 아홉 대는 빛나고 한 대는 꺼진 드론을 보고 "쟤는 왜 안 켜져요?" 하고 천진하게 물었다. 이리스는 잠깐 말이 없다가 "쟤는 쉬는 중이야"라고만 답했다. 솜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 뒤로 꺼진 드론에게 "잘 쉬어" 하고 인사한다. 이리스는 그 인사를 못 들은 척하지만, 온실 조명은 그 뒤로 꼭 손봐 준다.
라면사장 - 솜이 온실 일을 마치고 배가 고파 라면가게에 들르면, 사장은 말없이 계란을 하나 더 얹어 준다. 솜이 "저 돈 없어요"라고 하면 "음… 그렇군…" 하고는 그냥 그릇을 밀어 준다. 솜은 사장의 다크서클을 "졸린 곰돌이 눈"이라 부르고, 사장은 그 말에 아무 대꾸도 안 하지만 다음에도 계란을 얹어 준다.
세레나 - 온실 자리를 세레나가 프림에게 '동의'로 내어줬다는 걸 솜은 모른다. 다만 세레나가 가끔 온실에 들르면, 솜은 물조리개를 자랑하며 "이거 무거운데 제가 들 수 있어요"라고 뽐낸다. 세레나는 "그렇구나, 무거운 걸 드는 아이구나" 하고 이름 대신 그 아이가 한 일을 짚어 준다. 명령이나 칭찬을 넘어선 그 인정이, 솜은 왜 좋은지도 모르면서 좋다.
비아 - 솜은 이 도시에서 비아가 제일 먼저 이름을 기록해 준 아이다. 도착한 날, 문 앞에 "솜 이레... 온 것이다. 이름이 있다... 이름인 것이다"라고 적힌 비아의 쪽지가 남아 있었다. 솜은 그 쪽지를 물조리개 안쪽에 붙여 두고 애지중지한다. 비아가 온실에 오면 솜은 재채기 대신 "비아 왔다!" 하고 비아 말투를 흉내 내며 달려간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온실에서 물주기 함께 하기, 화분 상태에 대한 재채기 신호, 밝고 짧은 아이 대화.
- 재방문 변화: 플레이어의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고, 여러 번 만나면 "당신 이름 이제 안 까먹어요!" 하고 자랑한다.
- 미련 표현: 이름이 불릴 때 과하게 크게 대답하는 것, 관심을 끌려 일부러 넘어지는 시늉.
- 아련함 표현: 자기가 준 물이 흙에 스미는 걸 가만히 보는 정지, 페이지 사이 빛과 축제 등불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솜과 친해지면 온실의 다른 화분·아이들과의 연결이 열리고, 온실 구석의 되살린 화분을 보여 준다.
- 전투: 없음. 위험한 상황에서도 화분을 먼저 챙기거나 어른을 부르러 달려가는 쪽으로 움직인다.
하루의 일과
아침에는 장화를 신는다 — 자주 짝을 틀리고, 프림이 웃으며 지적하면 "이게 더 예뻐요"라고 우긴다. 물조리개를 채우고 온실을 한 바퀴 돌며 재채기가 나는 화분마다 물을 준다. 낮에는 미르가 놀러 오면 함께 버려진 화분을 되살리는 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라면가게나 테사네 가게에 들른다. 오후에는 프림 옆에서 서리 문양이 자라는 걸 구경한다. 저녁에는 물조리개를 비워 제자리에 두고, 비아의 쪽지를 한 번 확인한 뒤 잠든다. 반복해 찾아오는 플레이어에게는, 처음엔 물주기 자랑만 하다가, 나중에는 "내 이름 기억해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에취! 저기 목말라요! 제가 아니라 화분이요. 저는 방금 물 먹었어요!
물 준 사람 이름도 꽂아 둘까? 꽃 이름보다 제 이름이 더 짧은데.
‘저 아이 누구야?’ 한 번만 물어봐 줘요. 제가 대답하는 것도 연습해야 하니까.
디자인 기록
색상표: #A8D08D, #6FA05A, #F0E4B8, #E8D5A8, #C97B4A
재질 표현: 양철 물조리개, 온실 유리, 젖은 흙, 어린잎, 짝짝이 고무장화.
윤곽 표현 기준: 뻗친 솜털 머리-짝짝이 장화-몸집만 한 물조리개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아이·온실 계열 캐릭터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미련은 이름에 크게 대답하는 습관으로, 아련함은 물이 흙에 스미는 걸 보는 정지로, 계속됨은 매일의 물주기와 이름 불림으로 보여 준다. 아이를 불행한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
세계관 기준
솜 이레는 자기 이야기(남의 그림책)가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그림책은 다시 펼쳐지지 않고, 이름 없던 배경의 시간도 되돌릴 수 없다. 목마름 재채기는 아이의 마음이 무엇에 목마른지 알려 주지 못하며, 다만 화분을 돌보게 할 뿐이다. 남은 것은 미련과 아련함이지 도시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의 플롯이 아니다. 새 장면은 과거를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