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골목은퇴한 곡예사 겸 라면 배달 알바
A DAY IN NOVA NIVALIS
치로 반다
치로 반다는 은퇴한 외발자전거 곡예사이자, 지금은 라면 골목에서 라면을 배달하는 알바다. 서커스단이 해체된 뒤에도 몸은 여전히 유연하고 균형 감각이 뛰어나서, 외발자전거로 눈길을 누비며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달을 완수한다. 곡예로 박수받던 사람이 이제는 배달로 감사 인사를 받는다 — 그리고 치로는 그 인사가 옛날의 박수와 비슷하다는 걸, 조금씩 알아 가는 중이다.
“왔습니다! 국물 한 방울 안 흘렸어요, 보세요!”— 치로 반다
조금 더 가까이.
겉으로 치로는 명랑하고 넉살 좋고 몸으로 웃긴다. 배달을 가면서도 외발자전거로 재주를 부려 골목 아이들을 웃기고, 실수해도 그걸 개그로 만든다. 속에는 '실수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오래된 물음이 있다.
이 사람의 하루.
아침에는 외발자전거의 바퀴와 배달통 고정끈을 점검한다 — 수평이 안 맞으면 국물이 흘러서다. 낮에는 라면가게와 골목 곳곳을 오가며 배달을 한다. 눈길이 심한 날일수록 오히려 신이 나서, 아슬아슬한 경로로 재주를 부린다.


