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066
울리 프람
장갑 짜는 사람 (손뜨개 장갑 공방) · 눈밭골목 ·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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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VOTS에 오기 전 자기 세계의 이야기를 끝까지 살았다. 흩어진 양떼를 마저 모으러 온 것이 아니라, 마지막 양털을 깎은 뒤에도 무언가를 돌보던 손이 남아 노바 니발리스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사후세계도 심판의 자리도 아니고, 잃은 무리를 되돌려 주는 초원도 아니다. 여기서 계속되는 것은 거대한 목축이 아니라, 골목 사람들의 손 크기에 맞는 장갑을 한 켤레씩 짜고, 겨울 아침에 누군가의 손을 따뜻하게 하는, 다시 살아지는 작은 하루다.
인물 소개
울리 프람은 눈밭골목에서 손뜨개 장갑을 짜는 사람이다. 공방이라기엔 소박한 작은 방에서, 온종일 뜨개바늘을 놀리며 골목 사람들의 손을 겨울로부터 지킨다. 그는 무리를 잃은 목동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을 무리처럼 돌본다 — 다만 본인은 아직 그 사실을 잘 모른다. 그가 짠 장갑을 낀 사람들이 골목에 하나둘 늘어나고, 그게 그의 새로운 양떼라는 걸, 그는 어렴풋이만 느낀다.
외형과 인상
양털 같은 크림색 곱슬머리가 더벅하게 나 있고, 그 머리에 여분의 뜨개바늘 몇 개를 아무렇게나 꽂아 두었다 — 필요할 때 뽑아 쓰려는 것이다. 얼굴은 순박하고 둥글며, 늘 살짝 웃는 인상이다. 몸에는 무늬가 제각각인 장갑 견본을 주렁주렁 매달거나 끈으로 이어 걸고 다녀서, 걸을 때마다 색색의 장갑들이 흔들린다. 손끝은 실을 하도 만져 반질하고, 손톱 밑에는 늘 털실 보풀이 끼어 있다. 실루엣의 핵심은 더벅한 크림색 머리에 꽂힌 뜨개바늘, 주렁주렁 걸린 짝짝이 장갑들, 그리고 뜨다 만 실뭉치다. 포인트 색은 크림 아이보리 #EFE0C5로, 눈밭골목의 흰 배경 속에서 따뜻한 양털의 온기로 읽힌다.
성격
겉으로 울리는 순하고 느긋하고 말수가 적당하다. 서두르는 법이 없고, 장갑 하나를 짜는 데 며칠이 걸려도 재촉받으면 오히려 당황한다. 속에는 상실을 겪은 사람의 조용한 외로움이 있다. 무리를 돌보던 사람이 무리를 잃으면,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사라진다 — 그는 그 감각을 안다. 못난 구석은 서투름이다. 손 크기는 재지 않아도 맞추면서 발 크기는 도무지 감을 못 잡아, 양말을 짜 주겠다고 나섰다가 번번이 실패한다(그의 양말 실패담은 눈밭골목의 유명한 웃음거리다). 그래도 비극적인 인물은 아니다. 자기 장갑을 낀 사람이 "따뜻하다"고 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실패한 양말을 보며 자기도 같이 웃는다.
말투와 버릇
말이 느릿하고 다정하다. "손, 잠깐 줘 볼래요.", "이거 껴 봐요, 맞을 거예요." 자주 하는 말: "손 크기는 안 재도 알아요.", "발은… 발은 미안해요.", "따뜻하면 됐어요.", "천천히 짜면 돼요, 겨울은 기니까." 무언가 슬픈 이야기를 들으면 대답 대신 상대의 손 크기를 눈으로 가늠한다 — 장갑을 짜 주려는 것이다. 그의 침묵은 뜨개바늘 소리다. 말을 멈춰도 바늘 부딪는 소리가 계속 나면, 그건 그가 곁에 있다는 뜻이다.
