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시장도장·인장 노점상
A DAY IN NOVA NIVALIS
한조 벨
한조 벨은 눈꽃시장 한 켠에서 도장과 인장을 새겨 주는 노점상이다. 손님이 이름을 말하면 그는 그 이름을 나무나 돌에 새긴다. 사람들이 편지에, 장부에, 문패에 자기 이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이름… 아끼는가?”— 한조 벨
조금 더 가까이.
한조 벨은 낮고 느리게 말하고, 서두르는 법이 없다. 아끼지 않는 이름을 새기다가 손을 멈추면, 손님은 자기가 뭘 잘못했나 싶어진다. 잘 새겨진 도장이 붉게 찍히는 순간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그럴 때는 수염 밑으로 슬며시 웃는다.
이 사람의 하루.
아침에는 좌판을 펴고 조각도와 인주, 크기별 도장 나무를 늘어놓는다. 낮에는 손님의 이름을 받아 새기고, 아끼는 이름은 부드럽게, 그렇지 못한 이름 앞에서는 손을 멈춘다. 밤이 되면 조각도를 닦아 앞치마 주머니에 꽂고 좌판을 접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