특별한 능력
「손 치수 짐작 」 — 울리는 장갑을 짜 줄 사람의 손을 재지 않아도, 그 손에 딱 맞는 장갑을 짤 수 있다. 상대를 한 번 보기만 하면 손의 크기와 모양이 손끝에 느껴진다. 한계와 대가가 분명하다 — 손만 안다. 발 크기는 전혀 감을 못 잡아서, 양말이나 덧신을 짜면 늘 크거나 작다. 그리고 이 능력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장갑이 손을 따뜻하게 할 뿐, 그 손이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붙잡고 싶어 하는지는 알려 주지도 채워 주지도 못한다. 잘 맞는 장갑을 껴도 사람의 외로움은 그대로다. 능력은 울리에게 사람들의 손을 돌볼 명분을 줄 뿐, 정작 그가 그리워하는 '돌볼 무리'를 되돌려 주지는 못한다.
그 세계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장면:
목초지가 눈에 완전히 덮인 해, 울리는 마지막 남은 양의 털을 깎았다. 더는 풀이 나지 않는 땅에서 양을 먹일 수 없었고, 그는 그 마지막 양털을 손에 쥔 채 오래 서 있었다.
끝난 것:
목축이 끝났다. 눈이 초원을 영영 덮으면서, 양떼도 목동의 일도 함께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본 사람과 풍경:
털을 깎인 마지막 양이 눈밭을 가로질러 멀어지던 뒷모습. 그 양이 어디로 갔는지는 끝내 알지 못했다.
남은 미련:
마지막 양떼를 지킬 수 있을 거라 믿고 겨울을 버텼지만, 결국 무리를 한 마리도 데리고 있지 못하게 됐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남았다. 이 미련은 VOTS가 풀어 줄 퀘스트가 아니다. 그가 골목 사람들을 무리처럼 세는 습관으로, 오늘 누가 안 보이면 괜히 마음이 쓰이는 방식으로 남아 있다.
남은 아련함:
새벽 초원에서 양떼가 한꺼번에 움직일 때 나던, 수백 개의 발굽과 털이 스치는 낮은 소리. 그 소리 속에 있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건너온 물건:
마지막 양의 털로 자은 실 한 타래. 이 실만은 장갑으로 짜지 않고 그대로 간직한다 — 다 쓰면 마지막 무리가 정말 사라지는 것 같아서.
끝난 뒤에 올 거라 생각한 것:
눈이 녹으면 다시 풀이 나고 양을 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봄은 오지 않았고, 초원은 눈 아래 잠들었다.
노바 니발리스에서 다시 얻은 삶:
매일 골목 사람들의 손을 따뜻하게 할 장갑을 짤 자리. VOTS는 양떼도 초원도 돌려주지 않는다. 대신 돌볼 무리를 잃은 목동이, 사람들을 무리처럼 돌보며 살 눈밭골목을 준다.
이전 세계의 삶
그는 눈 많은 고원의 마지막 양떼 목동이었다. 대대로 양을 치던 집안에서 자랐고, 수백 마리의 양을 초원에 풀어 먹이고, 털을 깎고, 겨울을 함께 났다. 기후가 변해 초원이 눈에 덮이기 시작한 뒤로, 그는 줄어드는 무리를 붙들고 버텼다. 마지막 겨울, 남은 한 마리의 털까지 깎고 나서 그는 목동 일을 접었다. 무리를 돌보는 것이 평생의 전부였던 사람에게, 돌볼 무리가 사라진 자리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양털로 자은 실 한 타래만 손에 쥔 채 이곳으로 왔다.
이곳에서 바라는 것
겉으로 울리가 찾는 것은 '지키던 무리 없이도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다. 무리를 돌보던 사람이 무리를 잃은 뒤에도 하루를 시작할 이유가 필요하다. 본인은 모르지만 찾아야 하는 것은, 골목 사람들이 이미 그의 새로운 무리라는 사실이다. 그가 짠 장갑을 낀 사람들, 그의 안부를 묻는 이웃들, 오늘 안 보이면 그가 걱정하는 얼굴들 — 그건 흩어진 무리가 아니라 매일 곁에 있는 무리다. 그는 아직도 자기가 아무것도 돌보지 못한다고 여기지만, 이미 골목 하나를 겨울마다 따뜻하게 하고 있다. 도시는 그걸 대신 깨우쳐 주지 않는다. 다만 그가 매일 장갑을 짤 자리를 지켜 줄 뿐이다.
다른 주민들과의 관계
- 나디 루크(03, 외투 수선): 외투와 장갑 협업. 나디가 겨울 외투를 수선하면, 울리가 거기 맞는 장갑을 짜 세트로 만든다. 두 사람은 눈밭골목의 '겨울 채비 콤비'로 불린다. 나디는 울리의 양말 실패담을 제일 재밌어하며 놀린다.
- 로자 큄(112, 털실 공급): 울리에게 털실을 대 주는 사람. 로자가 좋은 실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울리에게 보여 주고, 울리는 그 실의 감촉을 손끝으로 오래 음미한 뒤 색을 고른다.
- 감바 롤로(096, 목축 동향): 울리처럼 목축을 하던 세계에서 온 사람. 둘은 가끔 만나 옛 무리 이야기를 한다 — 슬프게가 아니라, "그때 그 녀석이 말이야" 하고 웃으며. 울리에게 유일하게 초원의 소리를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다.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수연 - 수연이 얼음검을 오래 쥐면 손이 트고 얼어서, 울리가 몰래 얼음검 잡는 손 전용 장갑을 짜고 있다. 손바닥 쪽은 미끄러지지 않게, 손등 쪽은 따뜻하게. 아직 완성 전이라 수연에게는 비밀이다. 언젠가 수연이 "너 뭘 그렇게 몰래 짜?" 하고 물었을 때, 울리는 "아직 비밀이에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수연은 그 서투른 비밀을 어렴풋이 눈치채고도 모른 척해 준다.
이리스 - 이리스가 무대에서 손이 시린 걸 보고 울리가 "장갑 짜 드릴까요" 했더니, 이리스는 "손가락 나와야 돼, 조종해야 하니까"라며 시니컬하게 거절했다. 울리는 며칠 뒤 손가락 끝이 트인 반장갑을 짜 슬쩍 두고 갔다. 이리스는 그걸 끼고 드론을 조종하면서도 고맙다는 말은 안 했지만, 겨울 내내 그 장갑만 낀다. 울리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긴다.
라면사장 - 라면사장이 겨울에 배달을 다니는 걸 보고, 울리가 겨울 배달용 장갑을 전담해 짜 준다. 국물이 튀어도 젖지 않게 겉을 촘촘히 짠 장갑이다. 사장은 "음… 그렇군…" 하고 받아 끼고는, 값 대신 국물을 한 그릇 데워 준다. 두 사람 사이엔 그렇게 장갑 한 켤레와 라면 한 그릇이 오가는, 말 없는 겨울 거래가 있다.
세레나 - 세레나가 눈 오는 날에도 장갑을 잘 끼지 않는 걸 보고, 울리가 조심스레 "손 안 시려요?" 하고 물었다. 세레나는 "괜찮아요, 그래도 마음은 고마워요"라고 답했다. 명령하듯 "껴 두세요"가 아니라 마음만 받아 준 그 태도에, 울리는 장갑을 억지로 안기지 않았다. 대신 세레나 몫의 장갑을 하나 짜 두고, 세레나가 언제든 원할 때 가져갈 수 있게 공방에 걸어 뒀다.
비아 - 비아가 울리의 짝짝이 장갑 견본을 하나하나 기록한다. "장갑이다... 손을 덮는 것이다." 하고 진지하게 적으며, 무늬가 다른 이유를 궁금해한다. 울리가 "실이 남아서요"라고 하자 비아는 "남은 실도 실이다... 실인 것이다"라며 그 사연까지 적었다. 비아 몫으로 울리는 아주 작은 토끼 무늬 장갑을 짜 줬는데, 비아는 그걸 문손잡이 옆에 걸어 두고 소중히 여긴다.
게임 속 역할
- 기본 상호작용: 장갑 제작·수선, 손 크기 짐작, 느긋한 생활 대화.
- 재방문 변화: 플레이어의 손을 한 번 보면 기억해 두고, 반복 방문 시 그에 맞는 장갑을 미리 짜 두었다가 건넨다.
- 미련 표현: 골목 사람들을 무리처럼 세는 습관, 마지막 양털 실을 끝내 쓰지 않고 간직하는 것.
- 아련함 표현: 뜨개질을 멈추고 초원의 소리를 떠올리는 짧은 정지, 새벽 양떼 소리에 대한 감각 대사.
- 관계 보상: 울리의 장갑을 통해 골목의 다른 주민들과의 연결이 열리고, 누가 어떤 장갑을 꼈는지로 관계망이 드러남.
- 전투: 없음. 위험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무리처럼 챙기고 따뜻하게 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하루의 일과
아침에는 전날 뜨다 만 장갑을 이어 짜고, 머리에 꽂아 둔 뜨개바늘을 점검한다. 마지막 양털 실 타래를 한 번 만져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낮에는 손님을 받는다 — 손을 보고, 실을 고르고, 짠다. 오후에는 로자에게 새 실이 들어왔는지 들러 보고, 나디와 겨울 채비 이야기를 나눈다. 저녁에는 오늘 골목에 안 보인 사람이 있으면 괜히 마음이 쓰여, 그 사람 몫의 장갑을 한 코 더 뜬다. 밤에는 짝짝이 장갑들을 걸어 두고 공방 문을 닫는다. 반복해 찾아오는 플레이어에게는, 처음엔 손만 보다가, 나중에는 "오늘 어디 안 아팠어요?" 하고 무리를 챙기듯 안부를 묻는다.
이웃과 나누는 말
손 줘 볼래요? 손금은 안 봐요. 엄지 위치만. 미래보다 그게 급해서.
짝이 조금 달라 보이나요? 두 손도 똑같진 않잖아요. …한 코 차이는 제가 고칠게요.
한 마리만이라도 데려왔으면 싶다가도, 실을 너무 세게 잡고 있더라고요. 잠깐 풀어야겠어요.
디자인 기록
색상표: #EFE0C5, #D8C29A, #8A7B5C, #B5C9A8, #C97A5A
재질 표현: 크림색 양털, 나무 뜨개바늘, 색색의 털실, 짝짝이 장갑, 남은 실뭉치.
윤곽 표현 기준: 더벅한 크림색 머리에 꽂힌 뜨개바늘-주렁주렁 걸린 장갑들-뜨다 만 실뭉치가 분리되어 읽혀야 하며, 다른 수공예·직물 계열 캐릭터와 겹치지 않는다.
감정 표현 기준: 미련은 사람을 무리처럼 세는 습관과 못 쓰는 마지막 실 타래로, 아련함은 초원의 소리를 떠올리는 정지로, 계속됨은 매일 짜는 장갑으로 보여 준다.
세계관 기준
울리 프람은 자기 세계의 이야기가 끝난 뒤 VOTS에 도착했다. 초원도 양떼도 돌아오지 않고, 지키지 못한 무리도 되돌릴 수 없다. 손 치수 짐작은 사람의 외로움을 채워 주지 못하며, 다만 손을 따뜻하게 할 뿐이다. 남은 것은 미련과 아련함이지 도시가 대신 풀어야 할 미완의 플롯이 아니다. 새 장면은 과거를 지우지 않고 그 옆에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